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 PlayXP | ||
---|---|---|---|
작성일 | 2016-12-28 21:28:37 KST | 조회 | 14,126 |
제목 |
[인터뷰] 장민철 감독, "초반 기세 잡으면 1등 가능하다"
|
최근 콩두 몬스터의 기세가 심상치 않다. 지난 8월 LCK 승강전에서 ESC 에버와 '전통 명문' CJ 엔투스를 꺾고 승격에 성공한 데 이어, 케스파컵에서는 롤챔스 정규시즌 3위인 kt 롤스터를 셧아웃시키고 준우승을 기록했다.
콩두는 얼마 전 경기도에서 개최된 IEM에서도 준우승의 성적을 내며 케스파컵에서의 성과가 일시적인 폼이 아님을 입증했다.
특별히 콩두는 지난 11월 스타크래프트2 프로게이머 출신 '프통령' 장민철을 코치로 깜짝 영입하며 팀 전력을 보강했다. 현재는 장민철을 1인 감독으로 내세워 2017시즌을 준비하고 있는 상태.
장민철 감독을 만나 팀 내 근황과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이야기를 들어봤다.
- 콩두 LoL팀 감독을 맡은 소감은?
"환경이나 팀워크 측면에서 내가 기여한 것도 있겠지만, 운이 좋아서 좋은 선수들을 만났고 선수들이 잘 해준 덕에 좋은 성적을 거뒀다고 생각한다. 지금 굉장히 분위기가 좋다. 개인적으로는 선수 생활을 하다가 코칭 스태프 자리에 오게 돼 새로운 경험을 많이 했다. 현재는 힘들지만 재밌는 단계다."
- 선수와 코칭 스태프로 활동하는 것은 어떤 차이가 있나?
"선수시절에는 다른 사람을 크게 신경 쓸 필요 없이 나만 잘하면 됐다. 프로게이머는 실력이 곧 가치의 증명이니까. 코칭 스태프의 경우 복잡하다. 내가 직접 게임하는 것이 아니라 게임에 대한 스트레스는 없지만, 선수들이 어떻게 하면 더 게임을 잘 할 수 있을까 하는 고민과 함께 비즈니스, 차량 이동, 외부 스케줄같은 게임 외적인 부분도 신경써야 한다. 회사원이 된 기분이다."
- 스타크래프트 프로 출신으로 LoL 감독을 맡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는지
"프로리그 폐지 소식을 듣고 주변 분들과 상담했다. 방송을 다시 할까 군대를 갈까 많은 얘기를 나눴는데 콩두의 서경종 대표님이 '코칭 스탭이 다 나갔다, 너라면 잘 할 수 있을것 같다'고 말해주었다. 남자는 자신을 믿어주는 사람에게 목숨을 바친다는 얘기가 있듯 나에게 보여준 신뢰에 감동 받았다. 여러 길이 있었지만 조금 더 안정적인 길이기도 하고 무엇보다 나를 믿어줬기에 이곳에 왔다."
- 박정석, 최연성 등 스타크래프트 출신 프로게이머들이 앞서 LoL 감독으로 데뷔했는데, 이야기를 나눠 봤는지
"최연성 감독님의 경우 뉴스를 보고 전화도 드렸다. 스타크래프트2 선수시절 감독님께서 많은 얘기를 해주셨다. 블리즈컨에 갔을 때 가까워질 계기가 있었는데 좋은 말씀 많이 해주신 것이 기억에 남는다. 서로 게임에 대한 이해도나 스타일이 비슷해서 잘 맞았다. 전화를 드려서 앞으로 같이 연습도 해보고 잘 하자고 대화를 나눴다. 스타크래프트2 프로게이머 출신이 아니다 뿐이지 삼성 최우범 감독님 등 스타크래프트 출신이 많다. 친분 있는 많은 감독님들이 도와주고 있다."
- 현재 맡은 팀의 기량을 평가하자면?
"선수들을 잘 모르고 들어왔지만 주변 평가로는 탑이 약하다는 말이 많았다. 막상 지켜보니 못하는 게 아니라 탑 김강희 선수가 희생적인 플레이를 해서 이길 수 있는 거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처음 왔을 때는 코칭 스태프가 없어서 약 한 달간 게임을 많이 못했다더라. 그래서 선수들 기량을 끌어올리는 데 주력했고, 케스파컵 때 정말 많이 끌어올렸다고 생각한다. 다가오는 LCK 스프링 시즌은 플레이오프까지 가능성 있다고 본다."
- 코칭 스태프 합류 후 경기력이 급격히 올라갔다. 기량을 끌어올린 비결이 있는지
"코칭 스태프로서 내 지론이 있다. 내가 선수였을 때 싫었던 것은 하지 말자는 것이다. 또 선수들과 친해지기 위한 노력을 많이 했다. 게임에 대한 것 뿐만 아니라 개인적인 고민도 들어주고, 또 해결할 수 있는 것은 해결해 주면서 친형같은 감독이 되고자 했다. 지금은 많이 친해졌고, 신뢰가 쌓이는 것 같아 고맙게 생각한다. 그런 부분이 경기력 상승에 영향을 주지 않았나 싶다.
그리고 선수의 스타일을 억지로 바꾸려고 하지 않았다. 나 같은 경우엔 선수시절 공격적인 스타일이었는데 코칭 스태프가 수비적 플레이를 자꾸 요구하면 반감이 들지 굳이 하고 싶지는 않았다. 그래서 공격적인 선수에게는 더욱 공격적으로 잘 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고, 수비적인 선수에게는 더 수비적이고 안정적으로 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는 게 맞는 것 같다. 둘 다 잘하면 최고의 선수가 되겠지만 현실적으로 힘들다. 그래서 스타일을 살리는 식으로 유도를 많이 했던 것 같다."
