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hn Jun-young @Engine141
메카닉 테란이 바이오닉보다 주류가 되지 못하는 이유는 몇가지 약한 타이밍이 있기 때문인데요, 번식지 활성화 직후 그리고 군락 완성 직후가 되겠습니다.
토르와 화염차만 생산하는 경우에는 때때로 드랍과 땅굴까지 동원해서 몰아치는 발업 바퀴에 위기가 올 수있고, 바퀴를 지나치게 의식하여 공성전차를 빠르게 확보하면 깜짝 뮤탈리스크에 당할 수 있습니다.
수비적인 중반을 보내며 바퀴도 뮤탈리스크도 무섭지 않은 물량을 보유하려고 하다가 자칫하여 상대에게 시간을 너무 많이 줘서 무리군주가 뜨면 또 골치아프죠.
그런데 이런 메카닉의 단점을 거의 완벽하게 보완한 것이 최근 정종현 선수가 시전하는 빌드입니다. 출발은 밴시에 있습니다.
보통 대저그전에서의 밴시는 2기까지만 뽑는 것이 정석입니다. 이 정도 수의 밴시는 여왕으로 적당히 버티며 몰아낸 뒤, 추후에 조금 신경 쓰이긴 하겠지만 적당히 무시하고 저글링-바퀴 푸시를 해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정종현 선수는 이 2밴시의 고정관념을 깨고 밴시를 끝도 없이 엄청나게 뽑아냅니다.
이로서 4~5기 모인 밴시는 귀찮은 수준을 넘어서서 바퀴를 학살하는 화력을 가지게 됩니다.
맹독충은 말할 것도 없죠. 딱 하나 신경 쓰이는 것이 밴시의 단일 공격력을 무시하고 개체수로 밀어붙이는 온리 저글링 푸시인데, 이에 대한 대비로 정종현 선수는 화염차를 엄청난 수를 뽑아버립니다.
그 화염차는 저글링이 오면 막고 저글링 푸시가 없으면 아낌없이 저그의 기지로 돌진하여 일벌레를 태워버립니다.
이렇게 지상군 푸시의 가능성을 완전히 봉쇄한 상태로 출발한 테란은 평소보다 6가스를 훨씬 빠르게 가져갈 수 있고 공성전차의 생산을 한참 뒤로 미루고 다이렉트로 토르를 모을 수 있는 환경이 됩니다.
여기서 단점이 하나가 있는데, 대지 화력의 핵심인 밴시는 테란의 본진 근처나 센터에서만 강력하지 저그의 기지 근처에서는 여왕을 상대하느라 지상 병력을 포격하긴 힘듭니다.
즉 테란도 칼을 뽑아 끝내기는 쉽지 않은 시간이 제법 이어진다는 뜻이고, 푸쉬계열 저그에는 완벽한 빌드가 수비만 하는 저그는 못뚫는 단점을 가지게 됩니다.
정종현은 이를 업그레이드로 해결합니다. 위협이 없이 빠르게 6가스를 가져간 테란이 2무기고 업그레이드를 충실히 돌려줌에 따라 후반에의 힘을 미리 축적해두는 효과를 가지게 되고, 이는 군락 이후의 저그를 상대로도 유효합니다.
바이오닉의 빠른 연사력에 비해 메카닉은 연사력이 느려서 공생충의 생존 시간이 깁니다.
이 때 방업이 충실히 되어있으면 토르의 생존시간이 확 체감 될만큼 길어지게 되고, 공업 효과로 추가 데미지도 없이 무리군주와 타락귀를 죽이는 기이한 장면도 연출됩니다.
공수 어느쪽으로도 빈틈이 없고 배제하는 전략도 없으며 심지어 주도적이고 유연하기까지 한 메카닉 빌드를 정종현이 만들어버린겁니다.
아 참, 5기 이상 모인 밴시는 감염충 등장시에도 감염충 스나이핑과 진균 에너지 낭비용으로 쏠쏠하게 사용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