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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아이콘 [슈웅포격기]
작성일 2012-04-07 20:18:15 KST 조회 3,6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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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무덤에 아이팟을 같이 묻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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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교 2년생 다훈이(14·가명)는 초등학교 때부터 공부 잘하고 부모 말 잘 듣는 '착한 아이'였다. 성적이 오르면 엄마 얼굴은 밝아졌다. 성적이 조금이라도 떨어지면 차가워졌다. 다훈이는 자기 만족보다 엄마에게 인정받기 위해 열심히 공부했다.

부모는 다훈이가 외고에 들어가기를 바랐다. "중1 때부터 성적이 좋아야 좋은 고등학교, 좋은 대학에 갈 수 있다"고 했다. 하지만 다훈이의 희망과 학교생활, 친구 관계에는 무관심했다. 가슴이 답답할 때마다 여자친구를 사귀고 싶은 생각이 들었지만 지워버렸다.

부모의 뜻을 거스를 생각도, 용기도 없었다. 외고 진학을 목표로 열심히 영어학원을 다녔다. 엄마가 사준 영어원서도 열심히 읽었다. 중1 땐 상위권 성적을 유지했다. 엄마는 "조금만 더 열심히 하면 전교 1등도 할 수 있다"고 격려했다. 다훈이의 7평(23.14㎡) 공부방 한쪽 면은 영어와 제2 외국어 대비용 독일어 참고서로 가득 찼다.

중2 1학기 성적이 반에서 하위 30%로 곤두박질쳤다. 그래서 시험 2~3주 전부터는 새벽까지 공부했다. EBS 교육프로그램을 시청하고, 학원에 열심히 다녔다. 친구들과 놀지도 않고, 과외도 했지만 한번 떨어진 성적은 오르지 않았다. 수학·영어 이동식 수업 중급반 수업을 들었던 다훈이는 2학기엔 하급반으로 내려갔다.

다훈이는 경찰이 되고 싶었다. 케이블TV의 < 현장추적 사이렌 > 을 보면서 경찰을 동경하게 됐다. 형사가 사흘 밤낮을 고생해 잡은 범인에게 수갑을 채우는 장면을 보며 희열을 느꼈다. 장난감 수갑을 구입해 친구 손에 채우는 놀이를 좋아했다. '미란다 원칙'을 읊을 때면 진짜 경찰이 된 것 같았다. 그러나 성적이 떨어지면서 '경찰놀이'는 끝났다. 좋아하던 리모컨 자동차 조립놀이도 그만뒀다. 엄마가 "공부에 방해가 된다"고 했기 때문이다.

가족의 태도는 180도 바뀌었다. 순위가 떨어진 성적표를 가져간 날 엄마는 다훈이에게 처음으로 심한 욕설을 퍼부었다. 아침밥을 먹을 때조차 잔소리를 그치지 않았다. 자존심이 상했다. 엄마는 친척들이 모인 명절날 "애가 점점 공부를 못한다. 왜 저렇게 된 건지 모르겠다"고 타박했다. 부끄러웠지만 화도 났다. 아빠는 "2학기 기말고사에서 성적이 오르면 네가 원하는 스마트폰을 사줄 테니 좀 더 열심히 해봐라"고만 했다. 엄마가 다훈이를 욕해도 아빠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성적이 떨어졌다는 이유만으로 무시하는 엄마와 말리지 않는 가족·친척들의 태도는 견디기 어려웠다. 다훈이는 엄마도, 아빠도, 친척도 용서할 수 없다고 생각했다.

학교는 공부 잘하는 아이에게만 신경썼다. 학교에 오래 남아 있기 싫어 방과후 수업인 '또래학습'에 불참하겠다고 했지만 관심을 갖는 선생님은 없었다. 한 선생님은 "공부 못하는 애를 굳이 따로 가르친다고 성적이 오르는 것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교문 앞에 걸린 '△△과학고 XXX 합격' '△△외고 XXX 합격 축하'라는 플래카드와, '지금 눈 감으면 미래의 눈도 감긴다'며 공부를 다그치는 듯한 급훈은 매일 다훈이를 괴롭혔다.

의지할 것은 곰돌이 인형과 아이팟밖에 없었다. 곰돌이 인형을 껴안고 음악을 들으면 마음의 상처를 잊을 수 있었다. 아이팟과 곰인형은 공부 못한다고 구박하지도 않았고, 곁을 떠나지도 않았다. 가족보다 친구보다 소중한 존재였다.

어느날 다훈이는 수업 도중 "창밖으로 뛰어내리고 싶어"라고 말했다. 친구는 웃으며 "그래 떨어져봐"라고 했다. "나 한국을 떠나고 싶어. 미국 가서 살고 싶어. 스티브 잡스를 만나고 싶어"라고도 말했다. 당시 스티브 잡스는 이미 사망한 뒤였다.

