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년 가을 무렵. 서울에서 지하철 파업 사건이 발생한다. 지하철 운전사의 파업 때문에 메트로 지하철 측에서
간부 인력이 동원된다. 그래도 지하철 운행의 마비를 막을 수 없었다. 곧 동원할 수 있는 모든
인력을 투입하기 시작한다. 심지어 철도대의 학생을 투입한다는 소문도 있었다.
종로 3 가 역에서 많은 시민들이 지하철에 탑승을 하고 있었다. 탑승객이 모두 타지 않은 상태에서 문이
닫혔다. 이미 이 지하철은 전역에서 똑같은 잘못을 저질렀던 지하철이다. 지하철 문에 낀 한 승객이 고통을
호소했다. 다시 문이 열리기는 했지만 이런 성급함은 자칫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필자는 지하철 번호를 확인하고 지하철역에 있는 인터폰을 이용하여 종로 3가 역과 연락을 한다. 역무원에게
시정조치를 요구했다. 그러나 그 역무원은 상급기관에 말하라고 한다. 안일한 책임회피 의식이 팽배했다.
이 상황에서 상급기관에 이야기를 해야하는 사람이 누구인지 의문스럽다.
다음날 9시 뉴스에 사고 뉴스가 보도 된다.
한 할머니가 지하철 문에 끼인 채 지하철이 출발을 해서 일어난 사고였다. 이 사건 뉴스는 사망 사건 뉴스였다.
반면에 3호선 구파발역 승강장은 달랐다. 승객이 붐비는 출근시간..
구파발역 승강장 전체에서 안내멘트가 나온다.
"역장입니다. 지금 승객분들이 많아 혼잡하오니, 안전을 위해 차례차례 승차해주시기 바랍니다."
늘상 있는 멘트라 여겨 귀담아 듣지 않았다. 그때 승강장 중간에서 역무원 복장을 하고 무전기를 든
50 대 남성이 보인다. 이 남성의 입모양과 승강장에 나오는 멘트가 정확히 일치했다.
현장에서 직접 안전사고를 대비하는 구파발역 역장의 모습에 경의를 표한다.
권한이 커지는 만큼 그에 따른 책임도 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