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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아이콘 김강건
작성일 2012-10-17 18:00:25 KST 조회 222
제목
영혼에 대한 간단한 생각

저는 언제나 영혼이 신비의 영역에 머물러 있을 거라고 생각해 왔습니다. 이러한 생각은 지금도 변치 않고 있으며, 따라서 지극히 유물론적인 관점에서 영혼을 '해부' 한다는 것은 제게 별로 탐탁치 않은 토론 주제입니다. 초논리의 범주에 속하는 개념을 논리적으로 추론한다는 발상은 역설적으로 비논리적이기 때문이지요. 에코의 말대로, <어떻게 하느님을 믿지 '않고', 또 하느님의 존재를 증명할 수 '없다' 고 생각할 수 있는지> 우리는 알 수 없습니다.

 

그러나 이 '신비의 영역' 에 대해서는 좀 더 생각할 꺼리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전자공학자들이 소프트웨어를 만드는 일을 생각해 보세요. 소프트웨어의 코드, 그 첨예한 알고리즘은 분명히 <존재>하지만 동시에 <비물리적>인 개념입니다. 수십, 수백, 수만의 순수한 비물리적 본질(코드)들이 응집되어 완성된 소프트웨어는 분명히 구체적인 실존의 개념이며, 자발적으로 <작동>합니다.(물론 그 트리거를 당기는 것은 사용자겠지만)

 

소프트웨어의 예가 우리에게 시사하는 점이 분명 있을 겁니다. 인간의 인지 발달과정이 그 예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인간의 인지능력은 대개 <도식>의 발달에 따라 이루어진다고 보여집니다. <도식>은 사물, 사건, 사실에 대한 전체적인 윤곽을 일컫는 말입니다. 요컨대 인간은 자신이 물리적으로 경험하는 개념을 도식화하고, 그 도식이 세월이 흐름에 따라 복잡함을 띄게 되면서 인지능력이 발달합니다. 고도로 복잡화된 도식은 단순히 경험적인 측면을 뛰어넘어 첨예한 추론 능력도 발휘할 수 있게끔 합니다.

 

이렇게 보건대, 인간의 기초적인 인지발달 능력과 소프트웨어의 완성 과정에 공통점이 있다고 보는 것도 무리는 아닐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인간의 비물리적 실체, 즉 영혼을 이루는 복잡한 도식들의 실체는 과연 무엇일까요? 비유하자면, 인간의 소프트웨어를 구성하는 코드는 무엇이겠습니까?

 

그것은 머나먼 고대의 자기복제자로부터 탄생한 유전적 측면의 이기적 성질이 아니겠습니까?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으며 자신의 이기성을 <도식화> 하고, 그 도식을 <복잡화>하여, 마침내 '이기적 이타성' 과 '이기적 동지애' 라는 모순적인 개념조차 포용하게 된 생물의 이기적 특징, '생존본능' 이 우리 영혼의 본질이 아닐까요?

 

신비성은 지나치게 유비적인 언어로 해석되거나, 혹은 지나치게 복잡한 연역적 추론으로 도출되면서 되려 그 진실이 은폐되었을 수도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즉, 신비의 영역은 지나치게 '애매' 하거나 '모호' 해졌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오히려 영혼의 개념은 우리 생물의 가장 원시적이고, 단순하고, 핵심적인 본질을 통해 발달할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아는 바로는 가장 원시적인 미생물도 종족 생존의 본능에 따라 움직입니다. 더이상 분해될 수 없는 가장 단순한 코드가 철학적 근원의 본질이 되었다, 그러한 사실 자체가 <신비롭지 않다>고 그 누가 말할 수 있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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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콘 흑인경비원 (2012-10-17 18:13:15 K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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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물론 뭐시기 신봉하는 아해들이 영혼 공격하는건 종교에서 말하는 수준의 개념이 아닐지...
아이콘 흑인경비원 (2012-10-17 18:13:46 K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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헉 님 얼굴에 큰 마가 씌였어요 조상이 노하였으니 4천만 땡겨서 제사 합시다
아이콘 A-27크롬웰 (2012-10-17 18:52:04 K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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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로 안간단해
이 글에서 주장하는 프로그램적인 영혼이란, 뇌란 컴퓨터에서 작동되는 프로그램으로 의식을 바라보는 유물론적 사고와 많이 맞닿아있는 것 같네요
아이콘 마루노래 (2012-10-17 19:02:47 K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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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간단해서 읽다가 쫙내림 ㅎㅎ 어떻게 하느님을 믿지 '않고', 또 하느님의 존재를 증명할 수 '없다' 고 생각할 수 있는지 이거는 신의 존재론적 증명 이야기처럼 들리기도 하고 그러네여 (널리 알려진 사실이지만 개소리이고) 도식과 관련된 얘기는 칸트 선험적 어쩌구처럼 들리기도 하고 구조주의 이론같기도 하군여 근데 결론을 모르겠음 요약좀 ㅎㅎ

