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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아이콘Nios
작성일 2010-03-06 04:14:44 KST 조회 17,455
제목
스타2 공식 소설: 산산이 부서진 (맹독충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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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술자료 L45.967.22

 

전투순양함 ‘황제의 분노’호 잔해에서 발견한, 손상된 음성 자료의 일부

(홀로그램 파일은 복구할 수 없었음)


피심문자: 마렌 아이어스 일병. 의무병. 128 소대 "강철의 어릿광대" 소속

심문자: 셜 젠트리 대위. 군의관. 특수 연구부대 소속

 

 


젠트리 대위:
앉게, 아이어스 일병. 최근 겪은 일들 때문에 무척 화가 났겠지.

 

아이어스 일병 :
화가 나요? 쓸데없는 소리는 그만두시죠, 대위님. 전혀 예상하지 못한 일은 아니었어요. 자연은 적응하기만 하는 건 아닙니다. 자연은 우리를 속이고, 법칙을 바꾸고,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알아내려고 기를 쓰는 우리 뒤통수를 치고 뒷구멍으로 슬그머니 빠져나가는 그런 존재이기도 하죠.

 

젠트리 대위:
무슨 말인지 모르겠군.

 

아이어스 일병 :
죄송합니다. 제 머리에서 나온 말은 아닙니다. 사실은 저희 아버지, 훌륭하신 탈렌 아이어스 박사님 말씀이지요. 그분만의 독특한 시각을 잘 보여주는 말이에요. 명성 높은 유전학자와 산골 무지렁이가 결합된... 그것 때문에 전 종종 당황했죠.

 

예상치 못한 연구 결과가 나왔다고 제가 불평할 때면 꼭 그 말씀을 하셨어요. 습관이란 무서운 것 같군요.

 

 

젠트리 대위:
아이어스 일병, 처음부터 차근차근 이야기하는 것이...

 

아이어스 일병 :
대조군으로 배양한 초파리 무리가 실험 용기 안에 쳐둔 그물을 통과할 정도로 작게 번식해, 결국은 반대쪽 서식지로 퍼져 나가 버렸던 일이 생각나네요. 놈들은 제가 석 달에 걸쳐 만들어낸 고분자 단백질 구조를 고의적으로 망쳐버렸어요. 어쨌든 제가 보기엔 고의 같았죠.

 

그때 전 열두 살이었고, 저만의 노랑초파리 돌연변이를 만들어내는 그 수업 과제에 온 열정을 쏟고 있었다고요. 그런데 아빠는 그저 절 비웃으며 다음엔 잼 담는 병을 이용해 보라고 했죠. 망할! 제가 해병대에 입대하려고 대학원을 때려치웠을 때도 괜찮은 충고 하나 해줄 줄 몰랐어요. 지금도 그러려나?

 

젠트리 대위:
아이어스 일병, 당면한 문제에 대해서만 이야기하는 편이 좋지 않겠나?

 

아이어스 일병 :
죄송합니다. 너무 개인적인 얘기였나요? 처음부터 이야기 하라셨지만, 아무래도 아빠와 딸의 갈등 얘기를 듣고 싶으셨던 건 아닌가 보군요. 전 그저... 신병 훈련소의 교육 수준을 넘어서는 사람과 대화를 나눈다는 게 하도 오랜만의 일이라. 그리고 문명인이 사는 우주에 도착하려면 아직 한참 남았잖아요.

 

젠트리 대위:
(헛기침을 하며 목을 고름)

 

아이어스 일병 :
알겠습니다. 바로 본론으로 들어가죠.

 

젠트리 대위:
그러는 게 좋겠군.

 

아이어스 일병 :
6개월 전에 저희 소대는 안셀름 행성의 얼어붙은 지대 멀리 있는 감시초소로 향했습니다. 한 해 동안 그 얼음 행성에 배치돼 있던 한심한 게으름뱅이들과 교대하러요. 행성계에 막 도착해서 마지막 차원 이동 좌표를 계산하던 차에 코랄 IV에서 긴급 호출이 떨어졌죠. 모든 미노타우로스급 전투순양함은 대기권 전투를 위해 재정비해야 하니 수도로 복귀하라고요.

 

시급하지 않은 임무는 모두 중단하고, 수송 중이던 승객이나 화물은 거주 환경을 갖춘 가까운 지점에 내려놓고 신속히 본부로 이동하라는 명령이었어요. 명령이 모두 수행된 후에 2급 군함들이 그 승객과 화물을 회수할 예정이라더군요. 저희는 모두 바짝 긴장했죠. 대위님도 아시겠지만, 자치령에서는 “거주 환경을 갖추었다”는 말을 너무 쉽게 사용하기도 하잖아요?

 

젠트리 대위:
급작스런 이동은 군 생활에서 흔한 일일세, 아이어스 일병.

 

아이어스 일병 :
네. 뭐, 어쨌든 함선 업그레이드 때문에 기약 없이 버려진다는 게 기분 좋은 일은 아니었죠.

 

운항 시스템 계산 결과, 이 조건에 들어맞는 가장 가까운 곳은 그 행성계 끄트머리에 있는 황량한 채광 행성이었어요. 소로나 말이에요. 보셨으니 아시겠죠? 가느다란 소행성 띠를 두른 칙칙한 주황색 행성이에요. 꼭 뚱뚱한 꼬맹이가 더러운 허리띠를 두른 것처럼요.

 

젠트리 대위:
(웃다가 급히 멈추며)

 

그래, 나도 그 행성을 봤네.

 

아이어스 일병 :
네. 당시 전 128 소대에서 2년째 의무병 생활을 하고 있었죠. 저희 부대는 “강철의 어릿광대”라고 불렸고, 트래비스 오란 중위님이 지휘관이었습니다. 저희 중 진짜 전투를 구경한 사람은 소수였고, 그나마도 대부분 그저 그런 평화 유지 작전을 본 거였죠. 네, 저흰 천국의 악마들 같은 부대가 아니었어요. 안셀름 따위 행성에서 보초나 서는 임무에 전쟁 영웅을 보낼 리는 없죠. 어쨌든, 우리 중 누구도 그 일시적인 고립이 일시적이지 않을 줄은 몰랐어요.

 

그게 6개월 전의 일입니다. 6개월이라고요, 박사님.

 

젠트리 대위:
대위라고 부르게...

 

아이어스 일병 :
어쨌든, 그 뜨거운 타르투성이 행성에는 우릴 맞이하러 나온 사람도 없었죠.

 

젠트리 대위:
그건 드문 일이 아니야. 조그만 거주지의 우주공항은 인력이 모자라는 경우가 많지.

 

아이어스 일병 :
저희가 점심 시간에 갑자기 도착한 것도 아니잖아요, 박사님. 거긴 완전히 비어 있었다고요. 오랫동안 그랬던 것 같았죠.

