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모처럼 친구 둘이랑
밥과 술을 먹었습니다
1차는 갈비집에서
항아리 소갈빈가? 하여간 갈비와 소주를 10만원 조금 넘게 먹고
2차는 호프집에서 과일 안주에 호프 두잔씩 마셨습니다
친구들이 다 먼곳에 살고 또 술도 한잔했기때문에
저희 집에서 자기로 했습니다
호프집에서 나와 친구들과 저희 집으로 비틀거리면서 걸어가고 있는데
오토바이를 타고 치킨 배달 가는 배달원을 보던 한친구가
평택친구: 야 집에 맥주 있냐
나: 없어
평택친구: 그럼 편의점에서 맥주 사가서 집에서 치킨시켜서 한잔 더 하자
나, 안산친구: 그려! 그려!...뭔가 아쉽긴 했어...
편의점에서 맥주를 사고 집에 도착
자주 시키는 곳에 치킨을 시켰습니다
평소에는 11,000원짜리 먹는데 오늘은 과감히 13,000원짜리 닭다리세트
20분정도 있었더니
머리를 노랑색으로 염색한 22~24살 정도 먹은
처음보는 청년이 왔더군요...
평소에 나이드신 아저씨가 오셨었는데...^^
지갑을 보니 천원짜리 세장이 있더군요
치킨값은 13,000원 인데...-_-;;
그렇다고 카드도 안되구...
동네에 현금 지급기도 없구...-_-;;
나: 야! 나 돈없다...누구 10,000원만 줘봐...
이때 자기가 가져온 치킨만 뚫어지게 보고 있는 배달 청년
안성친구: 나도 천원짜리 4장밖에 없는데...
원룸이라 방이 작아서 그런지
오늘따라 유난히 치킨냄새가 말초신경을 자극하더라구요
조건반사적으로 입에 침이 고이고
이거 도로가져갈까봐 내심 마음이 조급해져
안되겠다 싶어
치킨을 집 주방으로 옮겨 놓구나서야 조금 안심되더군요
전 새로운 몸과 마음으로 시작해야된다고
화장실에서 큰거 누고 있는 친구에게 물었습니다
나: 야 돈좀 있냐?
평택친구: 뭐!...
나: 치킨왔는데 돈좀 있냐고 우리 둘이 돈이 없다
평택친구가 물내리면서 오더니
평택친구: 왜 돈 없냐? 나도 없는데... 근데 뭘 걱정하냐?... 아저씨!
배달청년: 예...
평택친구: 아저씨! 이따가 뼈 찾으러 올때 드릴께요...^^
배달 청년 한치의 의심이나 망설임없이...
배달 청년: 예! 알겠습니다... 뼈는 문앞에 내놔 주세요...그럼 맛있게 드세요...^^
뭔가 조금 찝찝했지만...
치킨냄새에 반은 미친 저희들은
창밖으로 경쾌하게 울리는 오토바이 시동소리를 들으며
저희들은 치킨과 맥주를 세팅하기 시작했습니다...
정말 즐거운 일이죠...^^
치킨박스를 개봉하는 일은
5분후 다시 들리는 오토바이 소리
다시 울리는 초인종소리
문을 여니깐
얼굴이 하얗게 질린 배달청년이 서 있더군요...
나: 무슨...왜?
배달청년: 저기 치킨은 뼈 찾으러 안 오는데요...-_-;;
순간 조용해 지고
조금 있다가 배달원과 우리들은 한없이 웃었습니다...
무슨 중국요리도 아니고...
치킨시켜먹고 뼈찾으러 올때 돈준다는 사람이나
그걸또 "예"하고 가는 배달원이나
치킨냄새에 환장해 판단력을 잃은 사람이나
하는 수 없이 호주머니를 털털터니
9,000원이 되더군요
모두 주차장에 내려가서 자기차에 있는 동전들을 꺼내서
치킨값을 지불했습니다...^^
배달원이 그러더군요...
중국집 배달하다가 치킨집으로 옮긴지 3일 됐다고
그래서 잠시 착각했다고
출처는 웃긴대학-웃긴유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