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 김강건포니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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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12-12-07 17:52:52 KST | 조회 | 424 |
제목 |
포니 아청법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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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큰일인 걸! 애플파이에 넣을 달콤한 하얀색 생크림이 다 떨어졌어!]
애플잭이 걱정스러운 목소리로 말했어요. 그녀의 귀여운 여동생, 애플블룸이 애플잭의 목소리를 듣고 콩콩 뛰며 달려왔답니다.
[언니, 무슨 일이야?]
[이런, 나의 귀여운 애플블룸! 생크림이 다 떨어져 버렸구나. 이대로 가다간 맛있는 애플파이를 포니빌에 공급하지 못하게 될지도 몰라!]
[그건 참 난처한 일인걸! 어쩔 수 없다. 내가 포니빌로 가서 생크림을 구해올게!]
[부탁한다, 애플블룸!]
애플블룸은 애플잭의 배웅을 받으며 포니빌로 달려갔어요. 한참을 달려가던 애플블룸은 길가에서 셀레스티아 공주님을 만났답니다!
[어머! 셀레스티아 공주님!]
[아아, 너는 애플잭의 여동생 애플블룸이로구나. 무엇을 찾고 있느냐?]
[생크림이 다 떨어져서 포니빌로 가고 있어요. 생크림이 없으면 맛있는 애플파이를 포니빌에 공급할 수 없대요!]
[그건 참 안된 일인걸. 혹시 내가 가지고 있는 생크림을 너에게 조금 나누어 줄까?]
[우와! 공주님은 정말 친절하시군요!]
[그런데 이 생크림은 내 뿔에서 마법적으로 생산되는 거란다. 마법을 활성화하기 위해 내 뿔을 네 발굽으로 마찰시켜주겠니?]
[물론이에요 공주님!]
"정지, 정지! 바로 이 부분이야."
나는 다급하게 스페이스바를 눌러 동영상을 정지시켰다. 나는 이제 막 셀레스티아의 곧게 솟은 뿔에 발굽을 들이 댄 애플블룸을 가리키며 말했다.
"바로 여기서부터 문제의 성교 장면이야."
"별로 놀라울 것도 없는데요."
이렇게 말한 사람은 내 맞은편에서 삐딱한 자세로 서있는 여자, '김경은' 이었다. 김경은은 대학교에서 영화를 전공했으며, 현재는 유명한 영화평론가로 활동 중이다. 나는 예술영화의 해체적 텍스트를 분석하는 종류의 고상한 취미는 없지만, 김경은의 페미니즘적 시각이 영상물의 성폭력적 저의를 가늠하는 데는 매우 쓸만하다는 사실을 안다.
"내가 원하는 건 이 장면이 강간으로 판명될 수 있냐, 없느냐야. 그러니까 부디 집중해서 지켜보라고."
"일단 재생이나 시켜봐요."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다시 스페이스바를 눌렀다.
[흠! 으음! 흐으음, 바로 그거야 애플블룸! 정말 잘 하는구나.]
[이야! 정말로 신기해요. 걸쭉한 생크림이 분수처럼 튀어나와요!]
[한 번 이 생크림을 맛보고 싶지 않니?]
[정말로 맛보고 싶어요!]
[그렇다면 입을 내 뿔의 입구쪽에 가져다대렴. 아...생크림이 다 흘러나오는구나. 혀를 뿔쪽에 대면 남김없이 먹을 수 있을텐데...오오 그래, 좋구나.]
나는 다시 스페이스바를 눌렀다.
"자, 이 부분, 유사 성행위라는 면에서 시청자들에게 성적 모욕감을 전해줄 수 있다는 사실은 인정해. 하지만 보라고, 애플블룸과 셀레스티아의 모습을."
나는 모니터 화면을 가리켰다. 동공이 눈꺼풀 위로 치솟아오른 셀레스티아의 눈에 새빨간 혈관이 돋보였다. 그녀의 이마 한 가운데를 집어삼킬 듯이 빨아들이고 있는 애플블룸은 입가가 걸쭉한 하얀 액체로 범벅되어 있었다.
"이 부분은...선입견을 내려놓고 보면 정말 평화롭다고. 어쩌면 풍자적일 수도 있겠군."
"의심할 여지 없이 유사 성행위인 걸요."
경은이 냉담하게 말했다. 나는 씁쓸하게 입맛을 다셨다.
"그래, 제길...나도 이게 뭘 의미하는 지는 알아. 하지만 적어도 셀레스티아는 강압적으로 애플블룸에게 자신의 유사-성기를 핥을 것을 명령하지 않았어. 그녀는 자신의 권위를 이용해서 유사 성행위를 하도록 유도하지 않았다는 거야. 결국 이건 단순히 제안이었다고. 제기랄! 이건 화간이었어..."
"당신의 논리는 어거지에요."
김경은의 말이 맞았다. 이유가 어찌 되었든, 셀레스티아는 자신의 풍부한 성적 지식을 이용해 상대적으로 성지식적 빈자인 애플블룸을 농락한 것이었다. 내가 할 말을 찾지 못하는 사이, 김경은이 말을 이었다.
"어쩔 수 없어요, 김노말씨. 애플블룸이 <펠라치오>라는 행위를 전혀 모르는 것처럼 행동하는 것 자체가 당신의 상대에게는 굉장히 좋은 증거물이 될 거에요. 애플블룸이 유사 성행위와 셀레스티아 공주의 유사-성기 메커니즘을 잘 모른다는 것은, 저 애가 성적으로 미숙하며 아직 어린 <아동 포니>라는 것을 증명하는 꼴밖에 안된다구요. 영상매체의 텍스트를 분석하는 건 그 저의가 복합적인 예술영화에서나 통하는 거에요. 저 영상물은...제작 목적이 너무나 분명하잖아요. 포르노라구요."
"아니야..."
"네?"
"아직 끝나지 않았어."
나는 모니터 전원을 껐다. 그리고는 서둘러 외투를 입기 시작했다. 내 모습을 멀뚱히 지켜보던 김경은이 말했다.
"어디 가려는 거에요?"
"기술 전문가에게. 인문학적 방법으로는 답을 찾지 못했으니 자연과학적 방법에 의지해보려고 해."
나는 현관문을 벌컥 열고 나섰다. 12월의 한기가 살을 에며 파고들었다.
"애플블룸은 단순히 성지식이 부족한 것일 뿐일수도 있어. 정신은 미숙해도, 몸은 성인일 수도 있다는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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