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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잉여사시미
작성일	2014-10-16 15:30:16 KST	조회	699
제목	아아아아 최춘식 캐릭터가 너무아쉽다

게임의 컨셉을 확립한 캐릭터

최춘식의 디자인은 여러 가지 의미에서 쇼크를 일으키는 디자인이라고 생각합니다.

대사도 그렇고요. 여러 가지 의미에서

‘아, 척 봐도 인터넷 유행의 게이유머를 도입한 캐릭터구나.’ 라는 것을 알 수 있도록 만들었습니다.

이 캐릭터를 착안할 당시, 한창 웹상에서는 <가면 라이더 가이무> 의 자막을 가지고 장난친 ‘소방차 게임’ 의 인기가 절정이었죠.

<성 정체성을 깨달은 소년> 이나 지금은 인식이 좀 변질되었지만 인터넷 캐릭터로서의 빌리 헤링턴도 당시에는 인기가 많았죠.

그러나 국내 인터넷상에서 게이 코드가 개그 이외의 방향으로 활용되는 모습은 거의 본 적이 없었습니다.

저는 이런 상황을 좀 삐딱하게 바라본 케이스였죠. 특별히 동성애자들에게 어떠한 감정을 가지고 있었던 건 아닙니다.

호감도, 비호감도 없었고 그냥 거기에 있는 사람들이라는 생각 정도였죠.

게이 캐릭터가 긍정적으로 묘사되는 것을 떠나, 획일화되는 것이 맘에 들지 않았습니다.

최춘식이라는 캐릭터는 거기에서부터 출발했죠.

사실은 게이가 아닌데, 인터넷 개그코드를 있는 대로 삽입해서 “짠! 사실은 게이가 아니었네요!” 라고 만드는 식입니다.

이 게임에 등장하는 대다수의 캐릭터들은 ‘탐정으로서의 아이덴티티’ 라거나 ‘컨셉’ , ‘기믹’을 이래저래 강조하는 캐릭터들입니다.

어떠한 기믹을 하나의 캐릭터화하는 것은 여러 가지 창작물에서 활용하는 기법입니다만, 이걸 하나의 장치로 활용해봤습니다.

이건 90년대 소년만화중 하나인 <떴다! 럭키맨>에서 힌트를 얻은 기법이었죠.

특정 아이콘을 하나의 캐릭터로 만드는 건 ‘신화’ 나 ‘요괴 설화’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지만

해당 작품은 그 기믹을 아주 극단적으로 강조 합니다.

이건 독자들이 ‘배틀만화와 아이콘 캐릭터에 대해 이해하고 있다’ 는 전제하에 활용할 수 있는, 대범한 기술입니다.

저는 그것을 살짝 비틀어서 ‘이 녀석은 이런 기믹을 가지고 있으니 이러이러한 전형을 가지고 있겠지

……라고 생각했지만 사실은 이거다!’ 라고 ‘이쪽 방면에 이해도가 높은 유저’를 역으로 놀라게 하고 싶었던 거죠.

....라고 작가님은 생각하고 주겼답니다 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