세상을 향한 분노도 쏟아냈다. "우리나라가 더 이상 성장하지 못하는 이유가 어른들이 자녀에게 공부를 첫번째로 강요해서야. 다른 것 말고 공부만 강요하니 학생들은 시달릴 수밖에 없는 거야. 그래서 우리나라가 자살률 1위인 거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다훈이의 '구조 신호'는 누구에게도 접수되지 않았다.

다훈이는 지난 10월 20층 아파트에서 몸을 던졌다. 아이의 방 책상에는 A4용지 두 장짜리 유서가 놓여 있었다.

"나는 정말 죽어라 열심히 공부를 했는데도 성적은 오르지 않았습니다. 나도 좋은 성적을 얻고 싶었는데 엄마는 친척들이 있는 데서 나에게 모욕을 줬습니다. 내 자존심은 망가졌습니다. 교육만 강조하는 한국의 사회 구조는 잘못됐습니다. 다양성을 인정해주지 않는 교육 현실을 바로잡아야 합니다. 이런 세상에서는 더 이상 살고 싶지 않아요. 내가 하고 싶은 것은 따로 있는데 무조건 공부에만 매달려야 하는 것이 싫습니다. 성적으로 사람을 평가하는 이 사회를 떠나고 싶어요. 전 미국인으로 다시 태어나고 싶어요. 스티브 잡스를 만나러 먼저 갈게요. 엄마 아빠, 동생만큼은 자기가 하고 싶은 것을 마음껏 할 수 있게 해주세요. 마지막으로 부탁이 있습니다. 제 무덤에 아이팟과 곰인형을 함께 묻어주세요."

< 글 류인하·박효재·이혜인·이재덕·권기정 | 사진 정지윤 기자



BGM정보: http://heartbrea.kr/index.php?document_srl=324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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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플 아이콘 PZT (2012-04-07 20:36:21 K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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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아이가 죽었다는 사실보다
이런 일이 계속 일어나도 부모들이 같은 잘못을 되풀이할거라는게 더 슬픈거겠죠
아이콘 플토지만허접 (2012-04-07 20:35:23 K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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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존나 ㅡㅡ;
아이콘 PZT (2012-04-07 20:36:21 K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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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아이가 죽었다는 사실보다
이런 일이 계속 일어나도 부모들이 같은 잘못을 되풀이할거라는게 더 슬픈거겠죠
아이콘 스3 (2012-04-07 20:39:03 K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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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되고 싶어도 공부 열심히 해야 될텐데..ㅋㅋ
아이콘 폐인[바보] (2012-04-07 20:39:17 K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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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타깝긴 하지만 저 아이의 꿈이었던 경찰이란 직업을 위해 해야했던건 경찰놀이보다는 공부였다는 게 피할수 없는 현실..
아이콘 줄다리기 (2012-04-07 20:40:18 K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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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 원문기사랑 많이 다른거 같은데요?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110302108075&code=990000

원문은 이걸로 보입니다만. 다음쪽에서 가져가서 각색했나?
아이콘 폐인[바보] (2012-04-07 20:43:28 K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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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다리기 // 원문 기사 어딨는지 엄청 찾아봤었는데 떡밥 하나갖고 덧붙여진 소설이었군요 ㅡㅡ;
달에울다 (2012-04-07 20:43:43 K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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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자식 공부시키기 전에 부모가 먼저 아이에 대한 공부를 해야된다고 본다.
가슴 따뜻해지는 영화같은것만 자주 보더라도 자식을 어떻게 키워야하는지
대강 느낄수 있을텐데
매일 아이는 방안에 앉혀놓고 공부시키면서
자기자신은 친구들과의 수다 예능 프로그램 드라마.. ㅉㅉ
정말 저런아이입장에선 자살을 탓할수만은 없다.
어린나이엔 가정이 세상 모든것일텐데 그 세상이 저따위라면 살아갈수가 없겠지요.. 에휴
아이콘 폐인[바보] (2012-04-07 20:45:30 K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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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news.inews24.com/php/news_view.php?g_serial=616537&g_menu=023120&rrf=nv

