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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DathVader
작성일 2008-03-31 21:14:49 KST 조회 1,683
제목
21세기 어느해의 대선풍경
- 지금 인터넷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정계나 공직에 진출할 나이가 되면, 이런 일도 일어나지 않을까 싶어서 써봤습니다.

20##년 대한게임국 대선은 환나라당 이병맛 후보와 쉰한국당 박군해 후보의 대결로 압축되었다. 선거기간 전부터 신경전을 펼쳤던 두 후보는, 선거기간에 돌입하자마자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서로를 비난하기 시작했다. 과거를 들추어내서 상대후보를 공격하는 전법은 비난의 기본이었다. 그리하여 리 후보의 도곡동 땅이, 위장전입이, 박 후보의 불륜관계가, 세금 포탈이 드러났다. 상대 후보의 비밀스런, 어두운 과거를 캐서 폭로하는 '저격수'들이 한 것이었다. 그러나 이들이 상대 후보를 '쏘아'대도, 여론조사 지지율은 변하지 않은 채 그대로였다. 유권자들은 대선때마다 터지는 흔해 빠진 비난에 지쳐버린 건지도 모른다. "이병맛 후보의 KBB비리요? 솔직히 경제만 살리면 되는 거 아닌가요?" 시민들은 기자의 인터뷰에 이렇게 대답했다고 한다. 부경운하가 뚫린지 ##년이 지난 지금도, 대한게임국의 경제는 왜인지 나아지지 않았다.

한편 지지율을 깎아먹지 못해 안달이 난 두 후보의 '저격수'들은 비장의 무기를 쓰게 된다. 시작은 박 후보 쪽에서였다. 박 후보의 '저격수'는 이 후보가 20대시절에 인터넷에 쓴 글을 공개했다. 그에 따르면 이 후보는 인터넷 사이트 'CD 인사이드'의 미연시(미소녀 연애 시뮬레이션) 갤러리 에서 활동한 것으로 되어 있었다. 이 후보가 썼던 글이 적나라하게 펼쳐졌다. "나나코가 귀엽지, 나도 좋아해", "여동생 가지고 싶다는...", "여기가 말로만 듣던 나나코쨩 갤러리인가요?" 이 후보가 쓴 글들은 하나같이 2D미소녀 캐릭터에 관한 것이었으며, 그가 좋아한 캐릭터도 하나같이 '18세 이하로 보이는' 것들이었다. 쉽게 말하자면, 그는 로리에 헉헉대는 '오타쿠'였다. 그의 록커처럼 생긴(지지자들은 그가 마릴린 맨슨을 닮았다고 한다) 외모로는 그 누구도 추측하지 못했던 사실이었다.

신기한 건 경제만 살리면 된다던 유권자들이 이 '떡밥'에 반응한 것이다. 그 결과 이 후보의 지지율은 대폭 내려갔다. 전문가들은 "아마도 후보들은 자신들처럼 인터넷에서 찌질거리지 않았을 거라는 유권자의 기대심리가 작용한 건지도 모른다." 라고 분석했다. 하기야 2D미소녀에, 그것도 어린 여자아이에 흥분하는 대통령을 누가 좋아하겠는가?

'로리콘 떡밥'에 당한 이 후보 측에서도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 이번에는 리 후보의 '저격수'들이 나설 차례였다. 그들 역시 박 후보가 인터넷에 쓴 글을 가지고 나왔다. 인터넷 포탈 '나베르'의 카페 게시물이었다. 거기에는 박 후보가 만화 캐릭터를 소재로 동성애 만화를 그린 것이 포함되어 있었다. 그녀가 남성끼리 '커플링'을 한 소재는 만화 뿐만이 아니었다. 성우, 연예인, 판촉물의 캐릭터를 넘어, 전 현직 정치인들도 그녀의 '수비범위'에서 빠져나오지 못했다. 박 후보는 이를 강력 부인 했으나 그녀 역시 떨어지는 지지율을 막지는 못했다. 유권자들은 '동인녀'를 대통령으로 뽑아서 미국과 일본의 국가원수를 커플링 시키는 꼴을 볼 정도로 멍청하지는 않았다.

두 후보는 자신의 과거에 대해서는 극구 부인하면서도 (이 후보는 연설 중에 "취향이니 존중해달라"고 외쳤다고 한다.), 상대방의 과거를 들춰내기에 여념이 없었다. 이미 떨어진 지지율을 살려낼 방도가 없었는지, 같이 죽자는 속셈이었다. 이 후보의 방 사진이(캐릭터가 그려진 침대 커버와 배게가 있었다.), 박 후보의 코믹월드 출전 사진이(사진 속의 박 후보는 코스프레를 하고 있었다. 사진을 본 사람들은 통증을 호소하며 안과로 갔다고 한다.) '저격수'를 통해 공개되었다. 하나같이 두 후보를 불편하게 하는 과거였다. 그들은 상대방의 기록을 들춰내면서, 자신이 예전에 올렸던 글과 사진을 지우지 못한 것을 후회하고 있었다.

그 와중에 공하당 혀경영 후보는 직접 자신이 썼던 글을 공개했다. 그가 20년 전부터 CD인사이드 정치-사회 갤러리에 쓴 것들이었다. 그가 쓴 글들은 단 하나의 제목으로 통일되어 있었다. "대한게임국은 혀경영만 믿고 가자..." 혀 후보는 20년 전부터 대통령의 꿈을 키우며 하루도 빠짐없이 꾸준히 갤러리에 글을 써 온 것이었다. 혀 후보의 진정성과 근성에 유권자들은 감동했다. "혀 후보야말로 이 시대의 진정한 근성가이입니다?" 이 후보와 박 후보가 (인터넷에 썼던 글로) 서로를 비난하는 사이에, 혀 후보는 정반대로 그것을 역이용한 것이다. 그 결과 군소후보에 지나지 않았던 혀 후보의 지지율은 선거 5일 전부터 급상승했고, 그 지지율은 선거 당일에도 나타났다. 혀 후보는 50.4%의 압도적인 지지율로 대통령에 당선 되었다. '근성 대통령'의 탄생이었다.

참고로 대선기간동안 피터지게 서로를 비난한 이 후보와 박 후보는, 대선 후 정계에서 은퇴해 조용히 오덕질을 하고 있다. 최근에는 둘이 같이 코믹월드에 출전했다는 제보도 있다.





아 슈ㅣ발 덕후민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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