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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인생의고통
작성일 2011-02-22 20:48:28 KST 조회 3,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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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수정)훈련소에서 퇴영한 것에 대한 반성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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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만 원이 제 자신입니다.)


제가 훈련소에 들어간 날

저는 제 자신이 4주를 무사히 버틸 수 있으리라 믿었습니다.

현역도 아닌 공익이었기 때문에 그러한 믿음은 더욱 더 확실시 되어있었고 약간의 오만함까지 섞여있었다고 봐도 될 정도였습니다.

제식훈련을 받으며 제가 사용할 총기를 지급받고 손질하는 순간까지도 저는 훈련소 생활을 편하게 보낼 수 있으리라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영점사격 훈련을 하더누 바로 그날, 저의 생각이 무참하게 박살나버렸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영상매체로만 접해오던 총소리를 두 귀로 듣는 그 순간, 저는 알 수 없는 두려움에 휩싸여 뒷걸음질 쳤습니다. 중대장님께서 직접 어깨까지 주물러주시면서 안정을 취하라 해주셨지만 불안감은 쉽게 가시질 않았고, 제 자신이 직접 사격을 한 바로 그 순간에 저는 깨달았습니다.

총의 방아쇠를 당기는 그 순간, 소염기에서 불꽃을 내뿜으로 총알이 나가는 바로 그 순간, 총구에서 나는 맹렬한 소리가 생명의 숨소리를 죽이는 잔혹한 소리라는 것을 알아버린 것입니다. 그 사실을 알아차리자마자 저는 엄청난 공황상태에 휩싸이게 되어버렸고, 결국 수많은 훈련병들 사이에서 유일하게 사격장에서 기절해버린 훈련병이 되어버렸습니다.

군 병원을 갖다오고, 바깥에서 지급받은 진정제의 양을 6배로 늘렸지만 저의 불안감은 진정되질 않았고 이따끔씩 머리 속에서 방아쇠를 당겼던 그 순간을 떠올리며 숨이 턱하고 막히는 것을 느끼고 잠을 자는 도중에도 몇번씩이고 일어나 주위를 살펴보고, 꿈쏙에서도 그 방아쇠를 당겼을 때 난 총소리가 계속해서 들리는 바람에 잠을 제대로 잘 수 없는 상태가 되어버렸습니다.

심지어는 군병원 국군방송에 나오는 총소리를 들으며 두려움에 휩싸여 몸을 둥글게 말고 두 귀를 막으면서까지 소리를 듣지않으려는 상태가 되어버렸습니다.

결국 제 부대의 소대장님께서는 제가 정상적인 훈련을 받을 수 없으리라 판단하시고 퇴영을 권유하셨고, 제 자신도 이 상태가 계속 유지되면 저 뿐만이 아닌 다른 전우들에게까지 폐를 끼치게 될 가능성이 높다 판단하여 퇴영하기로 결정하게 되었고, 결국 이렇게 바깥으로 나와버리게 되었습니다.

지금 이 시간에도 수많은 대한민국의 청년들이 군 훈련소에서 훈련을 받으면서 진정한 남자로 거듭나는 과정을 거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겨우 총소리에 놀라 훈련소를 뛰쳐나온 겁쟁이일 뿐입니다.

아마 저같은 훈련병은 오천만 대한민국 국민들 중에서도 저 하나 뿐일 것이라 생각합니다.

과거부터 정신적인 문제로 치료받아왔기 때문에 생긴 일이라는 구차한 변명은 하지 않겠습니다. 전 그저 토끼보다도 못한 겁쟁이 성인 남성에 불과할 뿐입니다.

지금도 계속 훈련을 받고 있는 수많은 훈련병과, 이미 제대하고 정상적인 사회생활을 누리고 있는 대한민국 수많은 남성앞에서 저는 무릎을 꿇고 이미가 깨질때까지 고개숙여 용서를 빌어야 하는 사람이고 논산훈련소 23연대 2교육대 7중대에 계신 분들께도 목에서 피가 나올 때까지 소리높여 사죄의 목소리를 내야하는 사람입니다.

그러니 이 글을 보시는 모든 분들께 말씀드리겠습니다.

저를 용서해주지 마십시요.

저를 있는대로 마음껏 비난해 주십시요.

다른이에게 향하던 원망을 저에게 퍼부어주십시요.

저에게 침을 뱉고 있는 힘껏 돌을 던져 상처를 내주십시요.

저는 그런 고통을 당해도 싼 겁쟁이입니다.

