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me: 김광석- 부치지 못한 편지
알렌 셰자르(Allen Schezar)
저희는 항복 하겠습니다! 셰자르는 목숨을 걸 만큼 많은 돈을 주지는 않았다고요! 원하는걸 말씀하시고 제발 저희들의 목숨만은 살려주십시오.
-불명의 테란 사령관, 제라툴에게 항복하며
내가 용서받지 못할 짓들을 해왔다는 것은 사실이야. 나는 그것을 부정할 생각도 없어. 나는 심지어 그 미친 새끼.... 울레자즈와도 함께 일했단 말이야... 근데 그놈은 최근 들어서 완전히 돌아버렸어! 만약 당신들이 내 목숨을 살려준다면 당신들이 그놈에 대해서 알고 싶어하는 모든것을 내가 다 말해주지! 하지만 일단 지금 내가 정신 지배가 풀린 저그들에게 갈기갈기 찢겨 죽는 것부터 막아달라고! 내 댁들의 고귀하신 궁댕이에 걸고 맹새하는데 그놈들은 이제 나를 작살내기 위하여 온힘을 다할게 분명할거야. 젠장 만약 지금 이게 우리가 살아남을 기회를 강하게 만들어준다면, 내 댁들에게 나의 병사들의 지휘권을 맞기지.
-알렌 셰자르, 울레자즈를 배신하며
울레자즈 이 개새끼! 이 짓거리의 대가로 지옥으로 썩어버리기를 바란다!
-알롄 세자르, 울레자즈의 부하에게 죽음을 당하며
전쟁은 가장 비열하고 부패한 인간들이 그 속에서 힘과 영광을 얻게 되는 상황을 만든다.
-톨스토이
20년이 넘는 세월동안 블리자드는 차고 넘칠만큼 수많은 인물들을 창조해냈고 당연히 그중에는 정의를 위해 활약하는 용자들과 악을 행하며 방해하는 악당들도 등장했다. 하지만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할 만큼 우후죽순 창조된 캐릭터들은 불행히도 자신만의 스토리는 커녕 전용 성우도 초상화도 모델링도 받지 못하고 종적을 감췄으며 관심조차 받지 못했다. 하지만 적어도 특유의 개성이나 주연급의 인물과 관련되었던 인물들은 종종 관심을 받는 경우가 있으니 천공의 에스카플로네의 인물에서 이름을 따왔다고 알려진 알렌 셰자르가 바로 그러한 '악당'이다.
알렌 셰자르는 자치령이 경계하고 기피하는 해적이며 맺어 프로토스를 납치하고 케이다린 수정을 이용해 정신체를 조종해 토라스크를 포함한 저그를 조종하고 강력한 EMP 장치까지 이용하는 용병이자 밀수업자라는 상당히 특이한 모습을 보여주었고 멩스크와 제라툴조차 경악하고 고전하게 하는 비범한 인물한 인물로 보였다. 하지만 그의 모든 행동은 결국 울레자즈의 명령과 세뇌에 의해 일어난 일이였고 결국 알렌 셰자르는 제라툴이 이끄는 프로토스에게 목숨을 잃었고 또 다른 분기점에서는 운좋게 울레자즈의 세뇌를 피해 제라툴에게 항복했지만 그 결과물은 울레자즈가 보낸 자객들의 칼날이였고 그렇게 그는 또 죽어나갔다.
비록 캠페인 '엔슬레이버즈'와 '다크 벤전스'의 중심에서 활약하고 등장하며 플레이어를 당황하게 만든 악역이였지만 그런 등장이 무색하게 만들만큼 알렌 셰자르의 최후는 비참하고 초라했고 그의 존재는 울레자즈의 등장을 위해 등장하고 사라진 그저 그런 악당 그 이상도 이 이하도 아니였다. 비록 계약 한번 잘못 했다가 인생을 망친 인간이였지만 적어도 알렌 셰자르는 패배란 용납되지 않는, 자신의 과실이 곧 죽음으로 이어지는 상식 밖의 스타크래프트의 세계를 그리고 배신의 끝은 비참한 죽음과 다구리 앞에는 장사 없다는 당시 블리자드의 시대상을 자신의 죽음을 통해 보여주었다.