그리고 영혼에 대한 논의에서 종교를 떼버리는건 유물론자들한테는 사실 "난 영혼 말고 딴거 얘기할건데 이게 영혼이라고 생각함" 이라고 하는거랑 비슷하게 보일 수 있음 위에분이 말씀하신거처럼
아이콘 마루노래 (2012-10-17 19:08:52 K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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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니까 보통 영혼이 있나요? 라는 얘기를 할때 "없어!" 라고 할수 있는건 그 사람의 마음 속에 이미 영혼이 무엇인가에 대한 정의가 내려져있다는거임 뭔지도 모르는거에 대해서 없다고 말을 할수는 없는 노릇이잖음

그리고 위에서 워딩을 잘못했는데 유물론자들이 아니고 유물론자 코스프레이어들.. 유물론은 사실 그렇게 만만한 사상이 아님 마르크스라도 읽고왔으면 모를까

결론은 이 주제 진짜 답없는듯
김강건 (2012-10-17 19:26:38 K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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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사실 제가 인용한 에코 원문은 <어떻게 하느님을 믿지 않고 또 하느님의 존재를 증명할 수 없다고 생각할 수 있는지, 또한 하느님이 존재하지 않음을 증명할 수 있다고 생각하며 확고하게 믿을 수 있는지 알 수 없기 때문입니다>...존재론에 입각했다기 보단, 약한 불가지론자로서의 에코가 한 말이라고 보는 게 좋을듯여. 물론 기호학자인 에코가 한 말이니만큼 저도 취약성이 있다는 것은 인정함. 관념->실존을 뽑아낼 순 없는 노릇이니

2.도식 관련한 건 사실 발달이론에서 본 지문인데...음 선험적 관념론처럼 들리셨나여? 그건 아마 제가 글을 잘 못써서 그런듯...발달이론에선 도식은 초월적으로 완벽한 게 아니라, 처음에 도식을 가지고 있다가 점점 자라면서 여러 경험을 하면서, 자기 도식의 잘못된 부분을 수정하고 다른 모델을 도입하고 하는 식으로 점점 복잡화된다고 하네여 그런 면에서 칸트와는 오히려 대치된다고 볼 수 있다는...
김강건 (2012-10-17 19:29:52 K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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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저도 앞서 '유물론자' 라는 어휘를 사용한 점에서는 제가 경솔했다고 봐야겠어여. 님 말씀대로 '유물론자 코스플레이어' 에 가까울듯.
김강건 (2012-10-17 19:32:11 K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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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사실 이 이야기가 유물론적으로 맞닿아있는 건 저 역시 유물론적 사고에 깊이 공감하기 때문인듯 함. 단지 불가지론적인 신비의 영역 만큼은 남겨두고 싶었달까...

5.결론은...저도 잘 모르겠음??
김강건 (2012-10-17 19:35:10 K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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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근데 다시 읽어보니까 제가 한 말을 제가 반목하고 있네요. 흠 대충 결론을 내자면 "영혼은 인식될 수 없는 대상이지만, 관념론적인 영혼의 범주가 너무 확대되면서 지나치게 애매해지거나 모호해진 거 같다. 그러니까 내가 제안한 영혼의 모델도 생각해 볼 꺼리는 있지 않을까?" 정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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