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손남원의 연예산책] 산이 높으면 골이 깊다는
증권가 격언이 있다. 이는 TV 예능 프로 시청률에도 적용된다. 하늘 높은줄 모르고 치솟던 시청률이
사소한
방송 악재나 제작진 매너리즘을 만났을 때, 날개없이 추락하기 때문이다.
KBS 2TV 일요일 예능 '해피선데이-남자의 자격'은 최근 완전히 물이 올랐다. '1박2일'의 보조 코너 취급을 받던 건 옛날 얘기다. 오히려 예능 최정상의 '해피선데이' 시청률이 '1박2일' 위기론에도 불구하고 쑥쑥 오르는 게 '남격' 덕분이라고 평가받을 정도로 자리를 잡았다.
'남격'의 급성장에는 지난 여름동안 시청자를 울리고 웃긴
감동 드라마 '남격
합창단'이 한 몫을 단단히 했다. 26일 대단원의 막을 내린 합창 도전 특집을 통해 '남격'은 고정 멤버 외에 수많은
스타를 쏟아냈고 방영 때마다 숱한 화제를 몰고 다녔다.
그리고 그 중심에
지휘자 박칼린이 있다. 지난 두달동안 '남격'의
리더는 이경규나 김국진, 김태원 등 고참 멤버들이 아닌 사실상 박칼린이었다는 사실을 부정하기 힘들다.
'합창단 도전'이라는
과제의 특성상 지휘자가 갖는 막강한
카리스마를 부인하기 힘든 게 첫 째 이유다. 둘째는 박칼린 자신이 보여준 재치와 순발력 등 개인적 예능 감각이고 셋째는 합창단의 성공을 위한 그녀의 열정이다.
결과적으로 박칼린의 '남격' 지휘는 대성공을 거뒀고 상대적으로 기존 '남격'에
리더십 부재가 있지않았나 라는 의구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경규와 김태원 등은 박칼린의 존재 아래서
웃음 코드를 유발하는 멤버 가운데 일원으로서 제 역할을 다했지만
프로그램 전체를 끌고가는 동력을 발휘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물론 이번에는 '합창단' 특집이라는 특수 조건을 감안해야된다. 하지만 지금까지의 '남격'을 봤을 때도 멤버들의 활동량을 강조하는 리얼 버라이어티 성격이 강했을 때는 이경규 김국진 등 노장급들의 활약이 부진했던 게 사실이다.
'남격' 신화의 화려한 신호탄을 쏘아올린 박칼린과 배다해 선우 등 나머지 외부 합창단 멤버들은 지난 주말로 배에서 하선했다. '제7회 거제전국합창경연대회'에 출전한 '남격' 합창단은 20개 참가팀 중 맨 마지막 순서로 무대에
올라 준비한 두 곡을 열창했고 장려상을 수상했으며 합창단 리더 박칼린
음악감독은 결국
폭풍 눈물을 쏟아냈다.
여기서 '남격'의 딜레마는 출발한다. 박칼린의 폭풍 카리스마의 부재를 앞으로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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