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 김강건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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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13-03-20 22:24:26 KST | 조회 | 827 |
제목 |
스타크래프트2:새로운 시작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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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리건의 몸에서 뿜어져나온 빛의 기둥이 하늘로 뻗어나가더니 거대한 나선 모양의 흑구름을 만든다. 화면이 멩스크의 집무실로 전환된다. 멩스크가 응시하고 있는 창 바깥에는 폭풍우가 몰아치고 있다.-
멩스크:...거기에 있다는 거 다 알고 있다. 모습을 드러내시지.
-멩스크의 등 뒤에 어두운 그림자가 비친다.-
어둠의 목소리:내가 다가오는 걸 알아차리다니. 어지간히 신경이 곤두섰나보군.
멩스크:언젠가는 이 날이 올 줄 알았지...아몬.
-멩스크가 고개를 돌려 아몬을 바라본다.-
멩스크:이제는 헤어질 시간이다.
아몬:뭐? 이봐, 아크튜러스. 또 그 이야기야?
멩스크:이제 내 인내심도 한계야. 네가 여기 온 뒤로 했던 유일한 일이 뭔지 알아? 그 이상한 나루드인가 뭔가 하는 박사랑 빌어먹을 유전자 접합 실험인가 뭔가하는 거밖에 없었어. 내가 얼마나 스트레스를 받는 줄 알긴 하나? 그리고 그 나루드란 녀석은 대체 정체가 뭐지? 새로운 남자친구?
아몬:아크튜러스. 그건 오해야. 나루드는 그냥 내 개인비서일 뿐이라구. 단지 우리가 하는 혼종 프로젝트가 워낙 중요한 거라서 어쩔 수 없이 야근을...
멩스크:제기랄! 당연히 당신한테는 프로젝트가 나보다 훨씬 더 중요하겠지. 당신은 이 우주에 무슨 일이 일어나건 아무 상관도 하지 않잖아? 프로토스의 괄약근 조직 단백질이 어떤 효소와 반응을 일으키나 지켜보는 거 외에는 말이야. 제길...너한테 스카이거 정거장을 주는 게 아니었는데. 자치령 R&D 기금의 30%를 그 빌어먹을 혼종 실험에 투여하고 있는데, 당신은 나한테 고맙다는 말 한 마디도 없었지.
아몬:아니 그건...당연히 당신한테 고맙지. 당신이 없었으면 난 혼종 프로젝트 따윈 엄두도 못냈어...
멩스크:그게 가장 문제야, 아몬. 가끔은...당신이 그저 내 막대한 권력과 재산을 노리고 온 건 아닌지 하는 불안감이 든다는 거야.
아몬:절대 그렇지 않아! 아크튜러스. 우리가 처음 만났을 때 기억나? 여기 코랄이 핵미사일 1000발에 잿더미가 되었던 그 때에...
멩스크:그래. 바로 당신이 이 우주에서 유일하게 날 위로해주는 사람이었지...아니면 외계인이거나. 제길, 그딴 건 중요하지 않아. 문제는 그 다음 내 인생은 완전히 망가져버렸다고. 난 뒤늦게 내 진짜 사랑을 깨달았고, 더이상 내 전 부인에게 아무런 애착도 가질 수 없게 되었어...
아몬:당신 인생이 망가진 게 아니야, 아크튜러스. 단지 자기 자신에게 솔직해진 거 뿐이라구. 정직한 건 결코 나쁜 게 아니야. 지금은 한참 바쁠 때라서 당신한테 신경을 쓸 수 없었어. 그건 인정해. 하지만 난 자나깨나 한결같이 당신만을 생각하고 있다는 걸 알아줬으면 해.
멩스크:알아, 안다구...난 그냥...알지? 국가를 경영한다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야. 그리고 발레리안한테 우리 관계를 들킨 이후에는...그 애가 어떻게 반응했는지 알지? 제길. 그 애는 인간 종족으로서 내 정체성을 지탱해주는 마지막 버팀목이었다구.
