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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Distroyer_155
작성일 2006-01-28 22:33:35 KST 조회 1,7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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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러스
바이러스

[후루나 펌]

학교시절부터 컴퓨터라면 질색이었던 김달새라는 이 친구. 남들은 모두 컴퓨터를 이용해 리포트를 제출했지만 이 친구는 악필임에도 불구하고 손으로 써서 교수님으로부터 많은 눈총을 받았었다. 시간이 흘러 취업의 때가 되자 워드와 엑셀은 필수라는 말에 다급해진 이 친구. 동네 근처의 조그만 컴퓨터 학원에 등록을 하고 DOS의 기초서부터 배워야 한다는 강사의 말을 뿌리치고 워드와 엑셀의 가장 중요한 핵심만 가르쳐 달라고 했다. 하지만 강사는 워드를 하려면 그래도 자판만은 익혀야 한다고 강력하게 말하는 바람에 근 한달 간 타자연습만을 했다. 아무리 컴퓨터를
벌레 보듯 했던 그였지만 자판에 조금 익숙해지자 컴퓨터를 우습게 여기 기까지 했다. 워드의 중요한 것만을 달달 외운 그가 취업을 한 곳은
건설회사의 자재부였다. 처음 입사하여 자신에게 배당된 컴퓨터도 없었고 업무 흐름을 파악하느라 한달 보름정도의 시간이 쏜살같이 지나갔다. 그러던 어느 날 사내에 바이러스가 떴다고 난리가 났다. 그런데 이 친구
웬 바이러스? 에볼라? 에이즈? 잔뜩 긴장하여 여직원을 살짝 붙잡고
물어봤다. 지금, 회사에 돌고 있는 바이러스가 치명적인 존재인가요?
그러자 여직원 왈 새로운 변종인데 그 기세가 대단한가 봐요. 우리
사무실도 조심해야 할거예요. 김달새씨도 오늘 컴퓨터는 켜지도 마세요.
엉. 바이러스가 떴다더니 웬 컴퓨터 타령. 이 여자 횡설수설하는 취미가 있나? 속으로 그렇게 생각한 이 친구. 그 여직원을 불쌍한 듯 위에서 아래로 한번 훑어보기까지 했다. 그 사건이 잠잠해 지고 어느 날 아침 과장님이 이 친구를 불렀다. 자네. 이력서를 보니 워드와 엑셀을 다룰 줄 안다고 했는데 내 부탁하나 들어주게. 예? 한달 이상 컴퓨터를 잊고 지낸 그 친구. 가물가물 아득하기만 한 워드의 중요 명령어들을 머릿속에 떠올리려 애쓰고 있었다. 식은땀까지 흘리며.. 그 광경을 지켜보던 과장님 왈 아니, 자네 어디 아픈가? 안색이 몹시 안 좋은데?
아, 아닙니다. 말씀해 보십시오. 응. 관리부에 가면 상반기 자재부 경비
파일을 플로피에 담아 줄걸쎄. 그럼 그걸 가지고 와서 출력하고 이 참고 자료와 맞는지 검토해보게. 예. 알았습니다. 그런데 플로피가 뭐죠? 혹시 트로피를 잘못 말씀하신 게 아닌가요? 뭐, 뭐라고? 자네 컴퓨터 다룰 줄 모르는 것 아냐? 플로피도 모르다니. 이 디스켓도 모른단 말야? 어허, 이거 참. 어이쿠! 디스켓을 플로피라고도 부르는 거구나. 이걸 어쩌나.
속이 뜨끔했다. 그리고 아찔한 이 순간을 모면하기 위해서 그는 하하.
과장님 농담 한번 해 봤습니다. 생각을 해 보십시오. 플로피는 요즘
세살박이들도 다 알고 있는 거 아닙니까? 예끼. 이 사람 내가 우습게
보이나. 과장을 상대로 농담을 하려고 하다니. 죄송합니다. 사회에 나온
지 얼마 되지않아서 그만 예전의 행동이 불쑥 튀어나온 것 같습니다.
앞으로 주의하겠습니다. 알았네. 빨리 가서 처리하게.
예. 알겠습니다. 하고 돌아서는데 과장이 다시 부르더니 아! 참 요즘
바이러스가 출몰한다고 하니 주의하게. 백신으로 미리 검사도 하고.
