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 Nios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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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14-08-07 20:41:02 KST | 조회 | 3,219 |
제목 |
SKT 최연성 감독 "부임 첫 해 우승하는 감독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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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결승에 오른 소감을 말해달라.
SKT 최연성 감독> 그 동안 많은 결승 무대를 밟아봤지만 감독으로는 첫 번째 결승이다. 사무국에서 나한테 말하길, 지금까지 T1 감독들 중에 부임 첫 해에 결승에 오른 것은 처음이라고 하시더라. 그리고 팀장님께서 첫 해 결승에 가서 우승하는 감독이 됐으면 좋겠다고 많이 강조하셨다.
그래서 그런 부분에 있어서도 정말 행복한 기분이다. 이런 말들 때문에 부담이 되진 않는다. 승부의 세계에 있으면 부담은 항상 있는 것이기 때문에, 지금은 너무 행복한 부담 속에서 결승을 준비하고 있다.
Q. 결승전에 임하는 각오는.
SKT 최연성 감독> 개인적으로 결승전에 많이 올라봤고, 또 우승도 많이 해봤기 때문에 경험적으로는 밀리지 않는다고 생각하고 있다. 지금 가장 고민하고 있는 것은 변수를 없애는 대처다. 스타크래프트 ll라는 게임은 스타크래프트 l에 비해 좀 더 빠른데다 승부가 순식간에 날 수도 있고, 한 번의 실수로 전세가 한 번에 확 뒤집힐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결국 경기는 선수가 하기 때문에 선수 관리가 가장 중요한 점이다. 선수들이 방심하는 것, 실수하는 것, 이긴 줄 알고 객기를 부리다 변수를 만들어주는 등의 부분들. 이런 경우나 상황들을 어떻게 하면 거치지 않고 지나갈 수 있게 교육할 수 있을까, 마음가짐은 어떻게 잡아줘야 할까 하는 고민들을 하고 있다.
결승전을 준비하는데 있어 이런 부분들을 잘 완수해낸다면 상대가 누구든 크게 중요하진 않은 것 같다. 이미 결승에 오른 팀이기 때문에 상대방이 못한다는 것은 말이 안 되는 것 같다. 우승컵을 잡기 전까지는 어떤 상황이든 동급인 팀이라고 생각하고 준비하고 있다.
상대보다는 우리가 어떻게 더 준비를 잘 할 것인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상대보다 절실해야 하고, 연습량도 많아야 하고, 상대와 비교했을 때 모든 면에서 이겨야 진정한 승리다. 그리고 그렇게 이기고 싶다. 경기에서 이기는 것을 떠나 내적으로도 외적으로도 이기고 싶은 상대를 만났다고 생각한다.
Q. 상대팀인 KT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SKT 최연성 감독> 선수 때부터 코치, 그리고 지금 감독까지 오면서 KT라는 팀은 내게 있어 굉장히 인연이 깊은 팀인 것 같다.
하지만 내 개인적으로는 진정한 라이벌의 느낌은 아니다. 선수 때 KT 소속이었던 (박)정석이나 (이)윤열이같은 라이벌들이 지금의 KT 감독이라면 팀적으로도 라이벌이고 개인적으로도 라이벌일 것 같은데, 지금은 그냥 라이벌 팀일 뿐인 것 같다. 합이 맞는 그런 진정한 라이벌 느낌이 되려면 SKT 임요환 감독일 때 KT 홍진호 감독 정도는 되어야 하지 않겠나. 지금은 KT라는 팀 자체에 대한 큰 라이벌 의식만 갖고 있다.
Q. 이번 시즌 양 팀 상대전적이 정말 박빙인데, KT가 3:2로 앞서고 있는 상황이다.
SKT 최연성 감독> 지금 우리 팀이 스코어적으로 밀리고 있고, KT가 우리보다 한 발짝 앞서고 있는 것 같다. 그 결과는 당연히 겸허히 받아들이고 있으며, 이번 결승에서 승리하고 3:3의 상대전적을 만들고 싶다. 지기 싫은 게 사실이고, 거기에 더해 영양가 있는 승리라면 더 좋을 것 같다.
