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 그게모양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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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12-11-14 00:25:24 KST | 조회 | 162 |
제목 |
너희들 게임하면서 울어본적 있니? 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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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른한 몸을 들척이며 막 도착한 메일을 열어본다.
그리고 그 다음 순간 나는 벌떡 일어났다.
생각하기도 전에 몸이 벌써 일어나 있었다.
터질 거 같이 두근거리는 고동.
꼴사납게 책상 다리에 정강이를 부딪쳤지만, 참으며 창문을 활짝 열었다.
나는 눈을 비비며 베란다로 뛰쳐나갔다.
부드러운 봄바람이 옅은 분홍빛 꽃잎을 어루만지며 지나간다.
나는...
난간에 몸을 기대고...
그곳에서 기다리는 그녀를...
찾았다.
"...바보"
목소리가 눈물 때문에 떨렸다.
"너..."
나는 크게 숨을 들이마셨다.
맑은 공기가 몸 구석구석까지 퍼져 나갔지만 몸의 떨림은 멈추지 않았다.
"너! 대낮부터 그 옷차림이 뭐야!?"
나를 올려다보는 소녀는 밝게 미소 지었다.
모든 것을 용서하는 듯한 자상한 미소였다.
"전 바보니까요~!"
약간 코 막힌 듯한 그 그리운 목소리가 나의 고막과 눈물샘을 부드럽게 자극했다.
"정말 바보구나...끝내...나 같은 녀석에게 돌아오다니..."
울고 있는 건지 웃고 있는 건지, 나 자신도 알 수 없었다.
그저 너무나도 기뻤다.
끓어오르는 감사의 마음에, 난간을 잡은 손에 힘이 꽉 들어갔다.
"이...이 바보야, 어디까지 따라와야 만족하겠어?"
푸른 하늘로 번쩍 들어올리는 부케.
흘러넘칠 것처럼 살짝 보이는 작은 이빨.
"좋아하게 되면 일직선!그대를 쫓아서 어디까지라도~!"
정오의 주택가. 큰 소리를 지르며 눈물을 머금고 있는 우리들.
세계는 분홍빛으로 물들어 있다.
"도대체 어디까지?"
"그러니까~ 이제 이렇게 된 사이니까~!7조 광년 정도는 쫓아갈 거예요~!"
고마워.
계속 쫓아와 준 그녀에게.
앞으로도 함께 걸어가 줄 사랑하는 사람에게.
나는 몇 번이라도 말할 수 있어.
"코마치, ...미안해 정말 미안해~"
그녀는 웃었다.
얼굴 한가득 웃었다.
눈이 내리던 그 날에 처음으로 보고...
지금까지 계속 좋아했던 아름다운 미소..
"지옥 끝까지라도 쫓아갈 거예요~ 선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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