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역 흑애사黑厓社 의 과등 불리만戈登 弗里曼은 매사추梅麝墜 학당 출생의 선비로서 물리학物理學 에 깊이 통달하였으니, 그가 손수 지은 논문이 천 권이요 손수 교서한 논문은 만 권이 되었다. 또한 병서를 읽어 그 이치를 통달하고 십팔반 무예에 모두 능통하였으니 과연 천고의 기재라고 할 만하다.
서력 일천구백구십팔년이 되어 곤파인崑破人이 포탈捕奪을 넘어 세상을 어지럽힌즉, 이르기를 반감기半減期의 난이다.
흑애사가 무너지고 관군이 크게 패하자 관부의 지남G男이라는 자가 세상을 돌며 뜻 있는 자를 모으니, 과등이 소매를 걷고 팔뚝을 뽐내며 일신 무위로 곤파인을 쫒아 그 이름을 구주에 떨쳤다.
과등이 기계총, 십자궁, 사막응, 차원이동기, 중력총 등을 모두 다루었으나, 그 성명절기라 할 만한 병장은 단연 발우拔于라 할 것이다.
발우는 본시 공장의 도구로 길이가 석 자요 무게는 여덟 근이며 굽은 머리가 두 갈래라, 예기를 띈 천하의 뭇 기병奇兵과 비교하면 그 행색이 자못 초라하니 저자의 갖바치들이 이를 천히 여긴다.
허나 병장의 근본인 둔중함을 갖추었고 준엄한 산악과 같은 기개가 사려 있어, 물리학의 이치로 휘두르면 곤파인 정예는 물론이요 중장 전차도 두들겨 부술 만 하다.
범속한 병장은 격법이나 세법의 초를 나누어 익히기 마련이나, 과등의 발우는 본시 선비의 기술이라 그 공격의 묘리가 물리학에 닿아 있으니 발우에 뜻을 둔 자는 마땅히 운동력학의나 상대성이론서를 깨우쳐 물리학 성현의 뜻을 해아림이 마땅하리라...
(중략)
.....과등이 일찍이 발우에 뜻을 두고 입산 수도하여 그 뜻을 깨치니, 이르기를 치투治鬪라 한다.
치투의 이치를 득한 이의 발우는 황금광으로 장엄히 휘황하니 곤파인과 같은 삿된 무리들이 감히 그 앞에 고개를 들지 못한다.
과등이 치투로 삼 초의 발우절기를 이룩하였으니 후학이 감히 따르지 못할 경지이나 공돌이攻突異와 같은 이과의 기재들이 그 뜻을 둔다면 옛 영웅의 기개를 다시 떨치리라...(하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