올란(Orlan)
이런 교활한 것! 미라, 이중 계약이나 해대는 배신자에게 어떤 최후가 기다리는지 보여주겠어.
-올란, 미라 한의 배신에 분계하며
다들 제정신이 아니야! 내가 왜 당신네들을 도와?
-올란, 맷 호너와 발레리안 멩스크를 향해
필요한건 뭐든 말씀만 하십시오.
-올란, 다시 미라 한에게 돌려보낸다는 발레리안 멩스크의 말에
당신이 누군가를 배신한다면, 당신은 또한 당신 자신을 배신하는 셈이다.
-레이첼 싱거
과거 연합의 대령이였던 올란은 뛰어난 암호 해독 전문가로 알려진 노련한 용병이였다. 수많은 사람들은 비록 올란의 인격을 신뢰하지는 않았지만 그만이 할수 있었던 암호 해독 능력만은 그의 인격에 상관없이 인정을 받았고 짐 레이너와 맷 호너 역시 멩스크의 치부가 담긴 부관의 녹취록을 해독하기 위해 올란에게 해독을 부탁했다.
하지만 그 부관을 레이너에게 돌려주는 것보다 멩스크에게 팔아 넘기는게 더욱 이득이 되리라 생각한 올란은 또 다른 용병 미라 한을 고용해 레이너 특공대를 막으려고 했지만 유감스럽게도 미라 한은 올란보다 레이너와 사랑스러운 맷을 위해 싸우는 것을 선택했고 이러한 이중 계약에 분노한 올란은 자신의 군대를 이용해 싸웠지만 노련한 그들의 전술 앞에 그의 행동은 뼈를 주고 살을 치는 바보들의 행진밖에 되지 않았으며 결국 배신자인 올란은 예상치 못한 배신으로 인해 패배하였다.
비록 올란을 우주쓰레기처럼 생각했던 레이너였지만 올란을 언젠가는 쓸 날이 오리라 생각했기에 그를 죽이지 대신 레이너는 올란의 처리를 미라 한에게 부탁했고 이후 이후 레이너의 구출을 위해 자치령의 복잡한 암호 통신망을 해독할 인물을 찾던 맷 호너와 발레리안 멩스크에 무력 시위에 의해 구출될때까지 '끔찍한' 짓에 시달렸고 감옥선 모로스의 존재를 알린 후 종적을 감췄다.
아무리 잘 평가해도 미라 한의 등장과 스토리의 진행을 위해 짤막하게 등장한 인간군상이였자만 결국 그는 자신과 비슷한 인물들이 비참한 죽음을 당한것과는 달리 끝까지 살아남는데는 성공했다. 블리자드의 혹독한 세계관에서 조연(혹은 엑스트라)들이 살아남기 위해 개그 캐릭터가 되거나 죽지 않고 살아날 명목과 능력을 가지고 있거나 등장할 시기를 잘 골라 등장해 살아남았다면, 올란은 이 모든것을 행하여 죽음의 징크스를 깨는데 성공했다. 이런 엉터리 같은 이론을 몸소 증명해낸것만으로 올란이라는 캐릭터는 가치가 있을지도 모른다.
UED(United Earth Directorate)
주목하라! 지구 집정 연합의 수호자들이여. 난 제라드 듀갈 제독이다. 제군들이 지구를 떠나기 전에 설명받았듯이, 우린 전 인류의 이름으로 이 구역을 정복하러 왔다는 것을 모두가 이해하고 있을 것이다. 혹요 이 임무에 관해 일말의 의심이라도 품고 있는 자가 있거든, 우리가 이곳에서의 임무에 실패한다면 우리 중 누구도 고향으로 돌아갈 수 없다는 것을 기억하라.우리는 이 버림 받은 황무지에서 일어나던가 아니면 주저 앉을 것이다! 집정에 충성하라! 인류에 충성하라! 승리보다 중요한 것은 없다! 이상.
