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고로 위 자료에 나와있듯이 실질적인 사전의 완간은 57년도에 이루어졌습니다. 안타깝게도 사전이 편찬되는 도중에, 6.25 전쟁이 일어나는 바람에 사전의 편찬 작업이 매우 늦어지게 되었습니다. 그 때는 다행히 원고를 보존할 수 있었다고 하더군요. 하여간 사전 편찬 당시, 사전을 펴낼만한 돈이 부족한 바람에 미국의 록펠러 재단에서 돈을 끌어다 편찬했다고 알고 있습니다. 당시 전후 사회적 여건이나 정권의 관심 상, 사전은 그리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아니었다고 하네요.
위의 자료를 보시면 아시겠지만 말모이 사전은 주시경 선생께서 추진하시다가 안타깝게도 주시경 선생 작고 후, 제대로 된 진행이 이루어지지 않다가 다시 조선어 학회의 발족 후, 조선말큰사전으로 사전 편찬작업이 진행됩니다. 이에 따라 1911년 착수했던 사전 편찬 작업은 1957년에 완간되면서 총 46년의 세월을 거치게 된 셈이죠. 사실 기존부터 서양인 선교사에 의해 사전 편찬 작업이 있어왔고, 조선총독부에 의해 최초의 근대적 사전이 편찬되기도 했고, 우리나라 사람에 의한 최초의 근대적 사전은 문세영에 의한 조선어 사전이 있었습니다만, 국어에 대한 의식과 인식, 우리 나라 사람이 쓰는 언어인 국어를 총체적으로 다루었다는 점에서(방언과 은어 등 실제 생활에서 쓰이는 대부분의 표현들을 담은 사전) '조선말큰사전'은 그 어떤 사전보다 큰 의미를 가진 사전입니다.
주시경 선생에 대해서 모르시는 분이 계실까봐 말씀드리지만, 주시경 선생님께서 운영하신 한글강습소에 의해 많은 학자들이 배출되었고(최현배, 김두봉이 주시경 선생님의 대표적인 제자입니다. 김두봉은 월북하는 바람에 잘 다뤄지지 않는 측면에 있지만, 주시경 선생의 수제자라 볼 수 있으며, 최현배 선생님은 여러분이 학교에서 공부하시는 학교 문법 체계의 근간을 이루신 분입니다.) 그 분들 덕택에 우리는 현재와 같은 문자 생활을 누릴 수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실례로 1933년에 있었던 한글법 맞춤법 통일안의 제정이나, 위의 자료에서 언급되는 사전 편찬 작업이 그에 해당하는 예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오늘 날, 현재 주시경 선생님의 계보는 [한글학회]가 잇고 있습니다.
또한, 우리가 자주 쓰는 '한글'이란 표현 역시 최남선과 주시경 선생님에 의해 만들어진 단어입니다. 여기서 '한'은 현대 국어 이전에 쓰이던 '크다'라는 뜻을 가진 '하다'라는 표현에서 와서 큰 글이라는 뜻을 의미한다고 보는 관점과 한(韓)민족의 글이다 하여 韓글을 의미한다고 보는 관점도 있습니다.
추가로,
우리 말 많이 사랑해주세요.
우리가 현재는 아무렇지도 않게 쉽게 쓰고 있는 말을
더욱 잘 알고자, 더욱 자유롭게 쓰고자 가슴과 머리를 쥐어뜯으며 노력하신 분들이 많습니다. 최소한 우리가 말에는 우리의 정체성이 드러나기 마련입니다. 남에게 침해받을 수 없는 저 정체성을 지키기 위해 많은 분들이 노력하셨고, 우리 역시 그 정체성을 가지고 살아가는 사람들입니다. 자칫 민족주의적 글로 오해될까봐 걱정되네요, 그저 남에게 침해받을 수 없는, 말의 정체성을 위해 노력하신 분들이 많고, 우리도 그 정체성의 자유를 누리고 있는만큼 더욱 우리 말을 소중히 여겼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