23연대 2교육대 7중대 112번 훈련병 배문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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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플 아이콘 HolyHydra (2011-02-22 20:57:59 K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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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슬녀들은 총 들자마자 후들거릴텐데
왜 이분은 욕을 들어야하나?
베플 아이콘 북여우 (2011-02-22 21:00:28 K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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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문제를 인정하고 직면하는 사람은 절대 겁쟁이가 아닙니다
아이콘 HolyHydra (2011-02-22 20:57:59 K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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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슬녀들은 총 들자마자 후들거릴텐데
왜 이분은 욕을 들어야하나?
be회원 (2011-02-22 20:59:59 K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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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잘못된 자기비난입니다.
그럴수도 있긴 합니다만...
그건 님의 기준일뿐 다른사람들은 방아쇠를 당길때 기분이 저마다 다를껍니다.
아이콘 북여우 (2011-02-22 21:00:28 K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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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문제를 인정하고 직면하는 사람은 절대 겁쟁이가 아닙니다
be회원 (2011-02-22 21:02:12 K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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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전쟁이 난다면 그런 사정을 들을수가 없겠죠.
살아봐야할테니까요.
저도 솔직히 방아쇠를 잡을때 겁은 났습니다.
공포탄으로만으로도 겁을 엄청 냈습니다.(2~3번 쏘니까 익숙해져버렸지만...)
일단 이런다고 반성이 되는게 아니라 글을 지우셔서 차분히 생각을 해보시길 바랍니다.
아이콘 귀챦이스트 (2011-02-22 21:03:22 K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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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총 쏴보면 소리가 만화나 영화로 보고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크긴 합니다
귀에 상당히 안좋습니다
그렇다고 일반인이 듣고 공포에 떨거나 기절하는 무서운 분위기의 소리는 아니지만..
아이콘 creepday (2011-02-22 21:12:52 K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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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을 쏠때 소리랑 탄환나가는거만 생각하면 아무렇지도 않게 쏠수있지만 이게 살상무기이고 사람이 맞았을떄 장면이 떠오르면 충분히 공포심이 생길수 있을 것 같네요; 저도 고소공포증이 있는지라 높은곳에 있는사람만봐도 떨어지는게 자꾸 상상되서 무섭더군요
아이콘 [Rednada] (2011-02-22 21:13:44 K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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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정도면 정신적인 문제같네여... 정확히는 모르겠습니다만 일종의 공황장애?

암튼 위에도 어느분이 적으셨듯이 자신의 문제를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저런 모습은 겁쟁이가 아닙니다.

오히려 용감한 사람이죠.

다만 보통사람과는 조금 다른 사람일뿐이죠...
아이콘 블킹씨 (2011-02-22 21:19:24 K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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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라우마겠죠 힘들겠네
고철덩어리거인 (2011-02-22 21:29:35 K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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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총소리 먼가 좋아서 사격할때마다 귀마개 안끼고 쐈는데 ㅎㅎ

불쌍한 양반이네 ㅋ
아이콘 울레기리스크 (2011-02-22 22:28:45 K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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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히려 약간 어느쪽의 두뇌가 과도하게 발달한것같은데
모험정신 (2011-02-22 22:50:55 K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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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히 해줄말이 없네.
아이콘 인아이어 (2011-02-22 23:53:25 K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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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에게 문제 생겼을 때 남탓을 하는 사람이 있는 반면 과도하게 자신 탓으로 돌리는 사람이 있죠. 저 분은 후자인데 사람들에게 일부러 욕이라도 먹어야 안정이 되실 정도로 좀 심하시네요. 굳이 저렇게 자책하실 필요없다고 다들 생각할 겁니다.

고소공포증이 있는 사람은 자신이 갑자기 훅 떨어질 거 같은 예상이 원하는 바와 다르게 너무 머리 속에 맴돌아서 보는 것만으로도 후둘거리죠. 저분은 총을 직접 쥐고 소리가 나자 극단적으로 뇌가 반응하는 듯 하네요.
방랑의_진유온 (2011-02-23 00:25:05 K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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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그러고보니 총소리 좋아하는 사람들도 있다고 얘기들었는데... ㅎㅌㅌ하군
아이콘 메론소주 (2011-02-23 01:20:08 K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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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심정 충분히 이해 가는데.. 훈련소에서 맨처음 총쐈을때 고막 터진줄 알았는데.. 위잉 소리가 1주일 넘게 갔음.. 하지만 자대를 60미리 박격포 배치받고 일병 말때까지 60미리 탄 쏘는데 총소리는 그냥 뭐 동네 개짖는 소리 정도였음요..그러다 상병달고 자대가 신교대랑 합체되면서 신교대 조교로 갔는데 한달에 한번씩 총소리 수백발씩 들으니 뭐 이건 딱딱 소리밖에 안되더군요..
결국 사회나와서 난청으로 고생중입니다. 근데 자아비판이 좀 심하시네요. 총 잡기도 싫다고 교도소 생활 준비하는 사람도 잇는데 님은 그런사람보단 백배 천배 만배 나은듯. 정상적으로 입대해서 적절한 사유로 퇴소했는데 뭐가 문제임?? 님보다 여호와X증X 이 색1히들이 존1나 까여야됨. 토닥토닥
아이콘 스마라그도스 (2011-02-23 03:17:51 K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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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처럼 꼼수 부려서 안간게 아니므로 욕먹을 이유도 비난 받을 이유도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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