-제라드 듀갈, UED의 군사들에게
지구라고? 언젠가 레이너한테 들었던 테란의 고향 행성이로군. 저들은 우리와 싸우기 위해서 그 먼 길을 왔단 말인가?
-제라툴, 지구에서 왔다는 알렉세이 스투코프의 말에 대답하며
지, 지구 집정 연합이라고? 그러면 네놈들은 지구에서 여기까지 왔다는 거냐?
-에드먼드 듀크, 자신이 지구 집정 연합의 소속이라고 밝힌 스투코프에 말에 놀라며
어떠한 독재정치도 대다수의 피지배자의 동의 없이는 오래 존재할 수가 없다.
- 앙드레 모로아
서기 2229년 지구는 최악의 상황을 달리고 있었다. 불어난 인구와 모든것이 부족한 현상으로 인해 전 세계가 혼돈과 공포에 빠져들었고 모든 것은 붕괴하기 시작했다, 이를 구제하기 위대 인류는 국제 강대국 협의회(United Power's League)를 건설했고 이들은 '인류의 신성성'라는 대의를 앞세우며 '인류'의 평화를 위해 온갖 방법을 써가며 돌연변이와 범죄자, 그리고 자신들에 반대하는 사람들을 압제했고 '인류'의 통일에 문제가 되는 민족주의와 종교와 문화의 다양성을 말소해가며 인류를 하나로 묶어갔다. 그들이 말하는 그 '평화'에 얼마나 많은 피를 동반했을지는 상상도 되지 않지만 결국 UPL은 공포와 독재로 인류를 하나로 묶는데 성공했고 또한 새로운 식민지 개척과 인구 해결을 위해 수만명의 범죄자를 머나먼 우주로 추방하였고 그렇게 그곳을 떠난 이방인들은 '테란'이 되었다.
지구를 떠난 동포, 아니 그들에게 있어 범죄자인 테란들의 행동은 지구의 '인류'에게 크나큰 관심이 없었지만 저그와 프로토스의 충격스러운 출현 그리고 그 혼란 속에서 새로 일어난 테란 자치령의 등장은 그들에게 깊은 혐오감과 알수 없는 공포감을 안겨주었고 지구에 있는 세력들은 다시 한번 '인류'의 '안전'과 '발전' 그리고 그들의 '평화'를 위해 지구 집정 연합(United Earth Directorate)을 건설했다. '인류'의 수호를 위해 태어난 UED는 자치령과 저그와 프로토스를 오랜 시간동안 관찰했고 그들의 한계와 약점을 알아냈다고 생각한 UED는 '인류의 평화'를 위협하는 세력들을 자신들의 힘으로 충분히 박살낼수 있다고 생각하였으며 UED는 자신들이 추방했던 범죄자에게 채웠던 목줄의 주도권을 되찾기 위하여, 그리고 외계의 알수 없는 괴물들을 지배하고 응징하기 위하여 '은하계 인류 전체의 안전 보장과 번영'을 필두로 내세운 그들만의 '대성전'을 시작하였지만 끝내 코프룰루 구역으로 향했던 원정군은 모두 궤멸하였고 그들의 계획은 결국 실패로 끝났다.
UED에 대해서는 스타크래프트 시리즈가 1에서 2로 숫자가 바뀌는데는 12년이라는 세월이 걸린 지금도 의견이 분분하다. 최강 논쟁을 비롯해 과연 그들이 진짜 '정의'였는지 그리고 그들의 행동이 정당화가 되는지 정말 그들의 행동이 '인류'를 위한 것이였는지는 지금도 명백하게 밝혀지지 않았고 마치 끝없는 화수분처럼 미지의 심해 같이 알수 없는 존재가 되가고 있을 뿐이다. 설정놀음이 어떻게 되었든 아무리 잘 포장해도 결국 UED의 '정의'는 혼란한 세상에서 '인류'를 수호한다는 명목으로 세워진 독재 단체이며 그 실체는 '인류'의 다수를 위한다는 명목으로 '소수적 약자'를 짓밟고 그들의 권리를 빼앗으며 수많은 사람들의 피와 뼈와 영혼 위에 세워진 너무나도 현실적인 하지만 절대 제정신인 사람들의 세상 위에 군림해서는 안 될 끔찍하고 무식한 존재였던 것이다.
