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스가 왜 망했나 생각을 해봤는데

전에 지식백과 디아블로편 보고 알게된건데

이 게임이란게 완급조절이라는게 있어야 됨

디아블로로 치면 한참동안 원하는게 안 나와서 유저를 고구마를 먹이다가  

딱 원하는 게 파바방 하고 떨어지는 그 순간 캬 하고 사이다를 먹여줌

성장곡선도 이런식으로 되어있어서 무작정 선형성장이 아니라 정체되다가 갑자기 탁 오르게 만들었고

이게 빠찡코 같은 기계에서도 쓰이는 방식인데  

단순히 계속 사이다만 부으면 그게 결국 밋밋해져서 더 큰 사이다를 찾게됨

그래서 고구마와 사이다를 잘 조율하는게 효율적인 방법임

 

고구마 사이다라니까 웹소설도 생각이 나는데 이건 넘어가고

 

여튼 하스스톤도 첨에 나올땐 예외가 아니라서

게임에 랜덤성도 좀 붓고 겜도 단순하게 만들어서 일단 겜에 적응은 빠르게 만들어 놨음

그렇게 하면서 플레이하다가 오른쪽에서 필요한 광역기가 딱 나와서 필드를 싹쓸어버리고 캬 하게 만들어주는 거나

좋은 덱조합을 이리저리 찾으면서 플레이하다가 내가 원하는 그림으로 이기는 장면이 나올때

물론 그 그림 안 뜨는 동안은 계속 답답하지만 초창기엔 이게 돈이 좀 없고 실력이 좀 떨어져도 나름 노력해가면서  

플레이하다보면 이 뽕맛을 느낄 수는 있었음

그래서 겜 초창기에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것 중 하나가 유저가 불쾌함을 느끼지 않도록 하는거

그래서 한게 정신지배 10코 만든건데 이게 어느정도는 이해는 가지만 내 생각엔 그냥 전설카드 무력화가 무료카드로 쉽게 이루어진다고 너프먹인 느낌임

덕분에 클래식사제는 순위가 꼴지됐고

암튼간에, 초창기에는 운빨겜 소리 듣긴 했어도 뽕맛은 느낄수 있었단 소리임

상대방 좋은카드나 재미있는 플레이를 하는거 보고 상대가 무슨 카드로 무슨 플레이 하는지 보고 아 나도 저거 해봐야지

하면서 없는 카드 얻는다고 카드팩 지르고 그랬고

 

근데 지금은..

일단 운빨보다 실력에 너무 의존하는 겜이 됐음. 난 이게 블리자드가 겜을 무리해서라도 대회에 적합한 게임 만들려다가 나온 결과라고 봄

당연히 겜이 실력이 있어야 이기는거 아님? 라고 할수도 있는데 그렇게 되면 뉴비들 줄줄이 폐사함

실력과 운이 차지하는 비율을 적절히 조절해야 내가 져도 운이 없었네 하고 넘어가고 운빨로 이길때의 쾌감도 느낄수 있고 그런데 겜을 해서 질 때마다 아 내가 못해서 졌네 내가 현질을 덜해서 졌네 이걸 계속 느끼면 이겜 뉴비는 찍먹도 하기 전에 폐사함

다른 카드겜이랑 비교하면 하스는 아무것도 아니라고 할수 있는데 하스스톤은 카드겜이 아님

이게 뭔 개소리냐고 할수 있는데 물론 카드 쓰는 카드겜이지 근데 내가 하고자 하는 말은 서든어택이 FPS가 아니라 서든어택인것처럼 하스스톤은 카드겜이 아니라 하스스톤이라는 말을 하고 싶은거임

다른 카드겜 비교는 그 다른 카드겜 하던 사람이 하스 들어올때나 하는 말이고 실제로 초창기 하스에 유입된 사람들 중엔 그 잘난 타 카드겜 경험자는 커녕 카드겜 자체에 관심도 없는 사람들이 왕청 들어왔음 나만 해도 그렇고

