곰TV의 운영팀장인 채정원 팀장이 GSL홈페이지를 통해 그간 논란이 되었던 승격강등전의 시드 제공과 향후 해외 리그 연계 방안에 대해 밝혔다. 채정원 팀장은 이 글을 통해 운영 미숙에 대한 지적과 대상자인 정우서 및 해당 구단의 비난에 대해 사과하며 향후 같은 일이 재발되지 않도록 각별히 신경쓸 거란 입장을 밝혔다.
더불어 GSL과 해외 대회와의 유기적인 연계에 대해서도 그 동안 적지않은 고민을 해왔다는 사실도 알려졌다. 고민에 대한 내용은 코드A 상위권자에 대한 혜택, GSL과 해외 대회와의 일정 조율, 한국 게이머들의 활발한 해외대회 참여 유도, GSL 조기 탈락자의 1달간 공백 등이라고 채팀장은 밝히고 있다.
해당 글을 본 많은 유저들은 '취지가 좋다.', '고민한 흔적이 보인다.'며 옹호하면서도 '공감대 형성과 커뮤니케이션과 같은 소통에 더욱 신경을 쓰길 바란다.'는 충고의 글을 남기기도 했다.
아래는 채정원 팀장이 작성한 글 원문.
안녕하세요
2세대 인텔 코어 GSL Mar. 결승전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그 전에 승격/강등전이 펼쳐지며 선수들은 Code S 로 올라가기 위해 많은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금번 IEM 월드챔피언십 우승자인 정우서 선수에게 GSL Mar. 의 승격/강등전 시드를 제공한 것에 대해 많은 분들께서 우려를 표하고 운영 미숙에 대해 지적하고 계십니다.
인기 선수 구제를 위한 시드 제공은 아니었지만, 팬 여러분께 저희가 고민했던 여러 가지 문제에대한 공감대를 미처 형성하지 못한 채, 뒤늦은 공지로 인해 오해를 불러일으키고 심려를 끼친 점에 대해서 사과의 말씀을 드립니다. 아울러 시드 대상자인 정우서 선수에게까지 비난이 이어지게 된 상황에 대해 큰 책임감을 느끼며 선의의 피해자인 정우서 선수와 스타테일 게임단 측에도 사과의 말씀을 드립니다.
사실 IEM 월드챔피언십 우승자에게 승격/강등전 시드를 제공한다는 생각은 IEM 개막전에 결정 된 사항이었습니다. IEM 최고 성적의 해외 선수들에게 GSL 월드 챔피언십 시드 제공과 동시에 IEM 우승자에게 승격/강등전 시드 제공을 결정하고 IEM측과 동시에 발표 함으로서 아래 말씀드릴 해외 대회 연계 안에 대해 설명 드리려고 했습니다만, 내부 커뮤니케이션 과정에서 적절한 발표 시점을 넘기게 되었고, 뒤늦은 공지로 인해 졸속 운영으로 인기 선수를 구제하려 한다는 오해를 사고 말았습니다. 공지나 운영이 매끄럽게 진행되지 못한 점 깊이 사과 드리며 앞으로 이런 일이 재발되지 않도록 각별히 신경 쓰도록 하겠습니다.
어떤 분은 그렉 필즈 선수의 결원 1자리를 채우기 위해 이번 대회에 국한해 무리하게 운영 방침을 바꾼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하고 계시지만, 오히려 저희의 고민은 장기적으로 GSL이라는 대회가 해외 대회와 유기적인 연계를 할 수 있는 대회 운영 방향의 결정이었고 그 과정에서 결원 처리 방식은 더 온전치 못한 것으로 보이게 된 것 같습니다.
현재 저희가 몰두하고 있는 고민은 다음과 같습니다.
