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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공부해라
작성일 2013-05-28 23:26:18 KST 조회 277
제목
예전의 왕좌의 게임 번역글 재탕

사실 이 드라마는 생각만큼 리얼리즘적이진 않다. 오히려 그래서 훌륭하다.

Charlie Carpenter



외교정책 분석가들은 HBO의 왕좌의 게임 첫번째 시즌에 정치적 리얼리즘이 주제로 깔려있다는 점을 강조하곤 한다. 그리고 한 작가도 이 드라마와 원작 조지 R. R 마틴의 소설이 '권리 위에 군림하는 권력의 힘을 분명하게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작가도 이에 동의하며 "이런 상대적 이익이 지배하는 잔혹한 세계에선 현실정치 논리(realpolitik)가 주된 행동양식이 될 수 밖에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왕좌의 게임을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다른 답을 끌어낼 수 있다. 

확실히 웨스트로스의 삶은 매우 형편없고 더럽고 잔혹하며 짧다. 마틴의 얼음과 불의 노래 시리즈의 세계는 홉스적인 은유와 마키아벨리적인 음모, 카 방식의 권력적 계산들로 수놓아져있다. 하지만 좀 더 중요한 메시지는 리얼리즘 자체만으로는 결코 충분치 않다는 것이다.- 지도자들은 윤리적 규범, 자신들의 우민들의 요구, 위기를 눈앞에 두고 있는 자연 세계를 무시하곤 한다. 자기만족만을 꿈꾸는 배우들에 의해 수행되는 권력을 향한 경주는 안정적인 균형 대신 차선적인 혼돈만을 만들어낸다. 도박심리와 단기적인 목표만을 쫓는 현실은 그들의 관심을 인류의 생존과 안정이라는 더욱 중대한 사안에서 더욱더 멀어지게 한다.

표면적으로는 윤리적 규범과 명예는 시리즈 내에서 큰 역할을 하지 못하는 것처럼 보인다. 규범-행위자들의 적절한 행동에 대한 집합적인 믿음-이 종종 들먹여지긴 하지만 주로 이 규범들이 무참하게 어겨질 것이라는 복선 내지는 그에 대한 한탄일 뿐이다. [시즌1 스포일러 주의]첫번째 권(그리고 첫 시즌)이 네드 스타크가 처형을 다루는 규칙에 대해 아들에게 설명하는 것으로 시작되고 그 스스로가 자신의 나약함으로 인해 부당하게 처형당하는 것으로 끝난다는 점이 이를 잘 보여준다. 하지만 실제로는 많은 등장인물들의 행동은 규율에 속박되어있다. 케이틀린은 아버지에게 충성을 맹세한 이들이 아니었으면 티리온을 붙잡을 수 없었을 것이다. 반대로 케이틀린이 "왕의 재판"이라는 규범에 얽메이지만 않았더라면 티리온은 자신을 죽이고자 하는 리사와 계속 붙잡아두고자 하는 케이틀린의 의지를 뿌리치고 살아남을 순 없었을 것이다. 강력한 등장인물들조차 종종 단기적인 손실과 당혹감을 감수하면서도 규율을 따르고자 한다.

웨스테로스의 사회적 관계망은 떡떼기bread-breaking 의식, 정혼, 약속뿐만 아니라 배반과 반목으로도 구성되어있다. 이런 규율들의 힘은 자주 위반됨으로써만 강조되기도 한다. 하지만 서약을 깨트리기만 할 뿐인 군주와 왕들은 관습과 합의사항을 위반하는데 대한 벌을 매우 단순 명료하게, 혹은 자신의 강력한 힘을 물질적인 성공으로 전환시키는데 실패함으로써 받는다. 세르시가 말하는 바와는 다르게 왕은 항상 자기 멋대로 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네드와 그가 대표하던 기사도는 첫 시즌에서 패배한 것처럼 비쳐질 지도 모르지만 정의에 대한 기준을 무시하는 조프리의 태도 또한 결국 무시당하면서 무질서와 폐허만이 따라올 뿐이다. 마치 투키디데스의 메로스의 이야기에서나 페리클레스의 죽음과 아테네의 몰락에 대한 서술에서처럼, 정의없이 얻어낸 권력은 지속될 수 없는 법이다.

우리의 세계에서처럼 웨스테로스에서는 규범이 어떤 특정한 행동에 대한 인센티브를 만들어내거나 정체성을 형성하는 방식으로 영향력을 지니고 있다. 이런 방식으로 규범은 사람들의 동기, 관심, 전략을 형성해낸다. 나이트 워치의 규범과 규율을 따름으로써 한낱 범죄자들도 왕국의 수호자로 다시 태어나게된다. 권력과 규범은 단기적으로 결과를 만들어내는 요소이며 이 둘을 어떻게 사용할지 아는 자들이야말로 웨스테로스에서 가장 현명한 이들이다. 

리얼리즘에서는 권력을 지닌 사람들에게만 초점을 맞추는 것과 달리 왕좌의 게임에서는 최하층부를 포함한 사회의 모든 영역에 관심을 기울이게 된다. 마틴은 엘리트들의 세계를 집사, 창부, 사생아, 난장이의 시점에서 엘리트들의 세계를 비춰볼 수 있도록 많은 서사기법들을 사용한다. 언뜻보기엔 보잘것 없는 인물조차 자신만의 상대적인 특권을 다시금 생각해보게 되기도 한다. 존이 자신의 처지에 대해서 한탄할 때나 브란이 자신의 장애로 부루퉁해져있을 때에 티리온이 보인 냉소적인 반응에서 알 수 있듯이 말이다.