만약 그들이 진정 '평화'적이였다면 모든 분쟁을 평화로 해결하고 함께 발전하며 나아가고 후에 그들에게 뿌리 박힌 선민의식을 지우고 그들이 천대하는 '테란'과 '외계세력'을 경계하며 혐오하지 않고 그들을 이해하고 대화를 시도하며 좀더 나은 방향으로 미래를 이끌어 나갈수 있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들은 '인간'적인 존재였다. 언제나 인류가 그랬듯이 UED는 자신들의 안전을 위해 자신들과 다른 모든 것을 혐오하고 배척했으며 미지의 공포를 없애기 위해 자신들이 짊어져야할 승리와 패배의 책임을 누군가가 몰아주며 떠맡아주기를 바라며 그들은 자신들에게 있는 모든 공포를 UED 원정군과 함께 내보냈고 그런 공포 속에서 만들어진 UED 원정군은 코프룰루 구역을 공포로 몰아넣었고 결국 그 공포에 휩쓸린 존재들은 하나로 뭉쳤고 그 결과는 UED의 파멸로 이어졌다 (외계인이나 인간이나 알수 없는 공포는 그들을 하나로 묶는 재주가 있는 모양이다.)
재밌게도 UED가 부조리하다는 것은 많은 사람들이 잘 알고 있지만 그럼에도 UED는 수많은 사람들에게 인정을 받고 관심을 받는 존재들이다. 앞서 말했듯이 이것에는 여러 의견이 많지만 나는 아마도 UED가 너무나도 '인간'적인 존재들이며, 인간의 근원적인 혐오와 공포를 그리고 그에 대한 긍정과 납득을 함께 불러오는 것이 그 이유가 아닐까 생각을 해본다. 물론 이 글에 반박할수 있는 글은 얼마든지 있을수 있고 본인은 그 의견에 얼마든지 환영할것이다. 그게 바로 '인간'적인것이 아니던가?
제라드 듀갈(Gerard DuGalle)
자네가 봐 온 것들은 전혀 쓸모없어! 죽은 저그를 연구소에서 해부하는 걸 본거 가지고 모든 걸 다 봤다고 생각하지 말게나. 그것과 정말로 살아있는 것들이 자네의 부하들을 뜯어먹으러 달려오는 것과는 차원이 다른 이야기이네. 자네는 반드시 이 지옥으로 두눈 크게 뜨고 들어가야만하네! 한번 시작되면 다시 돌아올 길은 없단 말일세! 자네, 정말 끝까지 갈 준비가 되었나, 알렉시?
-제라드 듀갈, 알렉세이 스투코프에게 각오을 물으며
궤도로 올라가세, 맘스팀. 이미 볼 만큼 봤으니.
-제라드 듀갈, 식민지의 테란들이 저그에게 학살당하는 거을 방치하고 떠나며
아, '배신자'로군. 네놈에게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충고하는데, 앞으로 네놈이 나와 대령에게 말을 할때는 자신의 계급이 어떠한지 잘 생각하고 말하는 것이 좋을것이다, 듀란 중위. 내 말 알아 들었나?
-제라드 듀갈, 자신에 말에 끼어든 사미르 듀란에게
알렉시, 그놈이 얼마나 뛰어난 능력을 보여주던간에 내눈에는 언제나 배신자로 남을 것일세. 그리고 나는 배신자라는 인종이 근처에 있는 것도 견디지 못하는 사람이라는 걸 자네도 잘 알지 않는가?
-제라드 듀갈, 듀란에게 너무 야박하게 굴지 말라는 스투코프의 농담에 대답하며
알렉시, 대화는 여기서 끝내도록 하게나. 초월체를 노예화시킨다는 우리의 진정한 작전, 그 본질을 생각해 볼때 우리는 이렇게 위험한 물건이 멩스크의 손에 넘어갈 가능성을 남겨둘수는 없다네. 이 정신파 교란기는 우리의 작전의 안정성을 확고하게 하기위해서 반드시 파괴되어야만 할걸세.
