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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아이콘 Virgo
작성일 2014-10-09 00:02:27 KST 조회 654
제목
디 엠퍼러

살아있는 자가 없는 피가 흐르는 대지에서 검은 인영은 말없이 무언가를 찾는 듯 시체를 하나 둘 들어 내보이고 있었다.

“여기있군.”

마침내 무언가를 찾은 듯, 검은 인영은 천천히 손에 잡힌 무언가를 들어내었다.

그리고는 말없이 천천히 ‘그것’을 바라보았다.

“드디어 찾았군. 친우여. 자네를 다시 찾기 위해 얼마나 많은 시간과 희생을 내고 말았던가. 자네가 옳았다는 것을 깨달았을 땐 이미 늦어버린 후였지.”

말없이 침울한 표정을 지어 보이더니 ‘그것’에 왼 손을 올리더니 알 수 없는 주문을 외우기 시작했다.

천천히 주문을 외우는 속도와 비례하여 들고 있던 ‘그것’의 덩치는 조금씩 커져 가면서 동시에 썩어버린 부분은 천천히 다른 무언가로 채워지고 있었다.

“친애하는 친구여. 이제부터 그대와 내가 이 세계를 지배하게 되리라. 그것이 ‘죽음’이 되더라도 절대 우리를 막지 못할 것이라네.”

그리고 그가 왼 손을 천천히 ‘그것’에게서 떼자, ‘그것’은 처음에는 넘어지는 것처럼 보였지만 천천히 일어서기 시작햇다.

“친우여... 내 친우여. 나의 불찰과 불신으로 인해 그대에게 잊지 못할 치욕을 남기고 말았구려. ‘투신’ 카잔이여...”

‘카잔’이라 불린 ‘그것’은 천천히 입이라 보이는 부분을 열려고 노력하는 중이었다.

천천히 바람 새는 소리와 함께 알아들을 수 없는 바람소리가 천천히 단어가 되고 단어는 문단이 되어갔다.

“오...즈마... 나...는.. 주...죽은...거..... 인가..? 부..명.. 그 때...”

오즈마라 불린 사내는 말없이 카잔을 안았다.

“미안하네 친우여. 나의 불찰로 인해 그대마저 씻을 수 없는 치욕을 뒤집어 쓰고 말았구려. 이 죄를 어찌하면 좋단 말인가.”

카잔은 미동도 없이 오즈마의 말을 듣고 있었다.

“나 또한 그자의 계략에 말려 죽고 말았네. 모든 것이 바로 나의 불찰이라네. 이제 그대와 내가 손을 잡아 이 세계에 대한 복수를 하고자 난 ‘죽음’마저 뛰어넘었다네. 바로 ‘죽음’과의 계약을 통해서 말이지.”

“그래...서.. 그대가... 바치...거.. 무어..인가.. 오즈마여...”

아직 발음이 서툰 카잔을 일으키고는 오즈마는 말했다.

“영혼이네. 나의 영혼과 미래를 ‘죽음’에게 바치고 나는 힘을 얻었네. 제국에 복수 할 힘을. 어떤가. 친우여. 자네의 힘과 나의 이 지혜라면 이 세계를 지배할 수 있는 능력이라네.”

허나 카잔은 말없이 고개를 저었다.

“친우..여.. 내가..바라는..복수가... 아니네...”

카잔의 말에 오즈마는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게 정녕 친우의 뜻이라면.. 알겠네. 더 이상 권하지 않겟네.”

그리고는 오즈마는 시체 몇 구를 줍고는 말 그대로 사라졌다.

카잔은 말없이 오즈마가 사라진 방향을 멍하니 바라보고 있었다.

‘아.. 어찌 악마와 계약을 해버린 것인가 친우여... 어찌하여. 마지막까지 우리가 바랬던 것은 복수가 아니지 않은가. 어찌하여 그대의 미래까지 저당으로 잡으면서까지 복수를 하고자 하는가...’

말 없이 계속해서 오즈마가 사라진 방향을 바라보고는, 카잔은 일어서서 오즈마가 사라진 방향의 반대쪽으로 천천히 움직였다.

마치 떨어지지 않는 발걸음을 억지로 떼어내듯 말이다.


카잔-오즈마 스토리를 살짝 각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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