 

중위님은 일단 보급품을 모아 어떻게든 15마일 떨어진 전초 기지로 가자고 하셨어요. 캐스크라는 조그만 땅굴 말이죠. 거기서 그 행성의 책임자와 연락해 편히 머물 장소를 찾을 생각이었어요. 오란 중위님은 안셀름에 가기 전에 선탠 하나는 원 없이 한다고 농담을 하셨죠. 몇몇 사람이 웃었어요. 우리 모두 긍정적으로 생각하려고 노력하고 있었던 것 같아요.

 

갑자기 저그가 나타났죠.

 

(긴 침묵과, 젠트리가 자리에서 몸을 뒤트는 소리)

 

젠트리 대위:
계속하게, 아이어스 일병.

 

아이어스 일병 :
거주지에서 5마일 정도 떨어진 곳에서 주변의 땅이... 갑자기 폭발했어요. 엄청나게 많은 발톱, 딱딱 부딪히던 무시무시한 이빨, 그리고 피밖에 기억나지 않는군요. 엄청난 피요. 붉은 바닷속의 물고기처럼 우린 저그에게 휩쓸렸죠. 브라덴 일병이 바로 제 앞에 있었는데, 한쪽 팔이 아주 깨끗하게 떨어져 나갔어요. 갑옷도, 뼈도, 전부 한꺼번에요. 그리고는 괴수 두 마리의 발밑에 쓰러졌어요.

 

아시겠지만, 테란 영역에서 저그가 활동하지 않은 지 오래됐잖아요. 물론 저도 이 외계 종족에 대해 이야기를 듣고 훈련 동영상을 봤어요. 하지만 실제로 이 괴물들에게 공격을 받았을 때 느낀 그 동물적인 공포에는 어떤 것도 도움이 되지 않았죠. 그 속도, 그 흉포함. 이후로 저그를 수백 마리는 봤지만, 첫 번째 공격의 공포는 잊을 수가 없어요. 평생 잊을 수 없을 거예요.

 

(다시 긴 침묵)

젠트리 대위:
그 공격에서 어떻게 살아남았지?

 

아이어스 일병 :
뭐, 유일하게 침착하셨던 중위님 덕분에 우린 공황 상태에서 벗어날 수 있었죠. 중위님께선 대원들한테 짐을 내려놓고 원형으로 서서 발사하라고 하셨어요. 그 목소리가 아직도 기억나는군요. 혼란의 도가니 속에서도 흔들림 없이 차분하셨죠. 좋은 지휘관이에요. 좋은 사람이기도 하고요.

 

공격을 시작하기도 전에 벌써 해병 다섯 명이 피범벅이 된 채로 모래 위에 나뒹굴고 있었어요. 본능적으로 A-13을 총집에 넣고 의료상자를 쥐고 브라덴 쪽으로 가는데, 델미 일병이 절 붙잡고는 소용없는 짓이라고 소리쳤죠. 맞는 말이었어요. 내장이 다 튀어나와서 CMC 전투복 밖으로 비집고 나왔는데, 나노 기술이 무슨 소용이겠어요.

 

2분쯤 지났을까, 오란 중위님이 멈추라고 외쳤어요. 연기가 사라지고, 우린 모두 멍하니 서 있었죠.

 

젠트리 대위:
멍하니 서 있어? 이봐, 자치령의 해병들은 모두 저그의 공격에 대비한 훈련을 받잖나.

 

아이어스 일병 :
저그와 싸우는 거, 실제로 보신 적은 없죠, 박사님?

 

60명이었던 해병 중 12명이 목숨을 잃었고, 꼴을 보니 곧 세 명이 더 줄어들 것 같았죠. 저그 앞에서 우린 무력하기 그지없었고, 훈련 따윈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았어요. 가장 끔찍했던 건 뭔지 아세요? 세보고 또 세봐도 외계인 시체는 열 개밖에 없더라고요. 열 개요. 고작 그 정도 저글링이 몇 분 만에 소대의 1/4을 쓸어버린 거예요.

 

게다가 거주민들이 총소리를 듣고 무슨 일인지 확인하러 와주지 않는다면 우린 날 밝을 때까지도 버틸 수 없을 것 같았죠. 그때 지평선 너머로 저녁놀에 붉게 물든 먼지 구름이 보였어요. 중위님이 대형을 갖추라고 외쳤고, 우린 다음 공격에 대비했어요. 그런데 반갑게도 테란 모터가 털털거리는 묵직한 소리가 들려오는 거예요. 척 보기에 광석 운반용인 듯한 차량이 이쪽으로 다가오고 있었죠. 우린 마구 환호성을 지르기 시작했어요.

 

그 환호성은 시야에 차량이 들어온 순간 멈췄죠.

 

젠트리 대위:
예상과 달랐나 보지?

 

아이어스 일병 :
그냥 그 차량도 별로 좋은 꼴을 본 것 같지는 않았다고만 해두죠. 차체 여기저기 깊이 팬 자국투성이였고, 한쪽 타이어는 심하게 물어뜯긴 듯했어요. 차 앞쪽엔 히드라리스크 해골이 두 개 올려져 있었고, 플래스틸 재질의 전조등에 전구가 빠진 게 으스스해 보였죠. 우리가 바라던 근사한 환영 차량은 아니었지만, 어쨌든 찌그러진 짐칸에 소대원들이 탈 순 있을 것 같았어요. 우린 올라타서, 차를 몰던 민간인들의 절망적인 표정을 무시하려고 애를 썼어요. 그 사람들은 겁먹고 눈이 휘둥그레진 우리 소대원들보단 더 대단한 사람들을 기대하고 온 것 같더군요.

 

차를 타고 가면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들었어요. 8개월 전쯤에 저그가 처음으로 소로나 변방 거주 지역을 습격했고, 남은 테란 거주지도 곧 쓸어버렸다더군요. 네, 맞아요. 8개월이요. 이후로 거주민들은 가까운 항구와 자치령에 매일 긴급 신호를 보냈대요. 대답은 없었고요. 거주민들은 자기네 통신 기지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했다는군요. 통신 장비 나가는 타이밍도 참 끝내주죠, 박사님?

 

젠트리 대위:
무장도 하지 않은 광부로 이루어진 민간인 무리가, 인류 역사상 최악의 적을 상대로 어떻게 8개월이나 살아남은 거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일이야.

 

아이어스 일병 :
박사님이 마침내 발을 들인 그곳의 정찰 기록을 보신 적 있나요? 혹시 아직 그러지 않았다면, 기술병들한테 캐스크의 도면을 살펴보라고 하세요.

