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 인생의고통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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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13-04-07 18:53:40 KST | 조회 | 2,97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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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부시의 지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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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선거를 앞둔 1988년 미국, 공화당의 후보로 조지 H W. 부시(흔히 말하는 아버지 부시)였고, 민주당은 마이클 듀카키스였다.
청년층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아 선풍을 일으키고 있던 민주당의 개리 하트가 젊은 모델과의 혼외정사 사건으로 불미스럽게 사퇴한 이후,
듀카키스는 뉴잉글랜드 지방 경제를 회생시켜 놓았다고 평가받으면서 '메사추세츠의 기적'으로 떠올랐다.
1988년 7월 20일 듀카키스가 민주당의 공식적인 대선 후보로 지명되었을때 공화당의 부시와의 지지율은 54%대 37%라는 큰 차이로 듀카키스가 앞서고 있었다.
(이것은 사실 공화당이 8년동안 집권하고 있던 대통령 레이건의 이미지를 벗어나지 못했기 때문이다)
공화당은 네거티브 전략으로 응대했지만 그리 큰 효과는 보이지 못했다. 어디까지나 네거티브 전략은 기본적인 성향을 확인하는 수준밖에는 되지 못했다.
그러나 공화당의 집요한 전략은 결국 결정적인 순간에 듀카키스의 몰락에 기여를 하게 된다. 공화당은 "정의의 회전문" 이라는 대선 캠페인 광고를 내보낸다.
흑백의 이 광고는 죄수복을 입은 죄수들이 회전문을 통해 화면으로 나오기 시작한다. 이는 마치 TV를 보는 사람들 곁으로 죄수들이 오는 듯한 메시지였다.
"범죄 퀴즈, 가석방 자격이 없는 1급 살인자들에게 죄수 휴가를 허락한 사람은 누구일까요? 정답은 메사추세츠 주지사"
이 광고는 논란의 여지가 충분히 있는 교묘하고도 조금은 비열함이 담겨있는 광고였지만 어디까지나 거짓을 주장하진 않았다.
실제 1987년 메사추세츠 교도소에서 살인죄로 복역하고 있던 윌리 호튼은 이 제도를 악용하여 주말에 휴가를 나와 또다시 강간 살인을 저질렀다.
듀카키스가 그것을 허락한 것은 사실이지만, 이 제도를 도입한 것은 전임 메사추세츠 주지사였던 '공화당'의 프랭크 사전트였다.
하지만 이 사실을 아는 사람들은 그리 많지 않았고 이 광고는 28일 내내 TV를 통해 송출된다. 1988년 10월 13일 양 진영 대선 후보 사이의 TV 토론회가 열린다.
이 토론회에서 부시는 당연히 네거티브 전략을 토대로 삼아 듀카키스를 공격했다. 그리고 매우 당연하게도 위 광고에서 나온 윌리 호튼의 사례를 언급한다
부시의 공격 패턴은 이러했다. 그는 범죄자에 대한 강한 처벌인 사형을 반대하고 범죄를 부추기는 미온적인 정치가라는 것이었다.
듀카키스는 차례차례 그 공격을 받아냈다. 여지껏 수없이 네거티브 전략을 받아왔기에 어떻게 보면 간단한 것이었다.
부시는 듀카키스에게 한가지 질문을 던진다.
"만약 당신의 아내가 강간당하고 살해당했어도 그 범인의 사형을 반대할 것인가?"
이것은 대통령 대선 후보들간의 TV 토론회에 어울리지 않은 어떻게보면 상당히 유치한 질문이었다.
듀카키스의 대답은 이러했다.
"사형이 범죄를 감소시킨다는 증거는 없다. 그런 경우에도 사형을 반대할 것이다"
그 뒤 부시의 공격 패턴은 매우 쉽고도 간단하며 위력적이었다.
"저렇게 가족애도 없는 냉혹한 인간이 어떻게 대통령을 하겠습니까?"
듀카키스의 얼굴은 순식간에 붉어졌고 이 우스꽝스러운 사태를 수습하지 못해 안절부절하였다.
부시는 저 말 한마디로 미국인들에게 가족애를 중시하는 이미지를 고취시킴과 동시에 듀카키스의 정책들이 마치 '미국인들의 가정에 위협을 가하는' 이미지를 심어줬다.
이후 듀카키스의 지지율은 단숨에 추락하기 시작했고 결국 대통령 선거인단 투표에서 340표대 218표라는 압도적인 차이로 그를 누르고 대통령에 당선된다.
"강의를 시작하기에 앞서, 여러분께 진심으로 죄송하다는 말을 드리고 싶습니다. 제가 만약 부시와의 선거전에서 그 토론회 때 대답을 잘 했더라면 부시가 대통령이 되지도 않았을 테고, 또한 그의 아들 놈이 지금 이렇게 미국 경제를 막장으로 몰아넣지 못 했겠지요. 다시 한 번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 듀카키스, 선거 패배 후 2009년 미국의 UCLA 대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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