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1171805&CMPT_CD=P0001
나는 어린 시절부터 TV나 사진 등에 나오는 여성 등을 보면서 원래 여성들은 체모가 없다고 생각하였지만, 나중에야 여성이 패션 등을 위해 겨드랑이나 다리 등 체모 제거에 신경쓴다는 것을 알았다. 그런데 이 기사를 보고 과거에는 서구나 이슬람 문화에서 여성에게 가해졌던 가부장제의 억압으로써 성년이 되어감에 따라 발생하는 털을 제거하여 여성을 미성숙한 존재로 남겨두고자 했고, 여성해방으로 사회적 지위가 상승된 이후에는, 기업이 마케팅 전략으로 여성의 털을 아름답지 못하게 보이도록 많은 홍보를 하여 현대에도 여성의 체모는 제거되게 되었다고 한다. 또한 일부 여성 운동가들은 남성은 체모를 자연스럽게 여기는데 왜 여성은 그렇지 못하냐는 비판을 제기하기도 한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보는 여성 모델이나 연예인등에 익숙해진 우리의 시선에서는 여성의 체모를 접하는 것은 익숙하지 않을 것이다. 한편으로는 인간에게 자연스럽게 존재하는 신체의 일부인 체모를 불결하다거나 추한 것으로 보는 시선이 왜곡된 문화가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그런데, 이 기사를 읽고 보니, 남성의 수염을 제거하는 것이 일반화된 것, 즉 면도에 대해서도 비슷한 맥락에서 비판적으로 고찰해보고 싶어진다. 과거 가부장제 사회에서는 여성을 억압하기 위해 체모 제거등이 시행되었지만, 남성의 경우는 사회의 특권을 가졌으므로 남성에 신체에 대해 별다른 구속이 없었고 그래서 옛 그림이나, 사극등에서도 볼 수 있듯, 과거 사회의 남성은 대부분 수염을 길렀다. 그러나 언제부터인가 남성의 수염은 추한 것으로 간주되고 대부분의 남성이 수염을 깍게 된다.
오늘날 여성의 체모가 제거되게 된 것이 기업의 이윤 추구 때문이라면, 남성의 수염을 깍는 것 역시 면도기 회사의 상술 때문인가? 여성의 체모 제거가 과거에는 조개껍질이나 위험한 화장품 등을 이용해 건강에 큰 침해를 주었듯이, 과거에는 오늘날과 같이 안전한 면도기가 없어서 면도가 당시 남자들의 공포의 대상이 되었고 나폴레옹도 면도하기를 두려워했다고 한다. 한편, 예로부터 진보적인 사람들일수록 수염을 기르는 경우가 많았는데, 과거 민주주의 운동가들은 수염을 길러 보수진영에서 "민주주의 수염"이라고 불렸고, 오늘날의 강기갑 의원 등 진보적 정치인일수록 수염을 기른 모습이 많다.
그러고보니 이러한 여성의 체모나 남성의 수염의 제거 문화는 서구적인 문화인 것 같다. 서구문화가 보편화되면서 이러한 것들이 전세계적으로 존재하는 것일 것이다.
겨털을 깍지 않은 여성이나, 수염을 기른 남성들... 어쩌면 이런 현재 체모나 수염 제거에 익숙해진 우리의 시선으로 보기에 어색한 모습들이 사실은 인간의 가장 자연스러운 모습일 지도 모른다. 어쩌면 자연스럽게 나는 털을 제거하도록 강요하는 사회의 문화가 이상한 것이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