 

적을 맞기엔 정말 끝내 주는 거주지랍니다. 그런 곳이 있으리라고는 생각지도 못한, 완벽한 천연 요새 안에 자리 잡고 있어요. 군사 건축가의 꿈이라고 할 만한 곳이죠. 캐스크는 협곡 안에 있는데, 양쪽 벽은 깎아지른 듯이 높고 협곡 한쪽은 거대한 바위 아치로 끝나요. 바위는 두 개의 태양에서 나오는 강한 빛을 가려줄 뿐 아니라, 거센 공중 공격을 제외한 대부분의 공격에서 거주지를 보호해 주죠. 지상 공격을 하려면 광부들이 “쐐기목”이라고 이름 붙인 좁은 길목을 지나가는 수밖에 없어요. 광부들이 여기저기 긁힌 파리스틸로 된 관문을 열고 조잡한 바리케이드 너머로 우릴 들여보내 줬는데, 그 차 한 대도 벽에 긁히면서 통과할 정도로 좁더군요.

 

박사님, 저그는 8달 동안 매일 쐐기목을 공격했는데 엽총과 채광용 레이저로 무장한 민간인들이 계속 그걸 막아냈던 거예요. 민간인이 저그의 공격을 막아낸다는 건 난생처음 봤고, 어쩌면 이런 장기전이 좋은 결과를 가져올지도 모른단 생각을 했어요. 생명체라곤 찾아볼 수 없는 그런 행성에서 저그라고 영원히 버틸 순 없을 거 아녜요, 그렇죠?

 

젠트리 대위:
외계 종족과 관련해 자네가 훈련 동영상에서 본 것을 넘어서는 과학적 정보는 알려줄 수 없게 되어 있네. 보고나 계속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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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어스 일병 :
네, 그렇죠. 죄송합니다.

 

그래서 그 지역 책임자를 만났는데, 저희가 큰 부대의 일원도 아니고 저흴 데리러 올 함선이 언제 올지도 모른다고 확실히 이야기하자 퍽 낙담하더군요. 그 거주지의 의사는 한 달 전에 스스로 목숨을 끊었던지라, 저는 민간인 병자와 부상자들을 돌보느라 곧 눈코 뜰 새 없이 바빠졌어요.

 

보급품이 부족해지면서 사람들은 영양실조에 허덕이기 시작했고, 민간인들은 고립된 수경 농장에서 나는 것들과 그늘진 협곡 가장자리에 자라난 야생 곰팡이를 모았어요. 그렇게 구한 먹을거리는 접착제 같은 맛에 이상한 후추 향 같은 게 났고, 산성을 띠고 있었지요. 하지만 단백질과 카르복시기 화합물을 충분히 함유하고 있어서 우리가 굶어 죽지는 않게 해 줬어요. 음식물에 포함된 산은 치아의 에나멜을 상하게 하죠. 덕분에 전 발치 시술을 엄청나게 많이 했답니다. 저그의 공격으로 벌어진 일이라기엔 좀 우습다는 거, 저도 알아요.

 

저희가 도착하고 한 시간 만에 저그의 첫 번째 공격이 있었어요. 가까스로 챙겨 온 장비들을 내리고 있는데 경적 소리가 울려 퍼졌죠. 협곡 전체가 떨리는 것 같았고, 경적 소리 사이로 바스락거리는 소리가 점점 커지는 걸 느낄 수 있었어요. 중위님은 나르던 거 전부 내려놓고 민간인들이 급조해 놓은 벽에 자리 잡으라고 명령하셨죠.

 

매복한 저그한테 공격받았을 땐 정말 끔찍했죠. 그런데 준비 단단히 하고 자리 제대로 잡고, 총도 장전한 채로 맞으니 또 다르더라고요. 첫 번째 저글링 무리는 모퉁이를 돌자마자 C-14 소총 세 다스에 채광용 레이저 8대의 집중포화를 받았죠. 협곡 벽에 점액이 마구 튀었고, 다음 무리가 앞으로 뛰어나왔다가 동족의 잔해로 뒤범벅됐어요. 놈들은 앞 무리와 마찬가지로 금방 전멸했죠.

 

다음 20분간 규칙적인 총성과 저그가 죽어가며 꽥꽥거리는 소리가 이어졌어요. 응급 치료가 필요 없다는 게 확실해지고 나선, 저도 벽 뒤에 자리를 잡고 빌린 C-7을 쏘아댔죠.

 

불을 뿜는 총구. 저글링 몸에 구멍이 뚫리고 피가 솟고, 놈들이 꿈틀대며 땅에 쓰러져서는 경련을 일으키다가 마침내 잠잠해지는 모습. 히포크라테스 선서가 다 뭘까요? 전 기분 좋았어요.

 

젠트리 대위:
뭐?

 

아이어스 일병 :
네, 정말로 기분 좋았어요. 빌어먹을 괴물 놈들한테 총알을 박아 넣는 게요. 놈들이 동료들을 엄청나게 죽인 다음이니까... 그럴 수 있었어요. 죽이고, 죽이고, 또 죽이고...

 

(조그맣게 우는 소리)

 

젠트리 대위:
(옷깃에 대고) 젠트리 대위다. 계속할 수 없을 것 같다. 의무병 보내고 들것을 준비...

 

아이어스 일병 :
아니요! 아니에요, 전 괜찮아요. 그저 조금만... 조금만 기다려 주세요.

 

젠트리 대위:
(여전히 옷깃에 대고) 잠깐 기다려.

 

아이어스 일병 :
(훌쩍이다가 심호흡을 하고)

죄송합니다, 대위님. 잠깐이었지만 다시 저 아래 있는 기분이 들어서...

 

젠트리 대위:
진정하게. 사람들을 구하려면 자치령엔 이 정보가 꼭 필요해. 그걸 기억하게.

 

아이어스 일병 :
사람들을 구해요? 하. 그렇게 말씀하셔서 기쁘네요, 박사님. 일이 훨씬 쉬워지겠는데요.

 

저희 소대는 이 먼지투성이 행성에 그렇게 발이 묶였고, 저그는 날마다 꼬박꼬박 저희를 공격했어요. 무슨 시계 같더라니까요. 저흰 버텼죠. 며칠이, 몇 주가 흘러갔어요.

 

저흰 총알을 아껴 쓰는 법을 배웠고, 민간인들이 임시변통으로 벽 위에 설치해 놓은 채광용 레이저에 의지하기 시작했죠. 쐐기목은 저그의 공격을 막아내기에 완벽한 장소였어요. 놈들이 아무리 떼거리로 협곡에 몰려와도, 바리케이드에 발톱이 스칠 때쯤이면 처리할 수 있었거든요. 공격이 끝나고 레이저로 시체를 태워버리는 게 더 큰 일일 정도였어요.

 

저흰 곧 그곳의 일상에 익숙해졌죠. 언제 놈들이 공격해 들어올지 확실하게 예상할 수는 없었지만, 어쨌든 24시간 안에 한 번씩만 공격하더군요. 먼저 저글링 수십 마리가 몰려오고는 곧 대규모 공격이 이어지는 식이었어요. 수백 마리가 서로 막 겹쳐서 오는 통에 한 방만 쏴도 두세 마리는 기본으로 맞출 수 있었죠.