-제라드 듀갈, 정신파 교란기를 이용하고자 하는 스투코프의 말에 대답하며
하! 자기 자신을 '황제'로써 왕좌에 등극시킨 자가 나에게 감히 '할수 있는' 것과 감히 '할수 없는' 것을 지껄이는 건가? 당신은 이미 자기 자신의 명성보다 너무 오래살았다 '시민 멩스크'여. 대령, '황제'를 체포할 준비를 하게나.
-제라드 듀갈, 자신을 처형한다는 말에 기겁하는 멩스크에게
중위, 네놈이 어리숙하고 멍청하기 때문에 지금 그따위 망언은 내가 잊어주도록 하겠다. 알렉시와 나는 네놈이 세상을 보기 전부터 친구였단 말이다. 하지만, 반드시 그가 어디에 있는지 찾아야 한다는 것은 변함이 없군...... 만약 스투코브가 저곳에 있다면, 그는 자신의 행동에대한 책임을 져야만 할거야.
-제라드 듀갈, 스투코프가 UED를 배신할수도 있다는 듀란에 말에 대답하며
나는 도저히 이 일을 믿을수가 없군...... 하지만 증거가 너무나도 명백해...... 알렉시, 도대체 무슨일을 한건가? 어쩌면 네놈의 말이 맞았을지도 모르겠네, 중위. 너에게 정신파 교란기 안으로 잠입할 허가를 내린다.... 그리고.... 부 제독을... 알맞게... 처리하도록.....
-제라드 듀갈, 듀란에게 스투코프의 암살을 명령하며
아... 내가 무슨 일을 저지른거지? 내가 무슨 일을 저지른거지? 컴퓨터, 도대체 듀란 중위는 어디로 사라진 건가?!
-제라드 듀갈, 스투코프의 유언을 통해 모든 것을 알고 난뒤 울먹거리며
알렉시의 말이 맞았네. 정신파 교란기야 말로 승리를 위해서 빼놓을수 없는 것이었어. 만약 내가 듀란이 조언했던 대로 그 기계를 파괴 했다면 우리는 여기까지 오지도 못했을꺼야.....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에게 드디어 이 시간이 다가왔다네 대령. 이곳에 왔던 가장 큰 목적이자, 가장 중요한 임무를 수행하기 위한 시간이 바로 여기에 온것일세. 우리는 오늘 인류의 이름으로 초월체를 포획할것이야!
-제라드 듀갈, 초월체와 최종 결전에 들어가기 전에
네년은 도대체 뭐하는 '인ㄱ'...아니.. 뭐하는 '것'이냐?
-제라드 듀갈, 사라 케리건과 조우하며
케리건, 나는 나의 항복 조건을 제시한다. 제발 나의 부하들만이라도 살려ㄷ...
-제라드 듀갈, 케리건에게 항복하려고 하며
사랑하는 헬레나, 지금쯤이면 우리가 패배했다는 소식이 지구에 알려졌겠구려. 우리가 이곳에 와서 길들이고자 그 생물들은 절대로 길들일 수 없는 것들이였고... 그리고 우리가 회수하려고 한 식민지들은 우리가 예상했던 것보다 더욱 강력하다는 것이 밝혀졌소. 이곳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에 대해 당신이 어떤 소식을 듣던 간에, 이것만은 말해야 겠소. 알렉세이는 전장에서 영웅답게 죽은 것이 아니오 내가 그를 죽였소...... 나의 자존심과 오만함이 그를 죽였소이다...... 그리고 지금 다시 한번 나의 오만함이 이제 나를 삼키고 있소이다. 당신은 나를 다시 볼 수 없을 것이오, 헬레나...... 아이들에게는 내가 사랑했다고 말해주구려... ...그리고 아버지가 너희들의 미래를 지키다가 죽었다는 것도, 그럼 다음 생에서 다시 만나자구려.
-제라드 듀갈, 아내 헬레나에게 생애 마지막 편지를 보내며
죽음을 앞둔 자들이 그대에게 경례하노라, 아직 세상을 살아갈 이들은 그대의 안녕을 기원하노니
죽음을 앞둔 자들이 그대에게 경례하노라, 알수 없는 보답에 대하여.