사실 정규 시즌에서 지는 건 크게 의미가 없는 것 같다. 큰 무대에서 이기는 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사실 1라운드 결승에서 KT에 우리가 패배했기 때문에, 실제 상대전적은 3:2보다는 좀 더 크게 벌어져 있는 느낌이다.
그래서 만약에 우리가 결승에서 이긴다면 상대 전적 스코어는 3:3이 되지만, 더 크게 이긴 느낌이 될 것이 아닌가. 이번 승리 팀이 시즌 마무리 우승팀으로 남는 것이기 때문에 그런 느낌이 더 중요한 것 같다.
Q. 이번 결승에서의 활약이 기대되는 선수가 있다면.
SKT 최연성 감독> 높은 무대에 올라갈수록 게임은 이름 값으로 하는 게 아니다. 이름값으로 승리 공식이 매겨진다면 우승자 많은 팀이 최고일 텐데, 그 선수들이 매번 이겨주는 것은 아니다. 결승전에서 어떤 선수가 MVP가 되고 X맨이 될 지는 아무도 모른다.
다들 MVP가 되기 위해 열심히 달리고 있지만 그 결과가 예상대로 나오진 않는다. 이 선수는 강하니까 당연히 이길 거라는 공식이 성립됐다면 얼마나 뻔한 승부가 되겠나. 상대를 더 잘 파악하고, 승부에서 심리전을 걸어 이기는 선수, 그리고 더 절실하게 이기고 싶은 마음을 가진 선수가 이길 거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누구 한 명에게 기대하고 있진 않다. 어느 한 명에게 기대하면 그 선수가 무너진 순간 ‘멘붕’이 온다. 확신이 없는 막연한 기대는 굉장히 리스크가 된다고 생각한다. 나는 항상 경기장에 갈 때 에이스결정전을 생각하고 간다. 그럴 때 3:0으로 이기면 기쁨이 두 배가 되기 마련이다. 아쉽게 경기에 패배하면 슬픔은 절반이 된다. 때문에 이번 결승전에 기대하는 특정 선수는 없다.
Q. KT 롤스터에 비해 SKT T1의 특별한 장점은 무엇인지.
SKT 최연성 감독> 항상 (원)이삭이가 말하는 게 하나 있다. 이삭이는 항상 본인이 ‘지구 원탑’ 테란전을 한다고 자신한다. 나도 지금까지 본 선수들이 많지만, 이삭이만큼 테란전 컨트롤을 잘하는 친구가 없더라. 정말 특출한 선수다.
우리 팀에는 이런 특출한 선수도 있고, ‘올라운드 플레이어’라고 할 수 있는 (정)윤종이, (김)민철이가 있다. 어느 상황에서도 에이스의 역할을 해낼 수 있는 선수들이다. 게다가 큰 무대 경험자들도 많다. (김)도우도 우승컵을 들어올렸고, 윤종이도, 이삭이도 우승을 경험했다. (어)윤수도 결승 무대에 수 차례 오른 친구다. 큰 무대에 올라가면 당연히 긴장되고, 사람의 시선이 많아 자기 플레이를 하기 힘들다. 그런 경험을 한 사람과 안 해본 사람은 차이가 있다.
여기에 특급 신인도 있다. 우리 팀에서 신인이 출전하기 위해서는 조건을 충족시켜야만 한다. 그건 바로 팀 내 풀리그 1등을 하는 것인데, 내로라 하는 선수들이 포진한 T1 선수들을 상대로 풀리그 1등을 한다는 것은 개인리그 우승급의 전력이라는 뜻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박)령우는 실제로 출전 경기 수는 얼마 안되지만 승률이 80%다. 포스트 시즌 때도 윤수와 민철이가 합쳐서 5패를 할 때 령우가 2승을 해주면서, 그만큼 선배 게이머들의 실수를 메워주는 역할을 했다. 사실 처음 내보낼 때는 이기면 좋고 지면 경험이나 삼으라는 뜻이었는데, 기대를 크게 만족시켜줬다. 이런 선수들이 우리 팀의 가장 큰 강점이라고 생각한다.
