작성자 | 짹콕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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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13-01-19 03:20:00 KST | 조회 | 513 |
제목 |
군대 후임 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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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번이 일찍 풀린 관계로 일병 달자마자 벌써 내무실 투고먹고 사수로 나갔죠
그 때 처음으로 후임애를 받았는데, 정서적으로나 지적능력이 많이 모자란 애였어요
대대장이 말 걸어도 대답도 안하고, 주특기나 병기본도 모르고, 선후임 군번도 몰라서 다 충성충성하고 다니는데
군가를 가르쳐도 못외우고.. 항상 무표정에 상호간에 소통이 아예 불가능한 애였어요
행보관이 포상휴가 니 원하는대로 준다그래서 일단 맡기는 했는데, 매 순간이 조마조마했죠
정말 매일, 하루에도 수십번씩 사고를 치니까 나중에는 아예 아무것도 안시켰어요
그렇게 시간이 흘러흘러 일병 진급때가 됐고, 진급사격은 해야겠다 싶어서 오전에 애를 사격장애 보냈는데
아니나 다를까.... 사건이 터졌어요
오후 일과 시작하는데 인원이 한명 비었었고, 그 애 랑 총기가 없는거에요
부대원 300명을 풀어서 인근 야산에서 목매달았나 찾으러 나가고, 화장실, 옥상, 다 찾아봤는데 애가 없어요
그렇게 부대가 뒤집어져서 한참을 찾던중 때마침 부대로 걸려온 전화
'여기 오전에 같은 사격장 쓴 인근 부댄데, 그쪽 애 같은데 여기와있다' 라고....
사격장에서 총 다 쏜 군인들이 차타고 가길래 자기도 거기 줄서있다가 같이 타고 갔다데요?
그로인해 인솔간부는 감봉, 걔는 근신
멘토였던 저는 그 때 사건을 계기로 행보관이랑 머리를 싸매고서 그 애 전역시킬 궁리를 했어요
부대원 진술서 식으로 걷어서 애 상태에 대해 손수 쓴 a4 50여장을 첨부해서 상급부대로 보냈죠...
결과만 말하자면 '작전실패'
저는 말년 때 까지 그 애 멘토를 하면서 덤으로 다른 관심병사들 상담병 역할까지 하게돼서
머리에 쥐나는 군생활을 계속했고.. 싸이코 부터, 지체아 까지 지겹도록 다양한 경험을 했습니다
멘토링 하다가 한참이나 나중에서 알게된 일인데, 한번은 그 애 누님이 부대로 상담오셨드랬어요..
그간에 있었던 일들을 설명하고, 애를 전역시켰으면 하는 바람을 전하니까 하시는 말씀이
- 위로 누나가 3명이 있고, 양친은 청각장애인이시다. 생활고로 누나들은 일찍이 경재활동을 했는데, 막내가 터울이 커서 어렸을 때 부터 대화 할 사람이 집에 없었다.- 면서 눈물을 막 쏟으시던...
걔땜에 참 고생이란 고생은 다 했었지만, 나쁜애는 아녔어요
1년여 데리고 있으면서 반복숙달 시키니 기본적인건 어느정도 할 수 있었고,
열번 칭찬하면 한번쯤 씨익 웃기도 하고... 상태가 많이 좋아진게 보이면 뿌듯하기도 하고..
다만 내가 군생활을 하는건지, 복지관을 다니는건지에 대한 의구심이 들었을 뿐이죠
병무청 개객기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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