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크래프트2는 한국 외에도 유럽과 북미에서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북미에는 NASL을 비롯해 여러 토너먼트들이 존재하고, 많은 팀과 선수들이 활동 중에 있다. 특히 그 중엔 ‘SeleCT’ 류경현을 비롯해 적지 않은 수의 한국(영주권자 혹은 교포 포함) 선수들도 활약하고 있다. 그러나 국내에선 이들에 대해 알려진 바가 거의 없다.
PlayXP는 해외에서 활동 중인 한국 선수들을 소개하기 위해 차례대로 인터뷰를 계획하고 있다. 그리고 ROOT-Gaming에서 활동 중인 문정호 선수가 인터뷰의 첫 번째 주인공이 됐다.
캐나다까지 갈 수 없는 관계로 인터뷰는 온라인으로 진행됐으며, 아쉽게도 문정호 선수가 인터뷰 직전 PC를 포맷하는 바람에 사진을 얻을 순 없었다.
다음은 ‘DdoRo’ 문정호 선수와의 인터뷰 내용이다.
▼ 자기소개를 부탁한다.
- 이름은 문정호, 23살이다. 아이디는 DdoRo를 쓰고 있다. 현재 ROOT-Gaming 소속이며 프로토스 유저다. 캐나다에 이민온지는 6년 정도 됐다.
▼ DdoRo라는 닉네임은 무슨 의미인가?
- 아, 별 의미는 없다. 어릴 때 스타크래프트1에서 쓰던 아이디가 ‘똥또로’였는데, 줄여서 또로가 됐다. 그 땐 그게 귀엽게 들렸나보다.
▼ 똥또로는 혹시 토토로를 뜻하는 건가?
- 아니다. 아무의미 없다. (웃음)
▼ 혹시 PlayXP는 알고 있나?
- 그렇다. 자주 들르고, 기사도 매일 보고 있다.
▼ 고맙다. 게임 경력은 어떻게 되는가?
- 게임은 여러 가지 취미정도로 해봤고, 스타크래프트1은 오리지널 때부터 스타크래프트2가 정식으로 발매되기 전까지 취미로 하고 있었다.
▼ 스타크래프트2를 전문적으로 하게 된 계기는?
- 스타크래프트2는 스타크래프트1 보다 피지컬적인 면에서 나에게 훨씬 도움이 된다. 전작에 비해 인공지능들이 워낙 좋아져서 손을 움직이는 속도가 그다지 빠를 필요가 없는 것 같다. 북미나 유럽 쪽에는 거의 매일, 매주 온라인 토너먼트가 있다. 거기서 몇 번 이기고 어느 정도 용돈벌이가 돼서 팀에도 가입하고, 조금 더 전문적으로 하게 됐다.
▼ ROOT-Gaming에는 어떻게 들어가게 됐나?
- 래더에서 현재의 팀원들과 자주 게임을 하고 친해지게 되면서 들어가게 됐다.
▼ 영어 구사엔 어려움이 없는지?
- 아직도 어렵다. 한국 사람들하고 어울리다 보니…. 그래도 할 말은 다 한다.
▼ 현재 자신의 북미 래더 랭킹은?
- 요즘 래더는 잘 안하지만 그랜드 마스터 30위 정도다. 휴식점수가 많이 쌓여서 다시 하면 금방 오를 것 같다.
▼ 팀에선 어떤 것들을 지원해주나?
- 지금 막 스폰서가 생겨서, 아직 구체적인 건 없다. 현재로서는 LAN 대회에 가는 비행기 값 정도를 지원해주고 있다.
▼ 본인의 하루 일과는?
- 쉬는 날에는 주로 집에서 예능이나 드라마를 보거나 게임을 한다. 토너먼트는 최대한 많이 참여하려고 한다. 나는 토너먼트에 참가하는 게 나의 연습 시간이라고 생각한다. 경기를 한 번 치르면 두 세 시간은 금방 간다. 토너먼트를 하루에 두 개 정도 참여하면 6시간은 연습하는 셈이다. 친구들 만나서는 뭐 특별한 것 없이 당구치고 집에 가서 같이 게임한다. 집에서 잘 안 나가는 편이다.