 

젠트리 대위:
그래, 이제야 중요한 정보가 나오는군. 어떤 식으로 공격이 이루어졌나? 저글링 종류한테만 공격받았나?

 

아이어스 일병 :
네. 저도 제가 아는 다른 저그 종을 본 적은 없느냐고 물어봤어요. 히드라리스크, 울트라리스크, 포식귀... 그 추악한 종족에 속하는 모든 종에 대해서요. 듣자 하니 처음 공격받았을 땐 그런 놈들도 끼어 있었던 모양인데, 포위가 길어지면서 점점 적어졌다는군요.

 

젠트리 대위:
적어졌다고?

 

아이어스 일병 :
수가 줄다가, 결국엔 완전히 모습을 보이지 않게 됐대요. 거주민들이 말하길 달이 바뀔수록 더 눈에 띄게 이런 변화가 일어났다더군요. 그래서 저흰, 저그 개체 수가 전체적으로 줄어서 결국 제일 가치 없는 놈들만 남게 됐다고 추측했어요.

 

젠트리 대위:
지금도 그 추측이 옳다고 생각하나?

 

아이어스 일병 :
아니요.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그때 알았더라면 좋았을 텐데.

 

젠트리 대위:
좀 더 자세히 설명해 주겠나?

 

아이어스 일병 :
곧 이야기할 겁니다. 이해하려면 일단 계속 들으셔야 해요.

 

민간인들은 저희가 와서 무척 기뻐했어요. 물도 충분히 챙겨 주고, 공구 공장을 개조해서 탄약도 만들어 줬죠. 저희가 짊어지고 온 음식과 보급품은 거주지에 좀 보탬이 됐어요. 그리고 기술병 휴스가 통신 장비도 점검했죠. 아무 이상 없더군요. 휴스 말에 따르면 신호도 분명히 발송됐을 거래요. 다만 아무도 대답하지 않았을 뿐이죠.

 

(긴 침묵. 젠트리 대위가 다시 목을 고르는 소리)

 

젠트리 대위:
계속하게.

 

아이어스 일병 :
처음 몇 주가 지나고 나서 전 의심이 들기 시작했어요.

 

젠트리 대위:
통신 시스템에 대해서 말인가?

 

아이어스 일병 :
아니요. 저그에 대해서요. 제가 왜 통신에 대해 의문을 품겠어요? 전 기계치라고요. 전혀 소득이 없는데도 끊임없이 계속되는 저그의 공격이 이상하게 느껴졌던 거예요.

 

아버지의 강의 첫날에 우리가 나눈 논쟁이 문득 떠올랐죠. 진화론이 논쟁의 주제였는데, 어쩌다가 아버지의 신조에 시비를 걸고 말았어요. 아버지는 돌연변이란 급격하게 수가 줄어든 개체 안에서 더 자주 발생한다느니 하는 얘기를 하셨죠. 저는, 전체와 상관없는 형태적인 추론만으로 생물체의 개체 수 변화를 외부의 위협에 반응하는 일종의 집단 무의식으로 간주한다는 게 터무니없다고 생각했어요.

 

젠트리 대위:
"형태적인 추론”이라? 아이어스 일병, 자네의 언어 구사 능력이 뛰어난 건 인정하네만, 자네가 현란한 말솜씨로 방금 이야기한 건 이미 널리 받아들여진 저그 정신체 이론일세. 별로 새로울 것도 놀라울 것도 없어.

 

아이어스 일병 :
박사님, 죄송합니다만 잘못 이해하신 것 같아요. 아버지가 이야기한 건 그런 게 아니었어요. 한 종 안에서 일부가 고립됐을 때, 그 일부의 숫자가 급격하게 줄어드는 것이 종 전체에 영향을 미쳐, 자손 중에 돌연변이가 더 자주 발생하게 될 수 있다는 게 그분의 주장이었죠. 이 말인즉슨, 모든 종은 유전자 단계에서부터 생화학적으로 모종의 연결 고리를 갖고 있다는 거예요. 심지어 제 빌어먹을 초파리도요.

 

젠트리 대위:
흠... 고립된 무리가 뜻밖의 상황에 대처하기 위해 돌연변이를 일으킨다. 자연이 우리 뒤통수를 치고 뒷구멍으로 슬그머니 빠져나가는 그런 존재라는 게 이걸 생각한 거였군?

 

아이어스 일병 :
이제 좀 따라오시는군요.

 

멍청한 이론이라고 전 생각했어요. 어떤 공식도, 알고리즘도, 예측 가능한 패턴도 따르지 않잖아요. 과학이란 대체로 권총과 비슷해요. 아시죠? 장전하고 방아쇠를 당기면 총알이 나가죠. 일단 구조를 이해하고 나면 언제나 결과를 예측할 수 있어요. 제가 왜 해병대에 들어갔다고 생각하세요? 아빠 문제 빼고 말이에요. 총을 쏜다. 총상을 치료한다. 전투에서 이긴다. 단순하고, 깔끔하고, 쉽잖아요. 아버지께선 단순성에 대한 제 열망을 무척 못마땅해하셨죠. 비현실적인 흑백논리로 이루어진 그런 세계란 "멍청한 이원론적 환상”이라고 하시면서요.

 

"마렌" 아버지께선 말씀하셨죠. "A 더하기 B가 언제나 C가 되는 건 아니다. 어쩔 땐 합이 M이 되지. 어쩔 땐 42가 되기도 하고. 그리고 답이 수필 형태로 나오기도 한다. 정말 중요한 질문에는 고려할 게 너무 많다는 사실을 받아들여야 해. 그럴 땐 물러서서, 어렴풋한 큰 그림에 만족해야 한다고.”

 

시험 점수는 완벽했는데도 아버진 그 학기에 절 낙제시켰죠. 제가 가장 중요한 부분을 이해하지 못했다면서요.

 

젠트리 대위:
그래서, 캐스크 때문에 아버지의 이론이 다시 생각났나?

 

아이어스 일병 :
네. 인정하려니 무척 열 받지만, 사실이에요. 황량한 바위투성이 행성에 발이 묶여서, 살인 바퀴벌레에 둘러싸인 채 외계 곰팡이 따위를 먹고 있다 보니 그렇게 되더라고요. 드디어 큰 그림이 보이기 시작한 거예요. 아버지께서 당신의 어린 딸을 무척 자랑스러워 하시겠죠.

 

가장 먼저, 지능이 있다고 추정되고 우주여행까지 하는 외계인이, 도저히 잡을 수 없는 목표에 의도적으로, 그리고 조직적으로 계속 달려드는 이유가 뭘까요? 왜 그렇게 정확한 빈도로 지속적인 공격을 하는 걸까요? 캐스크에는 전략적인 중요성 따위 전혀 없는데도요. 사실 소로나 행성 자체가 그렇죠.