아몬:발레리안에게는 아직 시간이 필요할 뿐이야. 그 애는 천성적으로 착한 아이니까 곧 당신 뜻을 이해할 수 있을 거야. 내 장담하지.
멩스크:...후...그래. 요즘 일이 잘 안풀려서 신경이 날이 선 거 같아. 알지? 케리건을 아직도 잡지 못했어...
아몬:그 유령 나부랭이 일은 신경꺼. 지금은 우리 일만 집중하자고...알겠지? 지금 우리에게는, 휴식 시간이 필요한 거 같아. 당신이 안정될 때까지 난 공허로 되돌아가 있을게.
멩스크:그래. 그게 현명한 거 같다...가끔은 혼자만의 시간을 가져보는 게 좋을 거 같아.
아몬:그래도 기억해. 몸은 떨어져 있어도 우리 마음은 여전히 하나야.
-한편, 케리건은 원시 여왕으로써 자신의 정체성을 완전히 깨달았다. 하지만 레이너는 변한 그녀의 모습에 크게 실망하고 떠났다. 혼자 남겨진 저그 여왕은 복수를 완료하기 위해 전 연인을 내버려두고 다시 여행길에 올랐다.-
케리건:여기가 바로 스카이거 정거장이로군. 도대체 누가 내게 호출을 한 거지?
스투코프:오, 내 연락을 받고 와준건가? 정말 고맙네 케리건. 설마 당신한테서 도움을 받게 될 줄은 몰랐군.
케리건:너는...스투코프로군! 분명 넌 듀란의 배신으로 죽지 않았었나?
스투코프:한때는 그랬지. 하지만 저그 바이러스에 감염된 후 난 새 삶을 찾았네. 문제는 여기서 나루드라는 수상한 박사에게 사로잡혀 끔찍한 고문을 당한 후, 나는 오로지 복수에만 전념하는 고독한 사나이가 되어버렸어.
케리건:하지만 넌 꽤 유쾌해 보이는데...어쨌든 난 네 과거 따위에는 관심 없어. 왜 날 여기 불렀지? 분명 목표한 바가 있을텐데.
스투코프:저 정거장 지하에는 멩스크의 부하가 있어. 이름은 나루드라고 하지. 그 녀석은 엄청나게 강력한 저그와 프로토스의 혼종을 만들어내고 있지. 혼종 생산시설을 파괴하지 않으면 절대 멩스크를 이길 수 없을 걸.
케리건:저그와 프로토스의 혼종이라니...과연 그런 강력한 생물들이 멩스크의 말을 들을까?
스투코프:그건 나도 알 수 없지. 중요한 건, 내가 알기로는 저 나루드라는 녀석은 고대의 타락한 젤나가 아몬을 섬긴다는 거야.
케리건:세상에! 타락한 젤나가라니...잠깐. 젤나가는 모두 죽었어. 그러니까 아몬이라는 녀석이 살아있을 리가 없어. 한때 내 유전자에는 아몬의 유전자 코드가 새겨져 있었지만, 그마저도 젤나가 유물이 날 정화한 이후 완전히 제거되었지. 이론적으로 아몬은 완전히 이 세상에서 소멸했어.
스투코프:후후후. 과연 그럴까? 듣자하니 젤나가는 신적인 종족이라고 하더군. 모든 것이 완벽에 이른 종족. 신의 특질을 완벽성이라고 가정한다면, 젤나가가 바로 신이라고 할 수 있겠지.
케리건:그래. 그건 확실히 그렇지.
스투코프:그럼 잘 생각해 보라고. 그런 완벽한 종족인 젤나가가 과연 죽을 수 있을까? 완벽한 존재를 죽일 수 있는 존재는 존재하지 않아. 그건 모순적이지.
케리건:무슨 말을 하고 싶은 거야?
스투코프:요컨대, 젤나가는 스스로 자살을 했다는 거야.
케리건:말도 안돼!