- IEM 준우승에 아쉬움은 없는지
"원래는 흩어진 락스 타이거즈가 오는 거여서 우승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린 1년 넘게 호흡을 맞춘 어드벤티지가 있었다. 삼성이 온다는 소식을 듣고 나서는 조금 힘들 수도 있겠다 싶었다. 우리와 마찬가지로 1년 넘게 호흡을 맞췄고, 세계 대회에서 2위를 하고 온 팀이기에 경험적인 측면에서 불리하다고 생각했다. 예상대로 결승까지는 순조로웠지만, 결승에서는 무대에 대한 중압감과 경험의 차이가 확실히 보이더라. 그래도 선수들이 열심히 해서 3세트 좋은 모습을 보여줬고, 한 판이라도 따냈다. 강팀과 경기할 수 있는 무대는 흔치 않기에 좋은 경험이었다고 생각한다. 준우승 두 번에 굉장히 만족한다."
- 계속된 준우승이 콩두여서라는 우스갯소리가 있다.
"그 생각도 많이 했다(웃음). 케스파컵 준우승 당시 '콩'이라서 그렇다는 생각도 했는데, 그렇게 따지만 콩'두'니까 두 번 준우승 후에는 우승할 수 있지 않을까(웃음)."
- 2017시즌 준비는 잘 돼가고 있는지
"다른 팀들이 쉴 때 못 쉬어서 IEM이 끝나고 휴가를 가졌다. 이번 주부터 연습을 시작했는데 순조롭게 스크림 중이다. 대회에서 멋진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작년 1부 리그 콩두는 패배가 당연한 팀이었다면 지금은 팬 분들께서도 많이 기대하시는 게 사실이다. 기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나와 선수들, 6명이 굉장히 열심히 하고 있다."
- 감독으로서 특별히 역점을 두는 훈련방식이 있다면
"'내가 선수 때 싫었던 것 하지 말자'가 대표적이다. 정말 싫었으니까(웃음). 내가 하면 선수들도 싫을 것 아닌가. 게임 내적으로는 내가 말해줄 수 있는 부분도 있지만 서로의 의견을 공유하는 데 중점을 둔다. 독재자처럼 '이걸 해라' 하기 보단, '이렇게 하면 좋을 것 같은데 너희 의견은 어때'라고 물어보는 편이다. 분위기를 잘 만들어 놨기 때문에 선수들도 의견을 잘 얘기한다. 6명의 의견을 종합해서 좋은 쪽으로 절충하고 맞춰간다. 아직까진 잘 되고 있다고 생각한다. 물론 성적이 안 나온다면 (시스템을) 바꿔야겠지만 말이다."
- 단독 감독으로 어려운 점은 없는지
"시간이 없다는 점이 있다. 감독과 코치는 역할이 구분된다. 코치는 주로 게임을 보고 선수들과의 친화를 담당한다면 감독은 외부적인 책임이 많다. 그래도 우리 팀은 (후보 선수 없이) 5명이라 내가 조금 힘들지만 둘 다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아직까진 내가 이끌어 나갈 수 있다고 생각해서 코치를 뽑을 생각은 없다. 스프링 시즌을 해 보고 정말 힘들다 싶으면 코치를 뽑을 생각이다."
- LCK 스프링 개막 일정이 확정됐다. 차기 시즌 성적을 예상한다면
"선수들이 자신감은 있지만 1등은 어렵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그렇지만 나는 리그제에서는 초반 기세만 잘 타면 어떤 팀이든 1등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선수로 결승 무대 경험이 많은 감독은 흔치 않다. 그런 면에서 선수들과의 공감대라고 해야 할까, 결승 무대의 중압감, 긴장감을 알 수 있기 때문에 더 많은 도움이 되리라 생각한다. 1등을 목표로 삼고 있다. 정말 못해도 최소 4등을 예상한다. 다른 팬 분들께서는 어떻게 생각하실지 모르겠지만 내 생각은 그렇다."
- 콩두 팬 분들께 한마디
"처음 내가 왔을 때 많이 당황스러우셨을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좋은 선수들을 만날 수 있어서 운이 좋다고 생각한다. 좋아해 주셔서 감사드리고, 나보다는 선수들을, 팀을 많이 응원해 주셨으면 좋겠다. 나는 선수들이 어떻게 하면 더 화려하고, 유명하고, 인기 있게 만들지 항상 고민하는 사람이다. 선수들을 좋아해 주시는 팬 분들과 더 많이 소통해서 팬 분들께서 좋아해 주시는 방향으로 선수들을 이끌 수 있도록 하겠다. 콩두 몬스터에 많은 사랑과 응원 부탁드린다."
- 마지막으로 자신의 팬 분들께도 남기고 싶은 말이 있다면
"나를 아시는 분들은 대부분 스타크래프트2 팬 분들일 것이다. 많은 사랑을 받았고 게임을 통해 장민철이란 사람을 알렸고 나 자신이 많이 행복해졌다. 여전히 좋아하는 게임이고, 많은 분들께서 사랑해 주셨으면 좋겠다. 상황이 이렇게 되고 나이가 있다 보니 나를 믿어 준 이곳에서 코칭 스태프를 하게 됐다. 후회는 안 한다. 많은 추억을 팬 분들과 공유했다고 생각한다. 한때는 우울증, 대인기피증으로 힘들었던 시기가 있었는데 지금은 굉장히 행복하다. 팬 분들께서도 추억을 생각하시면서 인생을 행복하고 즐겁게 사셨으면 좋겠다."
|
||
|
|
||
|
|
||
|
© PlayXP Inc.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