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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던파폐인멀록
작성일 2006-04-16 19:22:46 KST 조회 1,465
제목
현대시개사 수험생버전-네이버붐펌
고향
-백석



나는 북관(北關)에 혼자 앓아 누워서
어느 아침 의원(醫員)을 뵈이었다.
의원은 여래(如來) 같은 상을 하고 관공(關公)의 수염을 드리워서
먼 옛적 어느 나라 신선 같은데
새끼손톱 길게 돋은 손을 내어
묵묵하니 한참 맥을 짚더니
문득 물어 고향이 어데냐 한다
평안도(平安道) 정주(定州)라는 곳이라 한즉
그러면 아무개씨(氏) 고향이란다.
그러면 아무개씨(氏)를 아느냐 한즉
의원은 빙긋이 웃음을 띠고
막역지간(莫逆之間)이라며 수염을 쓸는다.
나는 아버지로 섬기는 이라 한즉
의원은 또다시 넌즈시 웃고
말없이 팔을 잡아 맥을 보는데
손길은 따스하고 부드러워
고향도 아버지도 아버지의 친구도 다 있었다.





상담

-원작 백석, 개작 대한독립군

나는 교무실(敎務室)에 혼자 걸어 들어가

어느 저녁 담임(擔任)을 뵈이었다.

담임은 야차(夜叉)같은 상을 하고 목제(木製)의 막대를 움켜쥐어

먼 옛적 어느 나라 장수 같은데

분필가루 짙게 묻은 손을 내어

서류철을 한참 넘겨 보더니

문득 물어 지망이 어데냐 한다

서울의 X대(大)라는 곳이라 한즉

그러면 수능을 다 맞겠느냔다.

그러면 XX대(大) 혹 되느냐 한즉

담임은 슬며시 조소를 띠고

상향지원(上向志願)이라며 서류를 덮는다.

나는 대성으로 가야할 이냐 한즉

담임은 또다시 넌지시 웃고

말없이 서류 펼쳐 보여 주는데

눈길이 지나가는 칸칸마다

평어도 백분율도 모의고사 점수도 다 낮았다.











엄마야 누나야


엄마야 누나야 강남 살자.

뜰에는 반짝이는 금모래빛,

뒷문 밖에는 합격의 노래,

엄마야 누나야 강남 살자.


<작품의 이해>

이 시는 각 행 모두 3음보의 리듬을 사용하여 대학에 대한 눈물어린 동경을 진솔하게 노래함으로써 참여시의 완벽한 음악화를 이룬 작품이다.



'강남'으로 대유된 성공적인 대학진학을 위한 학원 등록을 그리워하는 시인의 마음은 '엄마야 누나야'라는 어린아이의 호칭을 사용할 정도로 순수하다.



그가 엄마, 누나와 함께 살고 싶어하는 '강남'은 그에게 수능점수와 진학을 보장해 주는 삶의 장으로서, 명문대학에의 진학을 이상으로 하는 보금자리를 뜻할 수도 있고, 당시 현실 상황에 견주어 볼 때는 교육부의 모진 압제를 벗어난 어떤 이상향일 수도 있다.



그러나 시인이 꿈꾸는, '합격의 노래'가 들려오고 금빛 모래(높은 땅값을 의미함)가 반짝이는 그 곳은 꿈의 세계만큼이나 도달할 수 없을 것 같은 서러운 정감을 느끼게 해 준다.









고삼이면 공휴일이 없을껄!



막일꾼은 비 오면 쉬고
회사원은 주말이면 쉬고
경비원은 격일제로 쉬고
택시기사는 이틀에 한 번 쉬고
선생님은 방학이면 쉬고
농부는 겨울이면 쉬고

중학생은 시험 끝나면 쉬고
배우는 연습이 끝나면 쉬고
애기엄마는 애기 자면 쉬고
고삼인 나는
언제 쉬냐?



-원작 : 원태연, '사랑하면 공휴일이 없을껄!'




막일꾼은 비 오면 쉬고
회사원은 일요일이면 쉬고
경비원은 격일제로 쉬고
택시기사는 이틀에 한 번 쉬고
선생님은 방학이면 쉬고
농부는 겨울이면 쉬고

수험생은 시험 끝나면 쉬고
배우는 연습이 끝나면 쉬고
애기엄마는 애기 자면 쉬고
널 그리는 나는
언제 쉬냐?