 

우주 생물학에 대한 제 지식은 얕아요. 저그 생리학을 제대로 공부하기 전에 학교를, 아버지의 그늘을 뛰쳐나왔으니까요. 신병 훈련소에서 본 그 한심한 동영상에서 제가 알 수 있었던 거라곤 이것뿐이에요. 저그 초월체가 적응 가능한 형태의 DNA를 이용해, 저그와 어떤 연관성도 없는 다른 유기체의 유용한 특성을 자신의 유전자 팔레트에 옮긴다는 거 말이죠. 제가 했던 초파리 유전자 변형 실험 따위는 애들 장난인 것처럼요.

 

만약 그 개체들을 조종하는, 의식이 있는 무언가가, 소로나에서 벌어지는 테란의 저항에서 독특한 딜레마를 발견했다면 어떨까요? 만약 제 아버지의 이론이 옳다면요? 의식이 있는 그 무언가가 개체의 생존율과 돌연변이 발생률이 반비례함을 알 뿐 아니라, 다른 모든 전술이 무용지물일 때 장애를 극복하는 수단으로 이용했다면요? 저희의 절망적인 저항이 적들에겐 끝내주는 실험의 장이지 않겠어요?

 

젠트리 대위:
대단하군. 지금 자세히 이야기할 수는 없지만, 자네의 현장 분석은 우리 전술 부서의 연구 내용과 상당히 비슷하네. 그래서, 자네의 결론은 뭔가?

 

아이어스 일병 :
전 알고 싶었어요. 우리가 이용되고 있는 건지, 심지어 저그가 억지로 돌연변이를 일으키는 걸 도와주는 건지 말이에요. 우린 그 외계인 놈들의 본거지인 군락을 찾아야만 했어요. 그리고 파괴해야 했죠.

중위님은 절 비웃었어요. 다시 설명하려고 했지만, 중위님은 제 말을 잘라 버렸죠. 무척 단호하게 말이에요. 중위님은 우리가 그 행성에 얼마나 오래 붙잡혀 있을지 모르겠지만, 무신론자 해병들에게 신이 내려준 은총 덕에 저그의 무차별 공격 속에서도 우리 소대가 살아남을 방법을 찾았다고 하셨어요. 가만히 앉아서, 구조대를 기다리는 거라고요. “과학은 과학자들이 하게 내버려 두게, 아이어스.”

 

씁쓸하더군요. 믿으실지 모르겠지만, 정말 그랬어요. 아버지와 그분의 지적 예측 불허의 세계에서 벗어나려고 그렇게 오랫동안 애를 썼는데, 그땐 바로 그런 인식 때문에 마음이 아팠다고요. 그런 관점 때문에요. 어쩌면 한 종 전체가 다음 단계로 진화할지도 모를 상황을 눈앞에 두고서도, 제게는 그 사태를 멈출 도구도, 지식도, 지원도, 아무것도 없었어요.

 

젠트리 대위:
그래서 어쨌나?

 

아이어스 일병 :
할 수 있는 일을 했죠. 다음 공격이 잦아들 때쯤 바리케이드 위에 올라갔어요.

 

젠트리 대위:
현장 조사로군?

 

아이어스 일병 :
그렇죠.

 

다른 해병들이 마구 소리치기 시작했는데, 델미 일병이 중위님을 부르는 소리가 들렸어요. “또 돌팔이 의사 하나가 자살하려고 한다.” 뭐 그런 종류의 말이었어요. 순진한 걱정에 웃음이 절로 나오더군요. 패턴대로라면, 적어도 다음날 아침 전에는 저그의 공격이 없을 터였어요.

 

제가 모래에 발을 디뎠을 즈음에 중위님이 벽 위에 올라서서는 고함을 치더군요. 전 무시하고 일을 시작했죠. 외계인 시체에서 표본을 모았어요. 전투복에 장착된 수술용 레이저를 약하게 틀어서 금세 일을 할 수 있었죠. 겉보기와 달리 저글링이 살아 있을 때를 대비해 C-7도 언제라도 쏠 수 있게 해두었어요.

 

표본을 다 모았을 때쯤 오란 중위님이 문을 열고 안쪽에서 씩씩대더군요.

 

중위님이 뭘 어쩌겠어요? 행성에 단 하나밖에 없는 의무병을 쏘겠어요? 그냥 한참 동안 혼내고는 제 방에 가두더군요. 문이 닫히자마자 전 간단한 실험실을 꾸몄죠. 제게 필요한 장비는 대부분 전투복에 달린 기기 장치로 해결되는 것들이어서, 한 시간이 채 되지 않아 저는 적의 살덩이를 비교 분석하기 시작했어요.

 

젠트리 대위:
전투복만으로 실험실을 꾸몄다? 다시 한 번 자네에게 놀랐네, 아이어스 일병.

 

아이어스 일병 :
높으신 분들께서는 졸병들이 전부 저능한 유인원이라고 생각하시죠?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저희가 알아차릴 거라곤 생각 안 하셨죠?

 

젠트리 대위: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알아차려? 대체 왜 그런 얘길 하는 건지 모르겠군. 보고나 계속하는 게 좋겠네.

  

아이어스 일병 :
네. 실험실이 그리 훌륭하진 않았어요. 그저 기초적인 몇 가지 실험을 할 수 있는 정도였죠. 어쨌든 제 한심한 실력으로도 쉽게 돌연변이를 발견할 수 있었어요. 장기 이식 수술에서 가장 문제가 되는 건 이질적인 새 조직에 대한 본체의 거부 반응이란 거, 잘 아시죠? 그럼 그 새로운 세포가 완전히 다른 종의 세포일 때 반응이 어떨지 상상해 보세요.

 

저글링의 결합 조직... 저그의 외골격과 근육을 이어 주는 강하고, 질긴 조직이... 온통 부풀어 있었어요. 제가 채취한 모든 표본에, 잔뜩 곪아서 부어오른 둥글납작한 물집이 가득했어요.

 

다음 발견은 정말 놀라웠어요. 그 불안정한 살덩이에서 독특한 후추 향이 나는 거예요. 소로나에 도착한 이래 모든 음식에서 맡아서 익숙해진 그 냄새 말이에요.

 

젠트리 대위:
같은 냄새라...

 

아이어스 일병 :
저그가 왜 자신들의 유전적 특징 안에 그 야생 곰팡이를 포함하고 싶어했는지는 저로선 이해할 수 없었어요.

 

어쩌면 일부러 그런 건 아닐지도 모르죠. 조류가 서서히 퍼져 나가서 생긴... 일종의 외계 질병일지도 모르잖아요? 하. 그 괴물들의 생물방어를 뚫을 게 있을까 싶긴 했지만, 어쨌든 가능성은 있죠. 전 조그만 물집을 하나 해부해 보기로 했어요. 잔뜩 곪은, 손톱만한 녹색 표본이었죠. 의료용 레이저를 충전해서 그걸 조심스럽게 절개했어요.

