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 WG완비탄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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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15-12-17 18:28:32 KST | 조회 | 1,092 |
제목 |
코로 내시경 다시 한 번 받은 거 후기(상세, 혐오일 수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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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이번에도 전과 같은 이유로 무마취라고 함.
으득으득…
호스는 고무 호스인데 이걸 생으로 쑤셔넣는게 아니고 의료용 윤활제를 발라서 넣습니다.
그래서 아프지는 않은데 차갑고 축축하고 질척질척해서 삽입 당할 때 기분이 별로 안 좋음…
(님들의 그 작은 콧구멍으로 엄지 손가락이 그대로 쑥 들어간다고 생각해보시면)
비강(鼻腔) 뒤쪽으로 해서 목구멍을 지나 내시경이 넘어가는 것까지는 생생하게 느껴지는데,
기관지를 넘어가면 몸 속에서 뭐가 움직이는 불쾌한 느낌만 나고 정확한 감각은 없어집니다.
시술하는 부위가 좌측 폐여서 치료하는 동안 호흡은 거의 우측 폐로만 하게 되는데 폐활량이 엄청 딸리는 느낌임.
아무튼 호스를 통해서 약물이 주입되고 폐에 약물이 들어차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몸에 본능적으로 거부 반응이 오고,
물이 차오르는 느낌과 함께 저절로 허리가 휩니다 몸에 경련이 옵니다. 이건 폐포가 오그라들라고 해서 그런다고…
폐에 뭐가 들어가면 엄청 괴로울 거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막상 두 번이나 경험해보니 그렇지 않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몸에 경련이 오고 기침으로 액체가 자꾸 나오는 증상이 있긴 있는데, 그 외에는 그저 불편한 감각이 있을 뿐 괴롭진 않음.
몇 분 지나서 심신이 안정이 되면 금새 우측 폐로만 호흡을 하는 것에 익숙해지게 됩니다.
근데 처음에는 이게 안 돼서 맛도 드럽게 없는 약물이 자꾸 기도를 타고 입까지 올라옴. 이게 제일 기분 나쁨
생쥐를 '퍼플루오로데칼린'이라는 약물에 담궈서 액체 호흡을 하게 만드는 과학 동영상이 있는데(어비스라는 영화도 있고)
거기에 나온 실험용 생쥐의 느낌을 거의 이해할 수 있게 됐습니다. 폐가 움직이기는 하는데 물이 차서 움직임이 엄청 무겁고
몸에서 본능적으로 익사의 공포를 느끼는지 근육들이 제멋대로 반응하기도 하고 하여간 평소에는 못 겪는 꽤 별난 느낌임.
그리고 의사 양반께서는 '금방 끝나요 ^^ 괜찮아요 ^^ 조금만 참으세요 ^^'라는 말을 10분 동안 하시면서
그 철두철미한 손길로 또 제 속을 뒤집어놓으셨습니다.
시술이 다 끝나면 호스로 폐의 약물을 도로 다 빼가긴 하는데,
폐 내에 잔류하는 양이 좀 있어서 상반신을 앞으로 수그리고 폐를 우그러트리며 입으로 뱉어내야 합니다.
이 때 물이 비강을 지나가게 되면 조오오오오오온나게 코가 맵기 때문에 코를 꽉 막아쥐고 입으로만 뱉습니다.
다 끝나고 나서 거울로 얼굴을 보면 얼굴이 막 방금 오르가즘이라도 느낀 사람처럼 불그락 푸르락 해져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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