고삼(高三) 수험생



밤마다 고요히 보도를 밟고 와서
책상위에 교재를 촥 펼치고는
그만 졸음에 못이겨서 털썩 잠이드는
고삼 수험생.

대학에 젖은 꿈이
고삼 수험생을 부르면
그는 갔다올게 소리를 치며
온 자취도 없이 다시 등교해 버린다.

날마다 모의고사마다 피곤해지는
고삼 수험생 .



-원작 : 김동환, '북청 물장수'




새벽마다 고요히 꿈길을 밟고 와서
머리맡에 찬물을 쏴 퍼붓고는
그만 가슴을 디디면서 멀리 사라지는
북청 물장수.

물에 젖은 꿈이
북청 물장수를 부르면
그는 삐걱삐걱 소리를 치며
온 자취도 없이 다시 사라져 버린다.

날마다 아침마다 기다려지는
북청 물장수.




고교에서



학교에 굽은 청소년들.

하루의 수업을 끝낸

저 청소년들의 여린 어깨에 매인

가벼워지지 않고 줄어들지 않는

무거운 가방.

교과서와 정석책이 들은

그 가방



-원작 : 김춘수, '부두에서'



바다에 굽은 사나이들.

하루의 노동을 끝낸

저 사나이들의 억센 팔에 안긴

깨지지 않고 부서지지 않은

온전한 바다.

물개들과 상어떼가 놓친

그 바다





독서실



독서실에 앉은
고삼의 두 손에서는
끊임없이
열 문제씩
스무 문제씩
난해한 문제들이
튀는 오답의 꼬리를 물고
쏟아진다.

나는 서점에 가서
가장 신나게 두꺼운
문제의 묶음 하나를
집어 들었다.



-원작 : 전봉건, '피아노'



피아노에 앉은
여자의 두 손에서는
끊임없이
열 마리씩
스무 마리씩
신선한 물고기가
튀는 빛의 꼬리를 물고
쏟아진다.

나는 바다로 가서
가장 신나게 시퍼런
파도의 칼날 하나를
집어 들었다.




통곡(痛哭)



대학을 우러러
울기는 하여도
대학이 그리워 울음이 아니다.
두 발을 못 뻗는 이 책상이 애닯아
하늘을 흘기니
울음이 터진다
해야 웃지 마라
달도 뜨지 마라



-원작 : 이상화, '통곡'




하늘을 우러러
울기는 하여도
하늘이 그리워 울음이 아니다.
두 발을 못 뻗는 이 땅이 애닯아
하늘을 흘기니
울음이 터진다
해야 웃지 마라
달도 뜨지 마라





서울대



머언 산 서울대
넓은 대학교

산은 관악산
봄눈 녹으면

서울대학
위용 드러내는 샤자 마크를

수험생
맑은 눈에

도는
대학





-원작 : 박목월, '청노루'



머언 산 청운사(靑雲寺)
낡은 기와집

산은 자하산(紫霞山)
봄눈 녹으면

느릅나무
속잎 피어가는 열두 굽이를

청노루
맑은 눈에

도는
구름



수능



2005년 겨울
아침
경기도 어디의 학교
그해의 수능의 시험장 XX고(高)

학생은 조심조심 문제를 풀어가고 있었다.
울음을 터뜨린 한 고삼을 삼킨 것.
열 몇 해나 지나서도 누구나 그 난이도를 모른다.





-원작 : 김종삼, '민간인'



1947년 봄
심야(深夜)
황해도 해주(海州)의 바다
이남(以南)과 이북(以北)의 경계선 용당포(浦)

사공은 조심조심 노를 저어가고 있었다.
울음을 터뜨린 한 영아(孀兒)를 삼킨 곳.
스무 몇 해나 지나서도 누구나 그 수심(水深)을 모른다.

읽고난 심정:ㅅㅂ~... 나도이제 2년만있으면 고3이다


[이미지:549768]

이거는 제가 서명용으로 슬려고하는건데 누가 좀 xp서명사이즈로 바꿔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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