 

젠트리 대위:
그랬더니?

 

아이어스 일병 :
두 시간 후에 의료 구역에서 깨어났는데, 살갗이 화끈거렸어요. 얼굴에 근심이 가득한 오란 중위님이 제 옆에 서 있더군요. 수류탄 터지는 소리에 달려왔더니, 제가 옆방에서 무너진 벽 아래 깔려 있더라고 하셨어요. 문득 아래를 내려다보니 전투복의 잔해가 보이더군요. 오른쪽 전체가 불꽃에 휩싸인 양초처럼 녹아내려 있었어요. 금속이 하나로 붙어 버린 거예요. 중위님께서 그러시더군요. 다음에 또 죽으려거든 전투복 벗고 죽으라고요. 네, 재미있는 분이죠.

 

중위님께 숙소로 데려가 달라고 했어요. 불쌍한 기분이 든 건지 그냥 저랑 입씨름하길 포기했는지 몰라도, 중위님은 별말 없이 절 부축해 질질 끌다시피 하며 의료 구역을 나왔죠. 제 방은 사방의 벽이 날아가서 완전히 엉망이었어요. 살아남은 게 다행이죠.

 

"수류탄이 아니었어요." 전 말했죠. "물집이 터진 거예요."

 

중위님은 마구 웃으며 저더러 미쳤다고 했어요. 전 제가 어떻게 숙소에서 산성 수류탄을 찾겠느냐고 물었죠. 그랬더니 전투복 부품으로 대충 짜맞춘 거 아니냐고 하시더군요. 잔해 속에서 제가 임시변통으로 만든 실험 도구들을 발견하곤 오해하신 거예요. 뭐, 중위님 잘못은 아니죠. 끔찍한 외계인 고름집이라니, 누가 믿어주겠어요?

 

결국 전 델미 일병의 감시하에 다른 방에 갇혔어요. 피부엔 물집이 잡히고 갈라지더니, 결국엔 벗겨지기 시작했죠. 아직도 손 치료 중인 거 보이시죠? 전 델미에게 제 걱정을 이야기했어요. 여기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알려야 한다고요. 그리고 새로운 저그 돌연변이에 대한 소식을 들으면 누가 우리에게 관심을 보여줄지도 모른다고요.

 

델미는 웃음 지으며 끄덕이더니, 총을 소제하는 데 집중하더군요. 다음 며칠 동안에도 틈만 나면 그 멍청한 물건을 매만지더라고요.

 

젠트리 대위:
그 사이 자네 소대는 매일 저그의 공격을 받았겠군. 맞나?

 

아이어스 일병 :
저그요? 아, 아니요. 놈들은 공격을 멈췄어요.

 

젠트리 대위:
공격을 멈췄다?

 

아이어스 일병 :
네, 대위님. 제가 사고를 당한 다음 날 아침에 쳐들어오고는 다시는 안 왔어요. 델미는 사람들이 조금씩 희망을 품고 있다고 했어요. 심지어는 저까지도 그랬죠. 어쩌면 이게 정말 저그 몸이 안에서부터 곪게 하는 기적 같은 질병이라서 놈들을 끝장낸 건지도 모르잖아요. 소로나산 곰팡이가 우리 목숨을 구했는지도 모르죠.

 

오란 중위님은 며칠 후엔 화를 누그러뜨리고 절 풀어줬어요. 누가 더 후련했을지는 잘 모르겠네요. 저일지 델미 일병일지. 다음 주엔 아무 일도 없었고, 중위님은 좀 위험하지만 정찰병을 내보내겠다고 하셨어요. 자원한 사람은 수도 없이 많았지만, 중위님은 그중 해병 세 명을 고르셨죠. 저희 모두 그 망할 쐐기목 안에 너무 오래 있었던지라 상당한 폐소공포증을 느끼고 있었어요.

 

전 도구를 좀 찾아서 녹아버린 전투복을 손봤고, 다리 부분을 분리해서 그 못생긴 물건을 가까스로 다시 입을 수 있었어요. 저그가 있든 없든, CMC 전투복을 다시 입고 돌아다니니 마음이 편하더군요. 나는 미친 과학자가 아니다. 나는 자치령의 의무병이다, 제기랄. 자연이란 건 잽싼 도둑놈이라는 아버지의 주장 따위는 영광스러운 전염성 곰팡이에 의해 허공으로 흩어졌죠.

 

젠트리 대위:
그래. 정찰병은 뭘 발견했나?

 

아이어스 일병 :
정찰병들이 돌아왔을 때 물론 저희도 궁금해했지만, 민간인들도 주위에 몰려들었어요. 공격이 끝났다는 소식을 기대하면서요. 오란 중위님은 평소와 달리 군중 앞에서 보고를 받기로 하셨죠.

 

일단 적과 마주쳤느냐고 물으셨어요. 세 해병은 서로 쳐다보며 웃기만 하더군요. 고다르 일병은 심지어 껄껄거리기 시작했어요. 협곡이 온통 병들어 죽어가는 저그로 가득했다는 거예요. 괴물들이 질병에 당해 맥을 못 추고 있다고요.

 

에반스 일병은 그 “불쌍한 개자식들”한테 탄창을 비우느라 오후가 다 갔다고 하더군요.

 

민간인들은 환호성을 지르기 시작했고, 오란 중위님은 크게 미소 지었죠. 참으로 오랜 시간 끝에, 처음으로 뭔가 희망적인 소리가 협곡에 울려 퍼졌어요. 하지만 정찰병들이 한 얘기 중에 무언가가 대단히 이상하게 느껴졌어요. 어쩌면 제가 잘못 들었는지도 모르죠. 사방이 시끄러워서 전 고함을 쳐야만 했어요.

 

전 정찰병들에게 정말로 탄창을 다 비울 정도로 총을 쐈는지 물었죠. 아픈 저글링이 얼마나 되는지도 물었어요. 에반스는 히죽거리며 어깨를 으쓱하더군요.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협곡에 놈들이 득시글했다고요.

 

전 얼어붙었어요. 이건 잘못됐어요. 대단히 잘못됐다고요. 전염병이 퍼졌다면 개체 수가 줄어야지, 더 많아질 리가 없다고요. 저그는 죽어가는 게 아니었어요. 돌연변이를 발견한 거죠. 곧 새로운 종류의 저그가 나타나고, 쐐기목은 무방비로 당할 터였죠.

 

저는 돌아서서 달렸어요. 제 반응에 당황한 오란 중위님이 절 불렀죠. 전 통신 기지로 가서 어떻게든 메시지를 보낼 작정이었어요. 얼마나 오래 달렸는진 모르겠지만, 기지에 도착할 즈음 첫 번째 폭발음이 캐스크에 울려 퍼지기 시작했죠.