창조된 모든 것들이 기원으로 돌아가노니, 편안함 속에서 고이 잠드소서.
(Morituri te Salutant, Via Solaris
Morituri te Salutant, Precia ob orgia
Creatorum redit initium, Requiescat in pace verna mori)
-브루드워 아리아 中
전쟁은 당신이 하고 싶을 때 시작하지만, 마지막은 당신이 빌어야지 끝난다.
- 니콜로 마키아벨리
UED가 코프룰루 구역의 위험을 없애기 위해 원정군을 창설할 당시 '인류'의 위대한 정복 전쟁을 이끄는 지휘관으로써 '제라드 듀갈'보다 적당한 사람은 없었다. 인생에 대부분을 군대에서 보내고 '인류'를 위해 수많은 반란과 전쟁을 종결시키고 그것을 승리로 이끈 유능한 장군이자 '인류'를 위해 충성하는 군 사령관이자 당당하고 기품있고 자긍심에 가득찼으며 그 무엇보다 '배신'을 혐오하고 '인류'의 신성성을 의심치 않는 듀갈은 그야말로 UED가 말하는 '애국애족'의 기준에 너무나도 합당한 사람이였고 그렇게 듀갈은 오랜 전우인 '알렉세이 스투코프'와 함께 코프룰루 구역을 향한 UED의 지휘권을 얻게 되었다.
그렇게 모든것이 '인류'를 위한 행동이라 믿는 권력의 첨병은 코프룰루 구역으로 향했으며 오랜 시간 끝에 코프룰루 구역이라는 타지에 도착한 병사들에게 듀갈은 먼저 자신들이 포획한 저그들을 '테란'의 식민지에 풀어놓았고 불운한 '테란'들이 저그에게 비참하고 무기력하게 살해당하는 것을 보여주며 본인을 포함한 모든 병사들에게 자신들이 지구의 안전으로부터 완전히 고립되었다는 것과, 다시 집으로 돌아갈 방법은 오직 승리 뿐이란 것을 일깨워 주었으며 자신과 그들에게 남은 것은 오직 승리 혹은 파멸 뿐이라는 것을 뼈저리게 알려주었다.
UED의 군대는 구 연합의 군인 '사미르 듀란'의 정보와 듀갈과 그 휘하의 유능한 장교들의 지휘 아래 신속하게 브락시스 행성과 다일라 IV을 정복했고 그들의 거대한 철권은 자치령을 분쇄해 나갔다. 하지만 이런 연승과 자만심에 도취한 듀갈은 자신이 상대하는 적을 과소평가했고 저그와의 싸움에서 승리할 수 있을지도 모르는 정신파 교란기가 오히려 다른 세력이 악용해 자신들의 '안전'한 진격을 방해할수 있다고 생각하며 오랜 전우인 스투코프의 의견을 묵살하고 그것을 파괴하도록 명령했다.
그런 '도구'가 어떻게 되었든 간에 듀갈은 자치령을 붕괴시키기 위해 몸소 UED의 군사들을 이끌고 코랄에 강림했으며 자치령의 필사적인 저항에도 불구하고 듀갈과 그의 부하들은 끝내 아우구스트그라드를 몰락시켜 황제 멩스크와 대면했다. 자신을 '건국의 구원자'로 여긴 멩스크는 그들을 향해 분노했지만 '멸국의 정복자'인 듀갈은 멩스크를 비웃으며 '황제'를 체포하고 그를 처형하고 외계 세력을 압제하며 거대한 폭력으로 코프룰루 구역을 지배하여 '인류'의 위대한 계획의 계단을 밟아나가려고 했다.
