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도 어김없이 클림트의 작품을 활용한 '칸베 마모루' 감독.
엘펜리트 때에는 클림트의 가장 유명한 작품, <키스>와 <충만>을 활용하면서
그레고리오 성가와 같은 음악, Lilium과 함께 놀랄만한 오프닝을 선보인 바가 있습니다.
게다가 이번에는 오프닝에서가 아닌 본편 가운데에 나왔다는 점이 흥미로운데요.
이것이 과연 복선으로도 작용할 수 있을련지는 아직 미지수입니다.
그럼 어떤 장면에 클림트에 어떤 작품이 쓰였는지 간략하게 살펴보도록 하죠.

'하늘의 소리' 中

The Beethoven Frieze: The Hostile Powers. Left part, detail. 1902.
The Österreichische Galerie Belvedere, Vienna, Austria.
얼마 전에 예술의 전당에서 클림트전을 한 바가 있었고 그 중에서 <유디트I>과 함께
엄청난 관심을 받은 <베토벤 프리즈>입니다.
그 중에 위 장면은 <적의 무리들>이라는 패널로서 질병, 광기, 정욕, 문란한 성, 방종 등과
같은 부정적인 모든 것들을 담아낸 장면입니다.
'하늘의 소리'에서는 "날개 달린 악마"에게 사로잡힌 소녀들을 상징하는 것처럼 표현하고 있지만
본작에서는 <적의 무리들>이라는 이름 그대로
이 여성들이 괴물, 티몬과 함께 이 부정적인 것들을 상징하는 알레고리입니다.

'하늘의 소리' 中

The Beethoven Frieze: The Longing for Happiness Finds Repose in Poetry.
Right wall. 1902. The Österreichische Galerie Belvedere, Vienna, Austria.
악마에 의해 미로에 갖힌 소녀들이 천사들에게 받은 뿔피리를 이용해 탈출한다는 장면입니다.
클림트의 작품 중 위 장면과 일치하는 부분은
이 역시 <베토벤 프리즈> 중의 <행복의 열망> 오른쪽 패널로서 '황금 기사'로부터 구원을 받은
보답으로 '시'를 읊조리는 장면으로 희망과 행복의 시간이 도래함을 상징합니다.

'하늘의 소리' 中

The Beethoven Frieze: The Longing for Happiness Finds Repose in Poetry.
Right wall. 1902. The Österreichische Galerie Belvedere, Vienna, Austria.
역시 같은 작품의 일부분으로 '하늘의 소리'에서는 괴물의 잘린 목에서 계속 해서 불이 나오자
이를 막기 위해 몸을 바친 소녀들을 상징하고 있습니다만
본작에서는 "천사들의 합창"과 함께 행복의 시간이 왔음을 상징합니다.
이처럼 '하늘의 소리'에서는 클림트의 작품을 인용을 했으나 그 내러티브와 상징까지는
따라하지 않았음을 알 수 있습니다.

'하늘의 소리' 中

Tragödie (Tragedy). 1897. Black chalk, pencil and gold.
41.9 x 30.8 cm. 41.9 x 30.8 cm. From "Allegorien" Neue Folge,
Nr.66, 1897 published by the Vienna Publishing Company Gerlach & Schenk.
Historical Museum of the City of Vienna, Vienna, Austria.
이 장면은 사실 별의미 없이 집어 넣은 것 같습니다만 악마의 목을 잘랐다고 말하는 장면에서
나오는 것을 보아 이것과 맞추기 위해 넣은 것 같습니다.
클림트의 작품 <비극>과 일치하는 부분으로
마르틴 게를라흐의 『우의: 새로운 작품선집』을 위해 그린 작품입니다.
유머 포인트
애니본편이랑 클림트 작품이 가지는 의미랑
같은 부분은 하나도 없음.
즉 그냥 그림만 갖다 쓴 것일 뿐.
미술사를 공부한 사람이 보시면 상당히 웃길텐데,
아닌분들께서는 그냥 너그럽게 넘어가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