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5년...롯데가 정규 3위한 시즌
당시 야구의 야자도 모르던 초딩인 날 사직야구장에 데려가준 아버지가 자랑
이후 내가 16년째 꼴리건이 된건 안자랑
95년 이후 아버지께서 사업으로 바쁘셔서 제대로 쉬는 날도 없이 일해오셨고
우리 부자는 한번도 함께 사직 야구장에 다녀오지 못하였음.
한달전...아버지께서 암선고를 받으시고 직장도 그만 두시고 우리 가족 전체가 흔들리게 되었음.
2주간 항암치료 하면서 가족 모두가 눈물로 지새웠는데...하필이면 퇴원하는 날이 아버님 생신이었음...
아버님께 선물을 해드릴려고 필요한걸 여쭤봤는데 뜻밖의 대답을 들었음....
"롯데 플레이오프 야구표를 4장 구해다오"
예상밖의 답이라 이유를 여쭤봤는데...
"니가 어릴 적에 야구를 참 좋아해서 많이 데리고 다녔는데
아빠가 시간이 없어서 많이 못데려가줘서 속으로 많이 미안했다.
이젠 내가 시간이 많으니 함께 갈수 있겠구나.
나 혼자 가는건 의미가 없으니 우리 가족 다 같이 가도록 4장을 꼭 구해다오
그리고 바쁘겠지만 일요일에 같이 야구 볼수 있도록 하루만 시간을 내 주거라"
같이 얘기를 들은 나도 울고 엄마도 울고 동생도 울었음.
하지만 예매 시작 당일 서버 폭주로 나와 내 친구, 내 동생 모두 표 구하는데 실패하고
장당 5만원을 주고 암표 4장을 사서 야구장에 다녀왔음.
한순간도 긴장을 놓칠수 없는 명경기였음
정말....정말 오랜만에 우리 가족이 한 목소리로 응원을 하고....
함께 얼싸안고 웃고....뛰고....눈물을 흘렷음...
팽팽하던 경기가 어이없게 병살타로 끝나긴 했지만
우리 가족들에게는 정말 잊을수 없는 추억이 되었음.
경기가 끝나고 쓰레기를 치우는데 아버지께서 신문지 응원도구를 가방에 챙기시길래
왜 그러냐고 여쭤보니...
"다음에 또 올때 가져 와야지.
이젠 내가 언제든 시간을 낼수 있으니 너만 아빠에게 시간을 좀 내다오"
암 투병으로 당신이 가장 힘드실텐데도
못난 아들을 신경써주는 우리 아버지가 제일 자랑임.
아버지...꼭 완치 하시길.........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