하지만 행운은 그의 편을 들어주지 않았다. 문자 그대로 갑자기 튀어나온 짐 레이너와 소규모 프로토스 함대는 멩스크를 납치해 탈출했고 분노한 듀갈은 그들을 추적해 아이어로 군대를 보냈지만 끝없는 수의 저그들과 내부의 혼전으로 인해 작전은 실패했고 듀갈은 다 잡은 기회를 놓친 분노와 어째서 스투코프가 자신의 명령을 어기고 브락시스 행성으로 갔는지 의문에 빠졌다. 스투코프를 그 누구보다 믿었던 듀갈이였지만 스투코프가 자신의 명령에도 불구하고 정신파 교란기를 파괴하지 않고 그로 인해 자신의 모든 작전이 망쳐졌다고 생각한 듀갈은 정신의 허용량을 넘는 현실을 마주해 이성을 잃어갔고 결국 자신이 혐오했던 '배신자' 듀란에게 자신의 친구였던 '배신자' 알렉세이 스투코프를 처리하라는 명령을 내렸다.
하지만 듀란에게 치명상을 입은 스투코프는 듀갈에게 진짜 저그에 감염된 '배신자'는 듀란이며 자신이 알고 있는 모든 진실을 말하며 듀갈에게 뒤를 부탁하며 죽어갔다. 한 순간에 의심으로 평생의 친구를 잃은 듀갈은 크나큰 후회에 빠졌으나 그의 죽음을 헛되이 하지 않기 위해 온 힘을 다해 정신파 교란기를 수호했고 결국 스투코프의 희생으로 얻은 정신파 교란기를 이용해 차 행성을 철권으로 쥐어 뜯어 저그의 저항을 무력화시켰고 초월체를 길들이는데 성공했다.
크나큰 희생이 있었지만 듀갈은 끝내 승리를 거뒀으며 그때의 그 순간이 자신들에게 있어 생에 최고의 시간이라 믿어 의심치 않았다. UED는 지구로 승전보를 보냈고 듀갈은 자신의 잘못된 판단으로 인한 스투코프의 죽음의 이유를 거짓으로 보고한 뒤 자신의기함 알렉산더에서 장례식을 시행했다. 우주의 심연으로 유영하는 전우의 관을 지켜보며 듀갈이 무슨 생각을 했는지는 오직 그만이 알겠지만, 그는 관을 향해 아무 말없이 경례를 했다.
자치령을 무너트리고 모든 외계 세력을 없애버렸다고 생각한 듀갈이였지만 UED에 반대하는 모든 세력들의 공격에 엄청난 희생 끝에 얻은 정신파 교란기와 초월체가 파멸하고 코프룰루 구역의 통제권을 잃어버렸을 당시 듀갈의 기분은 말로 표현할수 없었을 것이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강한 녀석부터 죽이고 바로 자신보다 약한 이들을 숙청하는 케리건의 행동으로 인해 듀갈은 한때 적이였던 멩스크와 아르타니스의 함대와 연합해 케리건으로부터 항복을 받아내기 위해 차 알레프를 공격했다.
잘 알다시피 '최후의 결전'이라고 알려진 이 전투에서 끝내 자치령, 프로토스 그리고 UED는 끝내 자신들의 복수를 이루지 못했다. 비참한 패배 끝에 듀갈은 자신의 부하들이라도 살려달라고 케리건에게 애원했지만 그런 듀갈을 케리건은 비웃으며 자신의 마수를 피해 지구까지 도망가 보라고 조롱했다. 실낱같은 희망에 의지하며 도망치는 듀갈과 UED는 너무나도 원통했지만 그들이 향할수있던 것은 오직 약속된 파멸뿐이였다.
그곳에 있는 그 누구도 괴롭지 않은 이가 없었지만 그곳에서 듀갈보다 크나큰 슬픔에 빠진 사람은 없었다. 듀갈은 오만과 강박관념에 시달리며 UED를 멸망의 구렁텅이로 빠트린 것에 대한 책임이, 오랜 친구를 믿지 못하고 죽인 것에 대한 책임이 바로 지구 집정 연합군을 이끄는 직위에 있는 누군가의 오만에 의한 실수라는 것을 그 누구보다 뼈저리게 알고 있었다. 평생을 승리의 영광 속에서 살았지만 너무나도 짧은 기간에 그 모든 영광을 잃고 몰락한 듀갈은 선실에서 그의 아내 헬레나에게 자기 자신의 '모든 진실'을 담은 작별의 편지를 작성했고 끝내 자신이 파멸시켰던 모든것에 후회하며 권총으로 자신이 가장 당당하게 여겼던 그리고 그 누구보다 증오했던 자기 자신을 향해 방아쇠를 당겼다. (더욱 불행히도 그의 파멸과 함께 UED의 잔존 병력도 몰살됬고 그가 보낸 승전보도 마지막 편지도 끝내 지구에 도착하지 못했다.)