1. Code A 상위권자에 대한 혜택 강화
2. GSL과 각종 해외 대회와의 일정 조율
3. 한국에서 선수생활을 해야 한다는 이유로 해외 선수들이 GSL Code S에 대해 느끼고 있는 실력 외적인 장벽 (물리적 시간과 공간이 야기하는 장벽)
4. 한국 게이머들의 해외 대회 활발한 참여 유도 방법
5. GSL 조기에 탈락 선수가 다음 예선까지 갖게 되는 1달여의 공백
현재 전 세계 게이머들의 가장 큰 꿈의 리그는 GSL Code S 입니다. 해외 선수들은 본인들 자국의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고 활동하고 있지만 GSL을 위해 한국으로 오기에는 굉장한 리스크가 따릅니다. 그들이 GSL에 참가해서 Code S로 오르기 위해서는 자신이 석권할 수 있는 많은 대회의 출전 기회를 포기하고 해외에서 한국으로 혈혈단신으로 날아와 Code A 시드를 받거나 Code A 예선을 통과하여 32강 16강, 8강까지 올라간 후 승격/강등전에서 승리해야만 비로소 Code S 자리를 보장 받습니다. 이렇게 Code S로 가기 위해서는 제 아무리 뛰어난 경기력을 가지고 있어도 1달 이상의 일정이 필요합니다. 실력만이 유일한 진입장벽이 되어야 한다는 GSL의 원칙에 어긋나는 상황입니다.
한편, 해외에서 기존 대회들이 꾸준히 열리고 있고, 새로운 대회도 계속 생기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GSL과 일정이 겹치는 일은 비일비재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현재와 같은 상황이 지속된다면 전 세계 스타크래프트II 게이머들은 GSL과 다른 해외 메이저 대회 중 한가지를 선택해야만 합니다. (그렉필즈 선수가 그랬듯) 이것은 GSL에 출전하고 싶어하는 해외 게이머의 문제일 뿐 아니라, 해외 대회에 참가해 경험을 쌓고 싶어하는 국내 게이머들도 마찬가지로 겪을 수 있는 문제라고 생각됩니다.
대한민국은 명실상부한 e스포츠의 강국이며, 스타크래프트II에서는 전 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플레이어들을 보유한 나라입니다. 따라서, 앞으로 전 세계 스타크래프트II 대회의 발전과 e스포츠의 발전을 위해서 해외 대회와의 연계는 필수라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해외 커뮤니티를 자주 방문하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이미 GSL은 세계 e스포츠 계에서 가장 큰 리더십을 발휘하고 있습니다. 세계 여러 대회는 GSL과 동일한 맵을 사용하고 있으며, 모든 해외 대회에서 초청 1순위는 GSL의 탑 플레이어 들이며 , 모든 GSL 경기는 블리자드에서 밸런스 조절을 하기 위한 참고 자료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또 새로 기획되는
해외 대회는 GSL의 운영 방식을 벤치마킹하고 있습니다.
물론 우리가 최고라는 자만심에 국내에서 개최되는 GSL로 만족하고 해외에서 어떤 대회가 생기든지 신경 쓰지 않고 선수들이 GSL 외의 대회에 관심을 두지 않게 운영할 수 있습니다. 아마 그래도 전세계 최고의 게이머는 GSL에서 경기하는 한국 게이머일 것입니다. 하지만 그것은 저희가 바라는 GSL의 모습이 아닙니다.
우리가 먼저 해외 대회에 협조하지 않고 폐쇄적인 정책을 고수한다면, 언젠가 해외 대회와 단절되고 고립된 문화로 한국 선수들끼리만 세계 대회를 치르는 일이 일어날 수 있습니다. 우리는 세계의 많은 대회가 균형적으로 발전하는 가운데, GSL이 전세계 게이머들의 동경의 대상이며 세계 최고의 선수들이 경쟁을 치르는 대회가 되길 바라고 있습니다.
이상과 같은 이유로 저희는 현재 해외 메이저 대회의 여러 운영진과 접촉을 하고 있으며 활발히 의견을 나누고 있습니다. 앞으로 해외 메이저 대회들과 협력하여 전세계 스타크래프트II 게이머들에게 보다 많은 기회를 제공할 수 있는 유기적인 e스포츠의 생태계를 만들려 합니다
한국 게이머가 유럽/북미 대회에 자유롭게 출전하고, 유럽/아시아/북미 게이머가 GSL에 언제나 도전할 수 있는, 그리고 해외 대회를 한국 중계진의 해설로 감상할 수 있는 날이 곧 오게 되길 바랍니다. 관련된 구체적인 몇 가지 사항이 논의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논의를 통해 모두가 꿈꾸는 GSL을 만들어갈 수 있도록 끊임 없이 노력하겠습니다.
죽음의 승격/강등전이 시작됩니다. 비록 잡음이 있었지만 자신의 기회를 잡은 선수들에게 비난의 화살이 돌아가지 않길 바라며, 모든 선수들이 좋은 경기를 보여주어 시청자 분들에게
감동을 주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