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히어로즈 오브 더 스톰을 구상하면서 이 게임이 어떻게 전개되는 것이 이상적일지에 대한 한 가지 생각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지원형 영웅이 순수한 치유 역할을 하며 동료를 돕고, (지금은 전문가형으로 부르는) 공성형 영웅이 전장에 뛰어들어 적 부대와 요새를 날려 아군의 진격을 가능케 하는 그런 그림을 그렸습니다. 그리고 영웅들이 용의 기사와 같은 대상을 직접 조종하거나 금화를 모아 언데드 해적 블랙하트의 힘을 빌리는 모습을 상상했습니다.
처음 개발에 접어들면서 같은 장르의 다른 많은 게임들과 유사하게 개인별 레벨 시스템을 적용했습니다. 이런 시스템으로 인해 플레이어들이 서로 다른 거점으로 나뉘고 한 지점에 모두 모이는 것이 한편으로는 위험을 수반하고 그만큼의 비용을 감당하도록 유도하는 것도 괜찮다고 생각했습니다. 또한 개인별로 경험치를 획득하는 방식은 그만큼 플레이어가 게임을 더 잘하기 위해 노력하는 이유가 되고 나아가 최선을 다하게 하는 동기부여가 되는 점도 마음에 들었습니다. 게임 초반에 상대방에게 계속해서 승리를 헌납하면 뒤쳐질 수 밖에 없다라는 사실을 플레이어들이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죠.
이런 시스템 아래에서 지원형 그리고 공성형 영웅들도 제 몫을 다하고 레벨이 뒤쳐지지 않게 만들기 위해 많은 수정 작업을 거쳐 모든 것이 잘 맞아떨어져 가고 있었습니다. 바로 아바투르가 등장하기 전까지 말이죠. 아바투르는 전투 한 가운데 뛰어들 필요가 없는 영웅입니다. 기지에 숨어 멀리서 적을 공격할 수 있습니다. 이 영웅에 크나큰 영감을 얻어 저희는 앞으로 더 극적인 특징을 갖는 영웅들이 등장하게 될 가능성을 생각하기 시작했습니다. 만약 상식을 뛰어넘는 색다른 방식으로 팀에 기여하는 영웅들을 더 개발해 나갈 수 있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라는 생각입니다.
또 한가지 주목한 것은 플레이어들이 전장의 주요한 요소들을 차지하거나 곤경에 처한 동료를 돕기 위해 전장을 이탈하는 것을 망설인다는 사실이었습니다. 예를 들어 용의 성소를 점령하기 위해 경로를 비우는 것은 그 동안 경험치를 얻지 못하고 레벨이 뒤쳐질 수 있기 때문에 다소 위험이 따른다고 생각하게 되는 것이죠. 이처럼 플레이어들은 전장의 다양한 거점 그리고 캐릭터들을 점령하기 위해 적 돌격병으로부터 멀어지는 것에 지나치게 몸을 사리는 경향을 띄게 되었습니다. 저희가 직접 게임을 하면서도 적극적으로 다른 경로의 팀원을 돕고 전장의 요소들을 차지하기 위해 노력하는 플레이어들이 종종 레벨이 뒤쳐지는 것을 목격할 수 있었습니다.
원래 위치하던 거점에서 다른 지역으로 이동해 동료를 치유하거나 적 영웅을 처치하는 것도 다소 위험을 감수한 선택이 됩니다. 이렇게 자주 움직이면 레벨이 뒤쳐지는 상황을 경험하게 됩니다. 개인별 레벨 시스템에서 각 개인에게 최고의 선택은 플레이 시간의 대부분을 전투가 주로 발생하는 경로에 머무르는 것으로 귀결될 수 있습니다.
이렇게 게임은 저희가 바라던 자유로운 전략적인 경험과 멀어지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팀 단위 레벨이라는 시스템을 시도하기 시작했습니다. 새로운 시스템 아래에서 요새 파괴와 같은 다양한 요소들은 요새가 파괴되는 순간 근처에 아무도 없더라도 전장의 모든 팀원들에게 경험치를 제공합니다. 적 돌격병을 처치할 때 아군 영웅 주변에 있다면 모든 팀원들에게 경험치를 얻습니다. 물론 적 돌격병을 처치하는 순간 근처에 두 명의 영웅이 있다고 해서 두 배의 경험치를 주는 것은 아닙니다. 전투가 한창일 때도 그 현장에 한 명의 영웅만 있더라도 모든 팀원들이 그 전투에서 발생하는 최대 경험치를 함께 획득할 수 있습니다.
팀 단위 레벨 시스템은 게임의 여러 문제를 해결해 줬습니다. 아바투르와 같은 영웅들도 성공적으로 안착할 수 있었습니다. 전장의 모든 전략적 요소들이 활기를 띠며 가능성을 보여줬습니다. 동료들이 자신 역시 경험치를 획득할 수 있게 도와주고 있다는 신뢰를 통해 플레이어들은 전장의 요소를 활용하기 위해 움직일 수 있는 자유를 얻었습니다. 언제든지 적게는 한 명 많게는 세 명의 플레이어들이 전장 곳곳을 돌아다니며 보다 자유롭게 팀원을 돕거나 상대 영웅을 처치하기 위해 그리고 전장의 주요 요소와 거점을 점령하기 위해 움직일 수 있게 되었습니다. 경로에서 전투를 벌이고 있는 동료들의 도움으로 레벨이 뒤쳐질 위험이 없다라는 사실을 잘 인지한 채 말이죠.
한 지역을 집중 공략하기 위해 다섯 명의 팀원이 모두 모이는 선택을 하는 것도 여전히 가능합니다. 다만 그만큼의 위험이 뒤따릅니다. 이 선택은 상대 팀에 비해 레벨이 뒤쳐지는 결과를 초래하기 때문입니다.
결국 이는 보다 쉽게 경로를 오가며 팀원을 돕고 또 적을 처치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하기 위한 선택이었습니다. 플레이어들이 저주받은 골짜기의 공물을 차지하기 위해 그리고 용의 성소를 점령하기 위해 거침없이 달려나가고 그 뒤를 다른 동료들이 든든히 받쳐주고 있다는 신뢰를 가질 수 있는 환경을 원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말씀 드린 내용이 여러분께서 현재 저희가 무엇을 목표로 하는지 그리고 그 이유를 이해하시는데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알파 단계에서 보내주시는 피드백에 감사 드리며 여러분의 의견이 히어로즈 오브 더 스톰을 더 나은 게임으로 만들어 가는데 벌써부터 큰 도움이 되고 있다는 점을 말씀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