 

(다시 긴 침묵)

 

젠트리 대위:
아이어스?

 

아이어스 일병 :
나머지는 대위님도 아는 얘기예요. 최소한 대부분은 알고 계시죠. 제 메시지를 듣고 대위님이 왔어요. 그럴 만한 이유가 생기니 전투순양함 함대를 이끌고 4일 만에 온 거예요. 우라질, 겨우 4일 만에! 사람들이 죽어 가는 걸 몇 달 동안 다 듣고 있었으면서, 귀중한 군사 정보를 받기 전엔 손끝 하나 까딱 안 했단 말이지!

 

젠트리 대위:
한 번만 더 이야기하는데, 보고나 계속하게, 아이어스 일병. 선을 넘으려고 하는군.

 

아이어스 일병 :
보고나 계속하라고요? 그 나흘 동안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알고 싶으세요? 우리가 6개월 동안 지켰던 벽이 천천히 밀려드는 산성 물결에 녹아내리는 걸 봤어요. 해병 한 소대가, 점점 더 가까이에서 폭발하는 녹색 외계 생물을 막아내다가 하나씩 목숨을 잃는 걸 봤어요. 새로운 세대, 폭발하는 저글링... 몸을 공처럼 둥글게 말고, 완전히 무장한 해병보다 더 빠른 속도로 구르는 법을 익힌 그 생명체들이 도착했을 때 해병들의 눈에서 마지막 희망이 사라지는 걸 봤어요.

 

그리고 마침내... 마침내 한 거주지의 모든 주민이 비명을 지르며 죽어가는 모습을 느린 화면처럼 봤어요. 새로운 저그가 캐스크를 천천히 파괴하면서, 끝없는 폭발음이 쐐기목에 메아리치던 그때...

 

젠트리 대위:
그게 자네의 보고인가?

 

아이어스 일병 :
네, 이게 제 보고예요. 제가 횡설수설하고, 상관인 대위님께 제대로 예의를 차리지 않았다는 걸 알아요. 이 비행이 끝나는 걸 보지 못할 거란 것도, 대위님은 절 맨 처음 방문한, 가장 착한 자치령 심문관일 뿐이란 것도 알아요. 오란 중위님과 저를 이 함선에 태울 때부터 알고 있었어요. 중위님도 다시는 햇빛을 볼 수 없겠죠. 그렇죠?

 

젠트리 대위:
그게 다라면, 이만 자네를 밖으로 안내...

 

아이어스 일병 :
그게 다일 리가 없죠. 제 보고를 주의 깊게 들으셨다면 이게 뭔지 아시겠지요.

 

(숨이 막히는 소리와 의자를 뒤로 당기는 소리)

 

네, 박사님을 위해 표본을 하나 가져왔어요. 척 봐도 제 손톱보단 크죠, 안 그런가요?

 

앉으세요. 앉으시라고요, 대위님. 한 번만 더 일어나면 선체를 뚫고 방을 날려버리겠어. 난 전투복을 다 차려입고도 죽을 뻔했는데, 그때 터진 고름집은 이 녀석 반도 안 되는 크기였어. 그렇지. 얌전히 앉으라고.

 

내 보고가 너무나도 듣고 싶었지? 먼저 낡아빠진 전투복부터 벗기지 그랬어, 응? 외계 물질을 소지하고 있진 않은지 뒤져보던가, 레이저 장치라도 끄지 그랬냐고? 멍청한 야전 의무병 따위가 난폭하게 굴진 않겠지, 의심하지 않겠지...

 

젠트리 대위:
(옷깃에 대고 속삭이는 소리) 젠트리다. 7E 구역에 있는 취조실에 경비를 보내.

 

아이어스 일병 :
Oh, by all means, call for security. This won't take long.

 

너희 망할 놈들이 우리 울부짖음을 들었다는 거 다 알아. 쭉 듣고 있었지. 민간인 무리가 급습에 얼마나 오래 살아남는지 보고 싶었던 거야. 악명 높은 저그의 적응력이, 엄청난 역경에 부닥쳤을 때 어떻게 발현되는지 보고 싶었던 거야. 새로운 자료를 얻어서 흥분하는 걸 눈빛에서 읽을 수 있었다고, 구역질 나는 살인마 자식아. 자, 나쁜 소식도 하나 알려 주지.

 

그 나흘 동안 난 다른 것도 봤어. 쐐기목을 돌파하고 거주지를 파괴한 저그는 후퇴했지. 중위님과 난 그놈들이 돌아서서 연기 나는 캐스크를 기어나가는 걸 봤어. 너희가 우릴 발견한 절벽 앞쪽의 은신처에 숨어서 말이야. 놈들은 실험이 끝나서 떠난 거야. 실험은 성공했지.

 

네가 놈들을 실험하고 있다고 생각했지? 놈들은 스스로 실험하고 있었어. 그게 놈들이 성장하고, 더 강해지는 방식이야.

 

이 함대가 도착하기 전 24시간 동안, 우린 놈들이 주변 산에 배치한 포자 주둥이 소리를 들었어. 말하자면, 놈들은 언제든 캐스크를 향해 발사할 수 있는 대포를 가지고 있었단 말이지. 하지만 놈들은 실험을 망칠 생각이 없었어. 그래, 놈들은 대포를 우주로 쏘아 올리고 있었다고. 저그 행성을 향한 게 분명하지. 자신들이 배운 걸 무리에게 알려 주고 있었던 거야. 테란의 우주에서 저그의 활동이 오랫동안 없었단 거 알아. 그래도 네놈들이 다음 일에 대비하고 있다면 좋겠군. 저그가 오고 있어. 저그는 분노에 가득 찬 자연이야.

 

아직 녹음 중인가? 좋아.

 

아빠가 옳았어, 박사. 자연은 적응하기만 하는 게 아니야. 자연은 우리를 속이고, 법칙을 바꾸고,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알아내려고 기를 쓰는 우리 뒤통수를 치고 뒷구멍으로 슬그머니 빠져나가는 그런 존재이기도 하지. 이제 녹음기 끄고 일어나.