이 막대한 유저풀, 전략대전카드겜이라는 거 자체를 하스로 첨 접하고 재미를 느끼는 사람들을 계속 잘 끌고 나갔으면 좋았겠지만 결국은 그렇게 되지 못해서 유저수가 계에에에에속 하락하고 있는거임

겜이 쉽고 재밌으면 이렇게까진 안 됐을텐데 하스스톤이 처음에 내건 슬로건인 놀랄 만큼 쉽고 믿기 힘들 만큼 재미있습니다 가 처음에는 그래도 말이 됐는데 지금은 그거 들이대면 한줌 남은 하스유저도 코웃음을 침

겜은 어려워지고 재미도 없는데 현질은 존나게 들이댐 그래서 현질하면 재밌나? 아님

 

말 쓸려면 얼마든지 더 쓰겠는데 대충 이쯤하고 요약하면

1.겜이 사이다와 고구마 조율을 더 이상 못함

2.카드겜이란걸 안해본 뉴비를 잡는 방법을 까먹음

3.대회에 너무 신경쓰다가 실력없고 돈 적은 수많은 유저 날려먹음

 

블자는 신기한게 밸런스에 손을 대면 망함

통제 불가능한 무작위성이 돌겜 인기요소였는데 그걸 통제 가능한 수듄으로 끌어오니 신속한 노잼화

1. 애초에 다른 위치에 서있기 때문에 회사는 소비자의 시선에 맞추는게 근본적으로 불가능함
이 완급조절이란 것도 결국 소비자/유저의 관점에서 봤을 때 얘기인 것도 있고
너무 홍보를 잘했다가 폭파당한 사이버펑크 2077의 사례도 있음

2. 카드게임에서 뉴비를 끌어들이는 것도 마찬가지임
신카드 확장팩을 내면서 카드 수는 점점 누적되는데
입문자가 그걸 모두 파악하는건 둘째치고 흥미를 유도하는 것도 넌센스임
그냥 카드게임 자체가 메인스트림에서 밀려나는 추세라는 게 정확하다 생각함

3. 최근 몇년간 블리자드 대회에서 잡음이 나온게 한두가지가 아닌데...
대회 운영은 처음부터 신경썼다고 보기 힘듬
그리고 기업에서 돈 적은(없는) 유저는 양날의 검입니다.
이들을 끌어들이면 유저 수가 늘어나서 흥행을 끌어올릴 수는 있지만
반대로 그만큼 과금요소를 만드는게 어려워진단 뜻입니다.
그래서 기업은 항상 적정선을 찾기 위해 줄다리기를 하기 마련이죠 (일부 유저를 쳐내더라도)
무과금 유저들을 매출로 연결할 방법이 없지는 않습니다만
각종 논란 때문에 휘청이고 있는 현재의 블리자드로써는 어려운 일입니다.


이건 사람들이 소비자의 입장에서 보기 때문에 많이들 놓치는건데
장인정신이니 문화를 만드니 뭐니 한다는건 결국 개발비는 쓸데없이 많이 내고
그에 비해 그 어마어마한 ip와 인기를 등에 업고도 수익은 매우 낮았다는 뜻임
유저 1인당에게서 얻을 수 있는 수익이 딸랑 게임 패키지
거기에 정말 끽해야 극성 팬들이 사주는 굿즈나 소설/영화 등의 문화컨텐츠 소비 뿐
잘 아시겠죠 다른 블리자드 게임 전체 수익 다 합쳐도 리니지 하나를 못 당하는걸
얘네는 그만큼 기업으로써의 본질인 수익 추구에는 매우 부실했었던 겁니다.
소비자의 심리 및 인지 관련해서 더 쓰고 싶은 얘기는 있는데 그러면 너무 쓸게 많아서 이만 줄이겠음
좀 태클을 많이 거는 것 같은 느낌은 있습니다만
개인적 의견이니 너그러히 넘어가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내가 틀릴수도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