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 어그로중독자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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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13-01-27 21:27:51 KST | 조회 | 142 |
제목 |
너희들 음악 듣다가 울어 본 적 있니? 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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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른한 몸을 들척이며 막 도착한 음악을 들어본다.
그리고 그 다음 순간 나는 지그시 눈을 감았다.
생각하기도 전에 눈이 벌써 감겨 있었다.
터질 거 같이 두근거리는 고동.
꼴사납게 안경 다리에 손가락을 부딪쳤지만, 참으며 안경을 집어던졌다.
나는 귀를 세우며 내면으로 잠겨들었다.
무채색의 비바람이 도시의 짙은 스모그를 씻겨내리며 흘러간다.
나는...
쇼파에 몸을 기대고...
그 곳에서 기다리는 쇼팽을...
찾았다.
"CBGEB!"
눈꺼풀이 눈물 때문에 떨렸다.
"GACB!"
나는 크게 숨을 들이마셨다.
맑은 공기가 몸 구석구석까지 퍼져 나갔지만 몸의 떨림은 멈추지 않았다.
"...#D#C#E#G..."
나를 내려다보는 쇼팽은 슬픈 미소를 지었다.
모든 색채를 바싹 말려버리는 듯한 우울한 선율이었다.
"...!"
페달이 약간 밟힌 듯한 그 그리운 피아노 소리가 나의 고막과 눈물샘을 부드럽게 자극했다.
"...GDF♭E..."
울고 있는 건지 웃고 있는 건지, 나 자신도 알 수 없었다.
그저 너무나도 숨이 차올랐다.
끓어오르는 격정의 선율에, 악보를 잡은 손에 힘이 꽉 들어갔다.
"...#G#CE..."
회색 구덩이로 스르르 침전하는 피아노.
흘러넘칠 것처럼 살짝 휘어지는 작은 건반.
"...C...D...C...F..."
자정의 교차로. 큰 소리를 지르며 눈물에 젖어가는 피아노.
세계는 회색빛으로 물들어 있다.
"...B#C#DE#AB#C..."
"...#CB...B↗B...!"
고마워.
나를 불러 준 쇼팽에게.
앞으로도 함께 걸어가 줄 사랑하는 선율에게.
나는 몇 번이라도 들어줄 수 있어.
"...B#A#G#DB#G..."
쇼팽은 사라졌다.
대도시에 내리쬐던 호우도 그쳤다.
비가 내리던 그 날에 처음으로 듣고...
지금까지 계속 좋아했던 아름다운 선율...
"#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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