알았나. 아니 이건 또 무슨 소리. 일을 시키는데 또 웬 바이러스? 혹시
컴퓨터에연관된 건가? 누구 붙잡고 속시원히 물어 볼 수도 없고? 학교
다닐 때 컴퓨터의 컴자만 들으면 등돌렸던 때가 생각나는 군. 왜 그랬
었지? 그래 첫 미팅 때 전산과의 맘에 들었던 아리따운 아가씨한테 컴맹 이라고 망신을 당한 후 그 증세가 시작되었지. 컴퓨터 회피증. 취업을 위해 학원을 다니는 등 많이 나아졌지만 지금도 두렵기는
마찬가지지. 자네. 또 무슨 생각을 그렇게 골똘히 하고 있나? 내말 알아 들었나? 바이러스 조심하라구.
예. 알겠습니다. 얼른 대답을 하고 생각을 정리하기로 했다. 바이러스는 분명 컴퓨터와 연관있을 거라는 추측을 하고 백신은 바이러스를 예방하거나 고치는 걸 거라는 확신을 갖고 관리부 직원을 얼러서 바이러스는 컴퓨터에 침투해서 시스템을 파괴하거나 불편하게 만드는 존재며, 주로 통신이나 디스켓을 통해서 감염되니 파일을 디스켓에 카피해 옮겨 사용할 때는 상당한 주의가 필요하다는 것을 파악할 수 있었다. 그 정도만이라도 알게된 것은 정말 다행이었다. 바이러스가 나타나도 개망신은 안 당할 것 같았다.
그런데 바이러스가 어떤 성질을 가진 존재인지 알아낼 수 없었다. 그는 단지
유형의 존재일 거라는 생각을 했다. 그는 관리부에서 파일을 카피 받은 후 사무실로 돌아왔다. 그리곤 학원에서 배웠던 기억들을 되짚어보기 시작했다.
디스켓을 넣고 불러오기 명령에서 A드라이브의 파일을 읽어들인다.
그리고는 출력. 그러면 끝. 너무 쉽다는 생각에 웃음마저 터져 나왔다. 그는 얼른 디스켓을 넣고 아래한글에서 파일을 불러 들였다.
그런데 이게 무슨일. 모니터의 화면이 찌지직거리면서 본체에서는 삐익 삐익 소리까지 나는 것이었다. 분명 큰 일이 일어난 게 분명했다. 여직원들과
과장님이 달려오고, 무슨 일이냐고 다그쳤다. 그는 자신도 잘 모르겠다며 디스켓을 넣고 파일을 여는 순간 이런 일이 생겼다고 당황스러운 표정으로 말했다. 혹시 이거 바이러스 아냐? 자네. 바이러스 체크는 안해봤나?
과장님. 빨리 처리해야겠다는 일념으로 미쳐 생각지도 못하고, 그만...
디스켓을 받아오면 여러 번 털어서 바이러스를 모두 제거한 후 넣었어야 했는데.. 그 말을 듣자 모두들 어안이 벙벙해졌다. 지금 사태가 심각한데 농담을 하는 건가? 이 친구 똘아이 아냐? 모두들 그런 생각을 할쯤.
과장 또한 아까처럼 장난 투로 얘기하는 건 아닌지 반신반의하면서 말했다.
이 사람아. 디스켓을 받아오면 백신으로 검사하고 치료를 했어야지. 안 그래?
컴퓨터에 대해 잘 안다는 사람이 왜 그리 경솔하게 행동했어?
그러자 또 망신을 당할 것이 두려워 넘겨짚어 이렇게 말했다.
과장님. 제 불찰입니다. 오늘 출근하면서 동네 약국에 들러 백신을 좀
사두려 했는데 마침 정기휴일이었습니다. 그리고 저는 백신이 없을 경우 예전부터 민간요법처럼 디스켓을 깨끗이 털어 바이러스를 모두 떨구고 사용했습니다만 오늘은 경황이 없어서 그만. 죄송합니다. 제 불찰입니다.
장난이나 농담 투로 얘기하는 것이 아니었다. 사무실에 있던 사람들은 그의 말을 듣자 모두 아연질색하고 할 말들을 잊었다.
말도 안돼 하면서 과장님은 입에 게거품까지 물었다.
그후 일은 안 봐도 뻔한 일. 그는 IMF실업자 반열에 우뚝 설 수 있었다.
컴맹이라는 이유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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