UED가 '인류'의 수호를 위시하는 독재 단체인것은 부정할수 없고 그것으로 인해 수많은 사람들에게 욕을 먹지만 그럼에도 듀갈을 욕하는 사람들은 찾기 힘들다. 물론 듀갈이 어느 순간 잘못 끼워진 단추처럼 어긋난 인생을 살아간 것은 명백하고 그로 인해 몰락한것이 동정은 되지만 오프닝에서 보여주는 그의 냉혹한 모습은 당시 많은 사람들에게 충격을 주었고 감정을 조절하지 못하고 오랜 친구를 죽이고 그것을 숨긴 듀갈의 모습은 아무리 봐도 좋은 사람의 모습이 되지 못했다. 그렇다면 어째서 사람들은 듀갈이라는 인물을 부정적으로 평가하지 않는 것일까?
그 정답은 아마 브루드 워의 엔딩에 있을 것이다. 당시 엔딩을 본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렇겠지만, 걷잡을수 없는 파국을 향해 한없이 달려가는 UED 함대의 모습은 정말 씁쓸하기 그지 없었지만, 그 안에서 한때 자신의 곁에 있던 친구와 아내와 아이들을 그리워 했던 듀갈의 모습은 너무나도 안쓰럽게 다가왔으며, 그때 그의 모습은 '지구 집정 연합 지휘관'의 모습보다 -바로 자신에 실수에 후회하며 미안해하며 아내를 사랑하고 자신의 아이를 사랑하는 정말 지극히 가정적인, 슬프다고 까지 느껴지는 한낱 작은 아버지의 모습으로 우리에게 다가왔으며 그때 그런 듀갈의 모습은 위대하고 도달할수 없는 '영웅'들도 아닌, 추악하고 사악한 '악당'들도 아닌, 바로 우리와 같은 '인간'이였다. 그런 그의 모습에 우리는 도저히 글로 표현할수 없는 무언가를 느꼈고 스스로 목숨을 끊는 그의 모습은 결국 이미 하나의 완벽한 비극으로 우리의 가슴속에 남았던 것이다.
사람은 누구나 살면서 한번쯤, 인생 최악의 실수를 하는 경우가 있다. 듀갈 역시 복잡한 상황 속에서 최악의 실수를 했고 그로 인해 인간으로서 넘어서는 안 되는 선을 넘어 버렸으며 꼬여버린 인생과 넘어버린 선을 다시 복구하기 위해 정상을 향해 돌진했지만 결국 자신의 실수로 인한 결과가 그의 발목을 잡았고 그것을 극복하지 못한 그의 운명은 안타깝게도 오직 파멸뿐이였다.
듀갈이라는 남자를 주인공으로 봤을때 브루드 워의 엔딩은 지극히 마음에 들지 않는 결말이였다. 하지만 오히려 그런 결말이기에 듀갈은 플레이어를 직접 게임 안으로 데려와 함께 동화해 감정을 뒤흔들었고 필자를 포함한 수많은 사람들을 자신과 UED의 빠돌이로 만드는데 크게 일조했다. 나라는 사람이 평가하기에 너무나도 커다란 존재였지만 결국 이 세상 모든 사람은 결국 누군가의 부모거나 누군가의 자식이라는 주제를 듀갈만큼 확실히 전달한 경우도 없을것이다.
PS. 듀갈과 UED를 소개하기 위해 알렌과 올란 억지로 넣은 것처럼 보이시면 그게 맞을겁니다 (...)
PS2. 이제 이 시리즈도 한편만 남았군요
PS3. 내용에 대한 의견은 얼마든지 환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