Q. 분수령은 몇 세트가 될 것이라고 예상하는지.
SKT 최연성 감독> 1, 2경기가 어떻게 흘러가느냐에 따라 분수령이 되는 세트가 바뀌는 것 같다. 스코어가 2:0이면 3경기가 분수령이고, 1:1이면 5경기가 분수령이다. 그래서 1, 2경기의 승패에 따라 3, 5경기가 분수령이 될 것 같다.
이 때 3경기에 출전하는 선수가 중견이나 신인이면 굉장히 불안하다. 분위기에 휩쓸리기 쉽기 때문이다. 아무리 노련한 에이스라도 그런 분위기를 못 버티고 무너지는 경우가 많다. 초반 스코어가 2:0이 나오면 좋겠지만, 0:2의 상황에 놓이지 않기 위해 1, 2세트 준비를 열심히 할 예정이다.
상대가 이기고 있어도 그 상황을 타개할 수 있도록 분위기 쇄신을 해주고, 전반적인 흔들림을 막아주는 것이 스태프의 역할이기 때문에 그 역할을 잘 해내야 분수령을 무리 없이 넘을 수 있을 것 같다.
Q. 예상 스코어는.
SKT 최연성 감독> 4:3을 생각하고 가겠다.
Q. 상대팀에게 전하고 싶은 말은.
SKT 최연성 감독> 우선 상대 팀이라고 깎아 내리거나 그러고 싶진 않다. 프로리그에서 이영호 선수의 인터뷰를 봤는데 굉장히 감명 깊었다. 프로라면 이런 마인드를 가져야 한다고 생각해오던 점이 있었는데, 이영호 선수가 그대로 인터뷰를 하더라. 특히 죽기 살기로 임했다는 말에 정말 감명받았다.
저런 마인드로 임하는 상대 팀에게 어떻게 대응해야 될까 하고 스스로 질문이 남더라. 그런 장점들을 뽑아서 우리 선수들에게 장착을 시키는 게 코칭스태프의 역할인 것 같다. 영호가 했던 인터뷰를 교육용 자료로 선수들에게 틀어주고 스스로 느끼게 할 생각이다.
나 스스로도 느낀 점이 많았고, 다시 한 번 나를 돌아보게 되는 계기가 됐던 것 같다. 비단 게임이 아니라 어느 분야든 자신이 하는 일에 목숨을 건다는 것은 함축적으로 정말 올인한다는 것, 자신의 모든 건다는 뜻 아닌가. 자기가 하는 일에 모든 것을 걸면 그거 하나만 하더라도 멋있다. 후회도 안 남는다.
감독으로써 저런 마인드를 가진 선수를 가졌다는 것은 정말 부러운 점이다. 우리 선수들이 뒤쳐진다는 의미가 아니라, 우리 선수들이 평균이라면 이영호 선수는 평균 이상이다. 구심점의 역할도 잘 될 거고, 다른 선수들에게 마인드가 전염되기도 할 것이다. 지금까지 내가 인정했던 선수 중 한 명이었는데, 감독이 되고 나서 봐도 이영호란 선수는 정말 대단한 것 같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도 다 끝난 후 ‘내가 이랬어야 하는데’라는 의미 없는 생각이 남지 않도록 하겠다. 재미있는 결승이 될 것 같다. 나는 ‘드래곤볼’ 세대인데, 최근에 드래곤볼을 처음부터 다 봤다. 손오공이랑 베지터가 싸우면서 모든 걸 다 쏟아 붓지 않나. 만화인데 정말 멋있다. 누가 이기고 지는 게 중요하다기 보단, 서로 상대가 있다는 점에 감사하게 된다. 네가 있어서 내가 발전했다는 느낌 같은 거다. 우리도 모든 걸 쏟아 부어 재미있는 결승을 만들도록 하겠다.
(제공 = 한국e스포츠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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