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 TransCond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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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13-05-28 18:01:26 KST | 조회 | 159 |
제목 |
그날 새벽 같은 시간 형에게 전화가 왔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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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화를 내면서 거의 윽박을 지르다싶이하면서 왜 전화 할때 안받았냐고 이야기했음. 그러면서 아까전 통화는 또 뭐냐고 그랬는데 형은 내 말에 그냥 응. 응. 이라고 대꾸만 할뿐 별다른 말을 하지 않음. 난 아무래도 이상했기 때문에 좀더 자세하게 형이 무슨 일을 겪는지 물어봄. 그리고 잠시 조용히 말을 꺼내지 못하던 형이 줄줄이 무슨 이상한 소리를 하기 시작했음
자취방에 이사를 온 형은 그날 저녁 자신의 방정리를 하고 있었다고 함. 그러면서 침대 밑이나 책상 서랍 들을 열어 정리하고 있었는데 그러던 중에 이상한 것을 보았다고 함. 그 이상한게 뭔지 제대로 말을 못하면서 어물거리던 형은 내가 또 다그치자 꿀먹은 벙어리 처럼 말을 않다 다시 말을 이음.
그건 다름 아닌 '팥' 이었다고 함. 여러분이 생각하는 그거 맞음 단팥빵이랑 단팥죽 할때 그 팥. 팥알이 두 세알씩 자신의 책상 서랍안에 들어있었고, 또한 침대 밑에서 나왔다고 함. 그걸 보면서 이게 왠 팥알이지 하면서 형은 그냥 대수롭지 않게 버렸는데. 그걸 버리는 순간 자신의 몸이 살짝 떨려오는 이상한 변화를 느꼈다면서...
그렇게 나에게 이야기함. 난 형이 무슨 소릴하는지 몰랐음. 팥알이 어쨌다고 하면서 듣고 있었지만 그게 뭔 뜬금없는 소린가 의문이 들뿐이었음. 그러나 형은 꽤나 진지해보였음. 조근조근 자신의 이야기를 조심스럽게 내뱉는 형의 목소리가 살짝씩 떨렸으니까 나 또한 형이 굉장히 두려워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음.
그런데 그 순간 전화 한지 20분도 채 안되서 형이 갑자기 이렇게 이야기함.
"아 안되겠다. 더 이상은... 나중에 나중에 통화하자."
대충 이렇게 얼버무리더니 전화를 끊었던 것 같음. 그러고나서 난 굉장히 심각해졌음. 조용히 대학생활 중일 줄 알았던 형이 왠지 위험에 처한 것처럼 느껴진거임. 그리고 나 또한 그 전화를 끊고 오랜시간 밤잠을 설치다가 잠에 들었음....
형의 그런 이야기를 듣고 난 다음날 난 몽롱한 상태로 학교 생활을 하고 있었음. 나도 그날 새벽 늦게야 잠에 들었으니까 그런 것이었지만 난 자꾸 토요일만 기다려지고 손에 아무것도 안잡히는 이상한 상태가 되어버렸음. 가끔 존나 밉고 왠수 같지만 하나뿐인 내 친형인데. 형한테 무슨 일이 생긴건 아닌지 근심걱정이 컸던 것임. 학교를 어떻게 보냈는지도 모르겠고 난 학교에 다녀오자마자 또 다시 어무니에게 형에게 전화를 해보라고했음.
어무니는 나의 그런 반응에 대수롭지 않게 알겠다면서 형에게 통화를 걸었지만 이번에도 역시나 어무니 말씀은...
"얘가 요즘 바쁜가봐 전화 안받는데?"
우리 어무니는 별다른 걱정도 안되시는지 그렇게 말씀하셨지만, 옆에 계셨던 우리 아버지는 이틀간 통화가 안된다는 사실에 약간 이상해하셨음. 물론 나 또한 마찮가지로 매우 수상하다고 생각했고, 좀더 형에게 관심을 가져줬음 좋겠다고 아버지와 어무니께 말했음. 어무니는 알았다면서 넘어갔고 아버지는 나에게 그날 토요일날 네가 좀 서울로 올라가보라고 말씀하심.
새벽 2시까지 잠을 자지 않고 난 또 전화를 기다렸음. 그런데 이상하기도 하지 전화가 올거란 것을 알면 더 졸음이 쏟아지기도 하고 기분나쁘게 빨리 잠들기도 함. 그날 난 전화를 기다리며 판타지소설을 읽다가 그대로 침대에 뻗어버렸음. 그리고 그렇게 눈을 잠깐 붙였다 싶었는데.
[위이이잉이이!]
내 책상 위에 올려져있던 핸드폰이 난리부르스를 떨면서 요동침. 전화가 온것.
비몽사몽 졸린 눈으로 전화를 찾아 받고 난 어물거리면서 '여보세요'라고 했는데
형이 나에게 다짜고차 따지듯이 성내는 소릴 하고 있었음. 대충 내용을 되집어보면. '왜 부모님을 걱정시키냐... 왜 쓸데없이 자꾸 전화를해서 안부를 물어보라고하느냐... 그리고 왜 그렇게 생각없이 이야기하냐...' 뭐 대충 이런 소리였던 것 같음. 난 어물거리면서 '응. 응. 응.' 이라고 하면서 대답은 했는데... 정말 갑작스럽게 나도 모르게 내 입에서 이상한 소릴 해버렸음.
"너 누구야?"
나도 그렇게 말하고 나서 무척이나 놀랬는데... 왠지 그런게 있었음... 형이 아닌 목소리 같은 그냥 낯선 남자 목소리 같이 들린 것임. 나도 뜬금 없이 내뱉은거라. 적잖이 당황해서 눈이 번쩍 떠지면서 똥그레져있는데. 반대 쪽 발신인은 아무 말도 갑자기 하지 않고 가만히 있음. 난 그 덕분에 더욱 온몸에 소름이 끼치면서 잠이 확 달아나버렸음. 당연히 우리 형이 전화를 했는지 확인했고 전화 발신인에 '형' 이라고 써있는 걸 봤음.
[삑삑삑삑! 삑-!]
핸드폰의 발신인을 확인하는데 전에 들었던 버튼음이 들렸고 난 전화를 확 닫아버렸음. 당시만해도 폴더폰을 쓰고 있던 난 그 폴더 액정이 부셔저라 쌔게 닫고는 핸드폰 배터리를 뽑아버림. 눈이 커다랗게 떠지고 불안해서 가만히 내방에 있을 수가 없어서 민망하게도 아머니 아버지 방에 몰래 들어가 침대아래 자리를 깔고 누움. 누워서 두근거리는 가슴을 붙잡고 가만히 있는데... 사람이 왜 그런게 있잖음.
정말 뜬금없이 잊고 있었던게 생각나는거...
갑자기 시계를 확인하고 싶어서 확인해봤는데 시간은 12시 50분 아직 2시가 안된 시간이었음. 시계를 확인하고나니 온몸에 소름이 쫙 끼치면서 더욱 이상한 생각이 들었음. 아까 내가 통화를 했던 건 우리 형이 아닐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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