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리그 조편성 떴을때 솔직히 반쯤 포기할까 생각도 했습니다 (3 무작위 조였거든요) 그래서 속으로 욕을 몇번이나 했는지 모르겠지만... 연습 경기 과정에서 자신감이 붙어서 올라가자는 생각을 좀 하게 됐습니다
32강은 좀 미숙했습니다 이때는 판짜기 뭐 이런게 없어서 테란전 7차관 3멸자 올인이랑 저그전 5차관 광전사 멸뽕을 썼는데 솔직히 32강에서는 최적화가 좀 안됐어요 ㅋㅋ;; 그래도 운이 좋았던 건 상대 분이 실수를 해줘서 이길 수 있었죠
16강에서는 트와일라잇 선수에 대해서는 연구를 못했어요 32강에서 부전승도 있으셨고 승자전이 테란이라 별 수 없이 그냥 자신 있는 빌드만 쓰기로 했습니다 그래서 공허 트리플이랑 5차관 멸뽕을 좀더 다듬어서 썼고요 다만, 이후 승자전에서 만났던 CvTale님은 정말 착실하게 준비했습니다 사신 더블을 한번도 안 쓰시길래 저격 빌드 두번으로 승리를 거둘 수 있었죠
8강부터는 이제 상대방을 좀 연구할 수 있었는데 일단 삼막저그 선수는 2개를 알 수 있었거든요 멸뽕을 막는게 미흡하다는거랑 항상 선못으로 출발해서 꾸준히 정찰오는 초반에 안전한 플레이를 지향한다는거 그래서 노못 트리플을 쓰지 않을거다 + 멸뽕을 잘 못 막는다는 생각으로 3세트 전부 강초원류 4차관 이후의 멸뽕을 최적화시켜서 사용했습니다 결과는 성공이었는데 기권은 좀 생각을 못했습니다
4강에서 XPWorld 선수는 패패승승승으로 역스윕했는데.. 스코어도 스코어지만 제가 도박수를 좀 강하게 뒀어요
첫 경기에서 생더블했던 건 상대가 프로토스만 아니면 무조건 이긴다는 마인드로 했던 건데 좀 재수가 없었지만
두번째부터는 약간 심리전을 걸었습니다 2세트 프로스트에서 생더블한거는 이기면 좋지만 지더라도 상대에게 내가 운영 지향적인 플레이를 원한다는 것처럼 보여주려고 했던거고 그래서 2세트를 내주긴 했지만 3,4세트 멸뽕으로 동점까지 만들 수 있었죠 반대로 5세트에서는 제 멸뽕 때문에 초중반에 올인 대비를 하게 해놓고 저는 마음놓고 편하게 운영을 해나갔고요 결과적으로 성공이었습니다만 상대가 제 심리전에 말렸는지는 몰라요 ㅋㅋ
결승은 음........ 이렇게 끝날거라고는 생각을 못했습니다 8강전 트왈 선수 VOD를 봤는데 16강에서 저랑 붙을 때와는 여러 모로 다른 수준이 되었더라고요 그래서 대강 이기더라도 4:2~3 정도고 지더라도 마찬가지일거 같았는데 1,3세트에서 쓴 빌드는 좀 의외였고 운이 좋았던게 제가 비교적 최근에 북미에서 래더를 하다가 저 두 빌드에 한번 호되게 당한 적이 있어서 대처법을 미리 숙지하고 있었거든요
그리고 4강까지 제가 이기고 올라올 수 있었던 발판이 멸뽕이었던만큼 상대가 멸뽕을 의식하게 해놓고 저는 공허 트리플만 정말 죽어라 팠습니다 강초원류 이런거 하나도 준비 안했어요 ㅋㅋ 그냥 공허 트리플만 계속 연습했고 결과적으로 뭐 초반에 유리하게 시작한 것도 있지만 이길 수 있어서 좋습니다 (근데 참 쓰기 힘들었어요)
적당 이야기가 나와서 말인데 원래 4세트 모선 전략은 제가 준비한 필승 전략이었는데 도금 논란이 나오는 바람에 멘탈이 좀 깨진 채로 경기에 임했거든요 그래서 최적화도 개판이었고 저글링에 끝나버렸는데 그냥 32강 때부터 계속 도금 논란 나오는 것 때문에 신경이 날카로웠는데 결승에서도 그런 이야기가 나와서 더군다나 해설자가 확신하는 바람에 제대로 깨져버린 것 같아요 5세트도 사실 원래 그게 그렇게 쓰는게 아닌데 그렇게 됐어요;; 그리고 원래는 5세트 그냥 내주고 6,7세트 중 한 세트만 따자 이 생각이었는데 집정관의 힘이 컸네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