스투코프:잘 생각해 보면 말이 된다고. 젤나가는 자살함으로써 완벽함을 얻은 거야. 너희 인간들은 본능적으로 <존재함>의 개념에 완벽성을 포괄하는 오류를 저지르지. 하지만 존재는 비존재의 광대함에 비하면 아무 것도 아니라구. 빅뱅 이후 이 우주가 팽창하기 훨씬 전에는 무(無)밖에 없었어. 무에는 시간도 공간도 없어. 통시적일 수 없기 때문에 무는 무한해. 하지만 공시적일 수도 없지. 사실 무는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아무 것도 아냐. 그러니까, 아무 것도 아닌 것은 아무 것도 아닌 것이 아닌 무언가보다 훨씬 더 거대한 개념이야. 하지만 무는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사실 개념이 아니지.
케리건:잠깐만...겨우 되찾은 내 자아가 다시 동요하고 있어.
스투코프:미안해. 시간이 없으니까 설명은 계속 해야만 해. 그러니까 존재하지 않음, 즉 비존재함을 생각해 보라구. 존재가 존재하고, 그 존재가 소멸해서 비존재가 되지. 그리고 다시 존재가 존재하면, 그 존재 역시 어김없이 비존재로 돌아갈 수밖에 없는 거야. 따라서 비존재함이 존재함보다 더 거대하다는 건 명백한 사실이야. 비존재함은 존재함이 포괄할 수 없는 완벽성을 포괄할 수 있어. 즉 신이 완벽한 존재라면, 신은 존재하지 않을 때 완벽해질 수 있는 거야.
케리건:....음..어..음...아음..어.................오...맙소사...그렇다면 아몬은 처음부터 그걸 노리고?
스투코프:그래. 아몬은 이제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가장 완벽한 거야. 네가 정화됐을 때부터 아몬은 신이 된거라고. 존재하지는 않지만.
케리건:하지만 이건 이해가 안돼. 생물과 개념의 존재가 비존재보다 훨씬 더 작다면 우린 그냥 거대한 비존재 안의 한 켠에 존재하는 티끌처럼 작은 존재들일 뿐이라는 거잖아...모든 것의 본질이 비존재라면 대체 나는 왜 존재하는 거지? 우주는 존재하나? 공기는 존재하나?
자가라:군단은 존재합니까, 여왕님?
이즈샤:기억은 존재할까요?
데하카:정수, 존재하낰?
아바투르:유전자, 존재함?
스투코프:그게 바로 인생의 오묘함일세. 친구들. 중요한 건 아몬을 물리치기 위해서 우리는 아몬을 다시 존재하게 만들던가, 아니면 비존재하는 아몬을 비존재시킬 방법을 찾아야만 한다는 거야.
케리건:어째서 아몬이 무적인지 알 거 같군...이건 마치 이미 죽은 인간을 다시 죽여야만 한다는 거 같잖아.
스투코프:지금 그런 걸 걱정해봤자 아무 소용도 없어. 중요한 건, 일단 아몬의 수족인 나루드를 무찔러야 한다는 거야.
케리건:핵심을 찔렀어. 스투코프. 나루드를 무찌를 때까지만 동맹을 맺도록 하자고.
-스투코프와 케리건은 스카이거 정거장을 정복하고 지하로 들어갔다.-
http://www.playxp.com/sc2/general/view.php?article_id=4431056&page=2-원작. 아이디어비는 사이오닉 달러로 결제하겠습니다. 가용 가능한 사이오닉 링크를 열어두세요.
http://www.playxp.com/sc2/general/view.php?article_id=4431095&page=2-1부
http://www.playxp.com/sc2/general/view.php?article_id=4431822&page=4-2부
*멩스크 아몬 연인설은 꽤 신빙성이 있습니다. 아몬과 멩스크가 연인 관계였다고 설정하면, 스타크래프트1부터 2까지의 거의 모든 개연성이 한 번에 해결되죠. 멧젠도 저와 같은 생각일 게 분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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