 

(긴 침묵에 이어 ‘헉’ 소리, 액체 폭발물이 터지는 소리, 그리고 지지직거리는 소리)

 

 

원문: http://kr.starcraft2.com/features/story/brokenwide.x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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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까마귀   |   GoblinAlchemist   |     |   아이콘 죽은사람   |  
나인볼 (2010-03-06 04:17:17 K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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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새벽에도 수고하십니다^^ 뇨신의 은총[?]과 포더덕에 베타가 당첨됬답니다'ㅅ'! 렛츠 스타2라이프
달까마귀 (2010-03-06 05:30:43 K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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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는 돌연변이란 급격하게 수가 줄어든 개체 안에서 더 자주 발생한다느니 하는 얘기를 하셨죠. & 자연은 우리를 속이고, 법칙을 바꾸고,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알아내려고 기를 쓰는 우리 뒤통수를 치고 뒷구멍으로 슬그머니 빠져나가는 그런 존재이기도 하지. - 자연이란? 인간에 편의를 생각해주지 않는군요!!
아이콘 파괴의노래 (2010-03-06 07:07:28 K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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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렇게 몰려오면 벙커수리로 버티는것도 못하겟네
아이콘 [LotR] (2010-03-06 08:43:26 K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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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리플 후감상.. 스타2 설치중 으잌 ㅋㅋㅋㅋ
아이콘 버프받은곰 (2010-03-06 08:50:09 K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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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왕 쩔어
]Els-Enora[ (2010-03-06 09:50:08 K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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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까마귀//자연은 모든 것을 베풀어주지만 그 혜택을 받고 살아가는 인간은 자연을 파괴하고 망가뜨리기만 하는데,왜 자연이 인간의 편의를 생각해주겠습니까.
식고 (2010-03-06 10:11:38 KST) - 222.109.xxx.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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ㄷㄷㄷㄷㄷㄷㄷㄷ
Zzz_ (2010-03-06 10:22:12 K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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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팡이 먹고 진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LunarBeam (2010-03-06 11:31:33 K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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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소한 것이지만, 제목이 '산산히 부서진 캐머런 데이턴' 으로 착각할수 있겠네요 ㅎㅎ
제목은' 산산히 부서진' 이고 글 쓴 작가가 '캐머런 데이턴' 입니다~
아이콘 [부릉이마더쉽] (2010-03-06 11:47:52 K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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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wjen rmfl qhkTTmqslekd.z

[영타 → 한타 자동 변환]
포더윈터 (2010-03-06 11:52:46 KST) - 221.138.xxx.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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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빔// 아..아니었군요
코쟁이72 (2010-03-06 11:56:07 K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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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테란은 근접전이 거의 불가능하니 매복당했을때랑 자리잡고 있을때랑 차이가 크져
아이콘 Nios (2010-03-06 11:56:36 K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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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unarBeam // 네, 수정했습니다
아이콘 [부릉이마더쉽] (2010-03-06 12:01:29 K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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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그는 분노에 가득 찬 자연이야!
아이콘 [부릉이마더쉽] (2010-03-06 12:05:05 K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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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이래서 저그를 좋아해.
]Els-Enora[ (2010-03-06 12:08:10 K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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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자면,과연 인간이 저런 말을 할 자격이 있을까요.
자연의 덕을 보고 살아가면서도 자연을 망치는 존재가...
ddd (2010-03-06 13:33:46 KST) - 218.232.xxx.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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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이거 글 분량이 좀 길어서 그런지 ( 아니면 제가 난독증어서인지는 모르겠지만 ) 이거 상황 전개가 잘 이해가 안가는군요. 아이어스 일병이 마지막에 뭔가 이상한 짓을 한 모양인데, 그럼 저그에게 감염된 건가요 아니면 대체 어떻게 된 건지...
아이콘 [부릉이마더쉽] (2010-03-06 13:42:21 K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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ㄴ맹독충 살점 표본 가져와 자폭.
아이콘 첩자 (2010-03-06 13:49:38 K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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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위가 처음부터 지켜봤으면서 안구해주고 쓸만한거 생길때까지 구경만하다 다 죽으니까 구해줌

의무병은 빡쳐서 몰래 고름표본 조금 떼어와서 대위와 함께 자폭
ddddtd (2010-03-06 13:59:13 KST) - 116.120.xxx.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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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료들이 옆에서 죽어가는걸 보게되자 고립된걸 알면서도 빨리 지원안해준 자치령에 원한을 가지고, 맹독충 살점 표본을 가져와서 폭파시킨겁니다.
celestyne (2010-03-06 16:34:11 K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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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내용 멋지네요..
아이어스일병이 자신들이 그저 실험용이였다는거 알고
화나서 자폭한거죠.
늅뉴비 (2010-03-06 22:37:29 KST) - 220.70.xxx.1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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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산산히 부서진(맹독충 이야기)를
산산히 부서진 맹독충 으로 봣음ㅋㅋ
아이콘 Drake (2010-03-07 09:07:32 K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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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악 재밌닥ㅋㅋㅋㅋㅋ

결국 표본 하나땜에 배틀크 루저 추락한건가요..
아이콘 Starcraft2 (2010-03-07 15:47:24 K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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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우 인공지능 덕분에 하나씩 터짐
아이콘 UseMaster[0_0y] (2010-03-08 10:03:12 K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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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이 하나 터진거니 배틀크'루저'가 추락한건 아닏늣.
사이오닉폭풍 (2010-03-08 11:21:41 K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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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병이 대위한테 말하는 싸가지봐라!
아이콘 유몽고메리 (2010-03-08 14:32:12 K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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ㄴ 한국이라면?
아이콘 UseMaster[0_0y] (2010-03-10 11:40:43 K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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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TSD 때문에 치열한 전장에서 생환한사람은 정줄을 상당히 놓을 확률이 높으니 그러려니 싶네요..
자폭할 생각을 한것도 말투도 그렇고..
메딕 (2010-03-11 02:58:58 KST) - 124.111.xxx.1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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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즈마스터// 전투순양함 ‘황제의 분노’호 잔해에서 발견한, 손상된 음성 자료의 일부

(홀로그램 파일은 복구할 수 없었음)

라는 글이 맨 첫머리에 있는걸로 봐선 저것때문에 추락한게 맞는듯 하네요.
아이콘 UseMaster[0_0y] (2010-03-11 14:15:31 K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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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엄돋네 -_-;
배틀크루저가 생각보다 싸구려인듯.
아이콘 카니발리즘 (2010-07-27 09:49:46 K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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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왕 저그놈들은 의지란게 있어서 스스로 자연선택을 하는구나
아이콘 한걸음씩 (2010-07-28 10:24:36 K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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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다음은 울트라를 죽이는겁니다 !
문차 (2010-07-31 01:32:53 KST) - 121.175.xxx.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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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랄까 폭발이 연쇄폭발로 이어져 기관실까지 미치다보면 뭐 ...후드 터지듯이 언럭키로 한방에 날아갈수도
아이콘 김뚜벅 (2010-10-09 20:03:08 K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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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ㅇ
아이콘 임종 (2010-10-21 11:54:34 K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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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쌍한 후드 한방에 격침 ㅠ
켄이 (2010-11-01 00:11:29 K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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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밋네ㅋㅋ
지동원참치 (2011-07-18 23:49:04 K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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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내용재미있다 ㅎㅎㅎㅎㅎㅎㅎ
아이콘 Bloody_Raven (2011-09-27 13:34:43 K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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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어어어어어 맹덕이가.... 넘후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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