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 메이커 치킨집의 변화]
-통큰치킨이 없었을 때-
오늘도 10시에 사장님은 점포의 문을 엽니다. 그리고 가게안으로 넣어뒀던 연예인 입간판을 밖으로 빼냅니다.
30분 후 본사에서 사은품을 팔러 옵니다. 사장님은 그것을 다 계산한 후 오늘 얼마만큼의 닭을 팔아야 이 손해를 메꿀지 계산합니다.
사장님들은 어제 사용했던 닭튀김용 기름에 불을 지핍니다. 물론 어제 버렸어야 맞지만, 자주 바꾸면 손해를 보기 때문에 애써 무시합니다.
첫 주문이 걸려옵니다. 사장님은 냉동실에서 브라질산 닭을 꺼냅니다.
원래 정가는 천원도 안되지만, 본사에서 강압적으로 이런 닭들을 5천원씩 판매하기 때문에 어쩔수가 없습니다.
알바생이 치킨값을 받아 왔습니다. 또다시 가맹비로 나갈 생각을 하니 돈을 벌어도 번것 같지 않습니다.
장사가 다 끝난 10시, 사장님은 기름 범벅이 된 옷을 갈아입으며 오늘 하루를 정리합니다.
수많이 먹었던 욕들, 코끝을 찌르는 기름냄새, 본사에서 받는 가맹비등 생계걱정에 잠을 못이룰 것 같습니다.
자신이 대학에서 꿈꿔왔던 삶은 이게 아닌데.....
-통큰치킨이 생기고 난 후-
오늘도 10시에 사장님은 점포의 문을 엽니다. 그리고 웃는 얼굴로 자신의 이름을 건 치킨집 간판을 내놓습니다.
오늘 기름은 새로 갈았습니다. 프랜차이즈점에서 나온후론 이런일이 많아졌습니다.
롯데마트에서 처음 치킨을 판다고 했을 때, 생계를 이어가지 못할것 같았으나
롯데마트가 치킨가격의 부당함을 없애면서, 자신을 프랜차이즈업계의 마수에서 꺼내준것 같아 생각만 해도 미소가 나옵니다.
첫 주문이 걸려옵니다. 사장님은 냉동실에서 국내산 냉장육을 꺼냅니다.
정가 3천원. 매일 도매시장에서 대규모로 사오기 때문에 늘 신선하고 좋은 닭만을 사용하십니다.
알바생이 배달을 마치고 왔습니다. 7000원. 좋은 가격과 크기로 경쟁하니 주민들의 주문이 잦습니다.
장사가 다 끝난 10시, 사장님은 웃음범벅된 옷을 갈아입으며 오늘 하루를 정리합니다.
웃으며 받았던 전화들, 손에 돈이 직접 들어오는 재미에 하루하루가 즐겁습니다.
비록 자신이 공부했던 것과는 많이 다르지만, 이것이 행복이라고 생각하며 하루를 마칩니다.
[가정의 변화]
따르르릉....
"그래, 우리 딸 왠일이니? 아빠 지금 집에 가는 중이야~"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아빠, 저 치킨 먹고시퍼효.... 오늘 철수네 마싯는고 먹으로간데효...."
-롯데치킨이 없었을때-
"어? 어... 알았어 아빠가 사가지고 갈게..."
아버지는 주머니를 뒤져서 만원을 찾습니다. 지난 일주일간 편의점에서 점심을 때워온 아버지의 꼬깃꼬깃한 만원짜리 지폐를 꺼냅니다.
아버지는 비비큐치킨집 앞으로 갑니다. 치킨이 튀겨지는걸 보고 치킨집앞에서 계속 서성입니다. 머릿속엔 딸이 실망할 모습에 가슴속이 무거워집니다.
아버지는 무거운 발걸음으로 집앞으로 갑니다. 딸이 아버지를 반깁니다.
"아빠! 어서오세요. 치킨은요?"
"미안해... 오늘 치킨집 영업 끝났대..."
아버지는 자신의 처지가 안타까워 오늘도 소주 한병으로 저녁을 때웁니다.
-롯데치킨이 생기고 난 후-
"그래, 우리딸 치킨 먹고싶어? 그래 아빠가 빨리 사가지고 들어갈께 우리딸 기다려^^"
아버지는 가벼운 마음으로 롯데마트를 갑니다.. 주머니에서 꼬깃꼬깃 세월의 흔적이 뭍어나는 5천원 짜리 지폐를
꺼내듭니다.
"치킨 하나 주세요~"
점원에게 건내는 그의 손톱에는 미쳐 씻지 못한 기름때가 뭍어 있습니다..
양 껏 담긴 치킨 박스를 들고 아버지는 집에서 기다리고 있을 딸을 생각하며 모처럼 함박 웃음을 짓습니다.
그날 치킨 앞에 둘러앉은 단칸방 세가족은 모처럼 웃음꽃이 피었습니다.
치킨도 울고 아버지도 울고 창밖의 달도 울었습니다...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