▼ 북미에서 GSL의 인기는 어느 정도인가?
- 내가 알기로(혹은 느끼기로) 북미에서도 GSL이 가장 인기가 많다. 북미에서 진행되고 있는 다른 대회들 보다 경기의 수준이 더 높으니까 찾게 되는 것 같다. 북미에서 진행되고 있는 NASL 보다 관심도가 더 높다고 생각한다.
▼ GSL에 도전할 계획은 없나?
- 아직 까진 없다. 한국에 놀러가게 되면 예선 정도는 참가해 보고 싶다. GSL은 굉장히 치열한 곳이라고 들었다. 나뿐만 아니라 다른 해외 프로게이머들에게 GSL은 선망의 대상인 리그다.
▼ MLG 콜럼버스에는 참가하나?
- 이번 MLG는 개인사정상 참가하지 못하게 됐다. 다음 MLG부터는 꾸준히 참가할 생각이다. 이번에 한국선수들도 온다는데 아쉽다.
▼ 북미 혹은 유럽의 선수들과 한국 선수들의 격차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 격차가 벌어지는 제일 큰 이유는 북미나 유럽의 게이머들은 각자 자기의 다른 생활이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학생이나 직장인이면서 스타크래프트2를 병행해서 하는 정도고, 풀타임으로 하는 게이머는 북미에는 거의 없다. 유럽 쪽은 잘 모르겠다. 일단 여기는 숙소생활이라는 개념도 없고, 연습시간도 자기 마음대로, 하고 싶은 대로 하다보니까 체계적이지 못하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한국처럼 체계적인 틀에 맞춰서 훈련을 한다 해도 한국 사람들만큼 뛰어나게 잘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한국 사람들이 워낙 잘 하다보니….
▼ 부모님은 게임하는 것을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 별로 좋아하진 않으신다. 그래도 나름 수입이 있으니까 심하게 반대는 안 하신다. 공부하면서 하라고 하는 정도다.
▼ 월 평균 수입을 물어봐도 되는가?
- 따로 연봉이랄까 매달 받는 게 없기 때문에 온라인대회 성적에 따라 격차가 있다. 가끔 코칭(레슨)도 한다. 말 그대로 용돈벌이 하는 정도다. 얼마 안 된다. 몇몇 팀에서는 연봉도 받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 친구들에게 인기가 많을 것 같다. 북미에 스타크래프트2 여성팬은 얼마 정도인가?
- 인기랄 것도 없다. 여성팬은 극소수인 것 같다. 해외 여성 캐스터는 두 세 명 정도 있는 걸로 알고 있다. 유럽 오프라인 대회에서는 관객 중에 여성팬들이 꽤 보이던데, 잘 모르겠다.
▼ 가장 좋아하는 선수와 겨뤄보고 싶은 선수는?
- 가장 좋아하는 해외 선수는 같은 팀의 ‘KiWiKaKi’ 조나단 가르누이다. 빌드 짜는 능력이 굉장히 탁월하고 게임 센스도 좋다. 한국에선 스타크래프트1 때부터 임요환 선수의 팬이다. 가장 상대하고 싶은 선수는 최근에 GSL 우승을 차지한 임재덕 선수다. 얼마 전에 SAGAcity Gaming Inivitational 2011에서 랙 덕분에 2:1로 이겼는데, 다음엔 랙 없이 해서 관광 당하는 영광을 얻고 싶다. (웃음)
▼ 앞으로의 계획은?
- 아직 북미 메이저대회인 MLG에 참여해보지 못했다. 단기적으로는 MLG 우승이 목표다. 장기적으로는 꾸준히 게임을 하고 싶다.
▼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 한국과 해외 사이의 교류가 더 활발했으면 좋겠다. 인터뷰 해주셔서 감사하다. 마지막으로 “임요환님 사랑합니다”
글: 이시우(siwoo@playx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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