검색해보니 아이폰 안 사준다고 운지한거 같은데요.. 인터넷 소설가님들 각색 돋네
아이콘 폐인[바보] (2012-04-07 20:55:02 K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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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소설을 그냥 사실이라고 가정하고 생각해도 좀 그렇슴... 1학년때 상위권이었던 애가 과외학원 돌려줬는데 오히려 성적은 100명 중 70등 아래로 떨구고. 꿈은 경찰이랍시고 경찰 나오는 티비프로나 보면서 중학교 2학년씩이나 먹어서 수갑으로 경찰놀이나 하고 있고.. 중학교 성적하위 30%가 순경 공채라도 되고 싶으면 지가 스스로 빡세게 굴러야 될까말깐데 경찰놀이할거다 아이폰사달라;; 이랬다는거 생각해 보면 에혀
TRS (2012-04-07 20:56:44 K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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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3//경찰이 되고싶어 공부하는거면 자기가 하고싶고 꿈꾸는거라 모든것을 몰입하겠죠 무턱대고 하는공부보다는 더 잘될거고 좋은 성적도 낼거고 재미있게 할수도 있을거에여 뭐라하는건 아니니 기분나쁘시다면 ㅈㅅ여
Domix (2012-04-07 21:02:24 K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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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긴 저렇게 노력해도 중학교에서 성적 안오르는게 말이안될듯
아이콘 플토지만허접 (2012-04-07 21:12:54 K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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ㅡㅡ 소설이었나...
아이콘 행성통치술2 (2012-04-07 21:37:24 K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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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소설이라도 우리나라 교육의 문제점은 꼭 집어내고 있네요. 다양성을 인정하지 않는 입시 위주의 교육.
게다가 이 아이의 꿈이 경찰관이라는데 경찰관에게 필요한 중등 교육은 기껏해야 몇 과목 안될겁니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교육 현실은 이 아이가 실제 하고 싶어하는 일에는 그다지 필요하지도 않은 고등 수학, 고대 문학 등을 강요하고 있습니다.
일이던 공부던 사람이 한번 하고 싶어하지 않은 일은 어떻게 해도 능률 안오릅니다.
이 아이의 성실성을 의심하기 이전에 이 아이에게 우리 사회가 원하지 않는 지식을 머릿속에 쑤셔넣기 위해 어떠한 가해를 했는지 후회하고 우리 사회의 교육의 문제점을 되돌아봐야 한다고 봅니다.
Murasaki (2012-04-07 21:55:35 K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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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인 // "이번 시험 정말 잘 치려고 엄청 노력했지만 뜻대로 안됐다. 성적 때문에 비인간적인 대우를 받는 이 세상을 떠나기로 결정했다"

링크에서도 이렇게 하는데요.
이걸 어떻게 각색을 해야 아이폰 안사줘서 자살이 되는거죠.
아이콘 맑은날의오후 (2012-04-07 22:04:58 K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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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는 공부 잘하는 아이에게만 신경썼다. 학교에 오래 남아 있기 싫어 방과후 수업인 '또래학습'에 불참하겠다고 했지만 관심을 갖는 선생님은 없었다.

이건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인걸요??????? 핀란드와 한국의 차이점
Gased (2012-04-07 22:24:31 K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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ㄴ본인이 하기 싫어 했는데 담임이 계속하라고 참견하는게 이상한거 아닌가요? 고등학교만해도 학교가 꼴통이 아닌이상 대학가느라 동아리나 방과후자진 참여하는데 이상한 예를 들으셧네
아이콘 폐인[바보] (2012-04-07 22:40:03 K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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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그저 '같은데요'라고 추측했을 뿐이잖습니까.
구체적으로 비인간적 대우가 뭐였는지 알수도 없고,
무엇보다 그건 그냥 학생입장에서만 쓴 유서일뿐이죠
각색이니 뭐니 말장난하면서 어따가 덤탱이를 뒤집어 씌우는건지 ㅋ
아이콘 Necro-Fantasia (2012-04-07 23:18:06 K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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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기사를 읽었는데 아이팟 안사줘서 자살을 선택했다고 추측할 수 있는 어휘능력에 경의를 표합니다. 공고짤 수준이에요. 덤으로 고인드립까지 붙었으니 수준 팍팍 나올듯.
아이콘 폐인[바보] (2012-04-07 23:41:44 K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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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저는 그정도 추측밖에 못하는 모자란 놈 맞습니다만 본문 같은 쓸데없는 소설지어내면서 딸딸이치는 패배자놈들이나 각색 뜻도 모르고 말장난으로 시비부터 털고 보는 분보다는 낫다고 보네요.
아이콘 폐인[바보] (2012-04-07 23:50:43 K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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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여러가지 요인이 있긴 해도 아이폰을 받을 수 있는 성적을 못 넘겼다는 것이 결정적으로 자살을하게 만들었다고 제 나름대로 생각을 했습니다만, 진실은 고인분께서만 아시겠죠? 유서에서 조차 아이팟 타령을 하는거보면 앱등이였을 확률도 다분하고. 그다지 토달것도 없는듯
아이콘 DieKatze (2012-04-08 00:32:11 K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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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 아이폰이 중요한게 아니라 부모와의 관계가 중요한 부분입니다. 아이폰은 일종의 상징이죠. 애초에 아이폰이던 아이팟이던 그게 제목에 올라가있는 이유는 언론사가 보기에 그게 훨씬 자극적이라 그럴 겁니다.
아이콘 사과맛참치 (2012-04-08 19:59:15 K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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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걸 사실이고 뭐고 운운하는 것보다 저런 현상이 우리나라에는 자주일어나는건 사실이잖아요. 공부못한다고 천시받는건 우리나라에서 당연한 이치라서 뭐, 와닫는 이야기이도 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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