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동안 연구결과를 보면 근육처럼 뇌도 어떤 자극이나 좋은 경험에 대해서는 성장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즉 신경세포도 근육처럼 커지게 된다. 사용하면 커지고 기능이 좋아지나 쓰지 않으면 작아지고 기능을 잃어버린다(Use the brain or lose it)는 기본법칙은 근육과 마찬가지다. 버클리 대학의 마크로젠츠위그 박사와 다이아몬드 박사가 보고한 연구 결과는 우리들에게 중요한 시사점을 던져준다. 그들은 쥐를 3종류로 나누어 실험을 해 보았다. 한 종류의 쥐는 장난감을 넣어주고 12마리가 같이 지내게 하였다. 두 번째 종류의 쥐는 장난감도 넣어주지 않고 아주 제한된 공간에서만 지내게 하였다. 3번째 종류의 쥐는 보통상태에서 키웠다. 장난감을 넣어줘서 마음대로 놀게 한 쥐는 뇌의 무게가 약 10%쯤 증가하였다. 처음에는 뇌가 증가된다는 사실을 대부분의 과학자들이 믿지 않았다. 그 후 계속된 연구에서 뇌의 무게도 증가 될 수 있음이 밝혀졌다.
이런 결과는 환경이 뇌 발달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잘 보여주고 있다. 이와 같이 재미있고 신선한 자극은 뇌의 발달에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 다이아몬드 박사팀은 아주 늙은 쥐에서도 같은 결과가 나오는지를 실험해 보았다. 그들은 아주 늙은 4마리의 쥐를 8마리의 젊은 쥐와 같이 넣어주고 어떤 결과가 나오는지를 관찰 해 보았다. 늙은 쥐는 젊은 쥐와 같이 살고 있는 것을 즐겼으나 젊은 쥐는 별로 그렇지 않았다. 젊은 쥐와 같이 살고 있는 늙은 쥐의 뇌 무게는 10%쯤 증가하였으나 늙은 쥐와 같이 살고 있는 젊은 쥐의 뇌 무게는 증가가 없었다. 늙은 쥐는 젊은 쥐로부터 자극을 받아 뇌의 무게가 증가한 것이다.
최근 우리 연구실에서는 사람들이 사는 다양한 환경을 모방해 환경이 뇌 발달에 미치는 영향을 보기 위해 보다 복잡하고 정밀한 실험을 하였다. 쥐는 한 종류의 스트레스에 장기간 노출되면 점차 적응하기 때문에 첫 번째 그룹의 쥐는 강박스트레스, 진동스트레스, 수중 부동스트레스, 강제수영스트레스 등의 다양한 스트레스에 무작위로 노출시켰다. 두 번째 그룹의 쥐는 풍족한 환경, 즉 넓은 방에 다양한 장난감과 같이 지내게 하였다. 세 번째 그룹의 쥐는 스트레스 환경과 풍족한 환경이 교차 되게 하면서 사육하였다. 네 번째 그룹의 쥐는 보통 환경에서 키웠다. 다양한 스트레스환경에 노출된 쥐들은 보통 환경에서 자란 쥐들보다 기억력이 감소하였고 기억중추인 해마에서의 신경세포 사멸이 증가하였을 뿐만 아니라 줄기세포 숫자도 가장 적었다. 반면 풍족한 환경에서 자란 쥐들은 기억력도 증가하였고 해마에서의 줄기세포 숫자도 증가하였다. 스트레스와 풍족한 환경이 교차되는 환경에서 자란 쥐들은 스트레스 상황에서 나타났던 기억력 감소, 신경세포의 사멸과 줄기세포의 수적 감소를 점차 회복시켰다. 또한 11개월 된 유전자 조작 치매 마우스에 스트레스를 주면 24개월 된 유전자 조작 치매 마우스와 비슷한 기억력 감퇴와 조직 병변이 나타난다는 사실을 우리가 보고하였다. 즉 스트레스가 치매 발병을 배 이상 앞당길 수 있다는 말이다. 다시 말해, 스트레스는 80세에 생기는 치매를 40세에 생기게 한다는 의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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