아마도 전쟁 문학이나 좀 더 일반적으로 정치적 서사에서 가장 간과되는 시점은 악당의 시점일 것이다. 하지만 왕좌의 게임에서는 폭군, 왕 시해자, 처형자, 노예상인들조차 인격화되고 맥락화된다.Adam Serwer가 말하듯이, "톨킨의 괴물들은 말그대로 괴물들이다.... [하지만] 마틴의 괴물들은 대부분 사람들이다. 독자들이 그 괴물들을 증오하기 시작할 때쯤,[마틴은] 그들의 관점이 담겨있는 챕터를 써내어 독자들이 그들의 측면을 고려하게끔 만들어버린다." 마틴은 물질적인 차이 뿐만이 아닌 성, 인종, 계층, 나이와 장애가 웨스테로이가 어떻게 사회에서 합쳐지고 여러가지 사회적 차이와 권력 형태를 만들어내는지를 보여준다. 더욱이, 이런 혼합을 통해서 마틴은 이런 범주들이 고정되어있는 것이 아닌, 종종 형성되는 것이라는 점을 독자들에게 상기시켜준다. 강하고 멋진 자들은 불구가 되어버리고, 왕자들은 노예가 되어버리고, 귀부인들은 마구간에서 일하게 되고, 사생아는 사령관이 되게된다.


실제로 Clash of Kings(시즌2)에서 나오고 시즌2의 트레일러에서 강조되기도한 권력에 대한 수수께끼는 이를 잘 보여준다.: "한 방에 3명의 권력자가 앉아있습니다. 왕, 신부, 그리고 부유한 갑부. 그리고 그들 사이에는 평범한 출생을 가지고 심성도 별 볼일 없는 칼잡이 용병이 있습니다. 각각의 권력자들은 그에게 다른 둘을 죽이도록 사주하지요. 왕은 '나는 적법한 지도자니 나의 명을 따르시오.'라고 말하고 신부는 '신들의 이름으로 명령하니 나의 명을 따르시오.' 갑부는 '이 금이 모두 당신 것이 될테니 나의 명을 따르시오.'라고 말합니다. 자 그렇다면, 누가 죽고 누가 살까요? 그 답은 책에 있습니다.-"이는 전적으로 그 용병에게 달려있습니다." 이 수수께끼는 과소평가되거나 인정되지 않던 하층계급이 가진 힘을 묘사한다. 농부, 보병, 선원, 집사, 대장장이, 방앗간 주인은 엘리트들을 지탱하고 그들의 흥망을 궁극적으로 결정하기도 한다. 현대의 학술적 리얼리즘은 그렇게 복잡한 사회적 이론을 가지고 있진 않다. 오히려 리얼리즘에 대한 비판적 접근법들이 이런 시각을 틀의 중심에 놓고 있다.

드라마에서 성(姓)만큼 이를 잘 보여주는 것도 없을 것이다. 웨스테로스와 그 주변 지역들은 당연하게도 굉장히 여성억압적인 사회지만, 그런 요소가 이 드라마와 원작을 성차별적 작품으로 만들진 않는다. 오히려 이런 요소가 독자들이 중세의 姓에 대한 잔혹한 진실을 마주하게 만든다. 마틴의 방탕, 성폭력, 성매매, 강요된 결혼, 사생(私生)에 대한 노골적인 묘사는 기사와 군대가 여자와 아이들을 지키기 위해 존자한다는 성적인 신화 뿐만 아니라 국가가 심각한 외부의 위협을 막기 위해 존재한다는 정치적 신화까지도 반박한다. 일반적인 판타지에서 이런 신화에 제대로 어울리지 못한 여성들은 처벌받지만(반지의 제왕에서 에오윈가 아르웬을 비교해보라.) 마틴의 왕국에선 그렇지 않다. 산사는 이런 기사도의 관념에 들어맞는 것으로 보이는 몇 안되는 인물이지만 가여울정도로 순진해빠진 인물로 그려진다.

강인한 여성 등장인물들은 실제로 성적 규범에 묶여있지만 이 규범들을 몸에 체화시키기보다는 자신의 상황에 맞추어서 맞서거나 교묘하게 피해가곤한다. 이는 성적요소에 무지한 리얼리즘적 경세치술, 세계 정치학에 대한 여성학적 반격을 대변한다. 케이틀린은 자신의 모성적인 힘을 아들의 군대를 이끄는데 사용한다. 시종에게서 배운 연성 권력Soft Power 전술을 따라가던 다네리스는 남편의 죽음을 계기로 권력을 얻게 되고 그 권력을 다른 무엇보다도 내로우 씨 너머에서의 여성학적 해방 정책을 위해 사용한다. 세르시는 미모와 혈연을 무자비하게 남용하지만, 그 결과 자신이 그리도 유용하게 이용하던 성적 담론에 묶여버리는 위기를 계속해서 맞게 된다. 반면 아리아는 사회가 그녀에게 소녀로서 부여한 역할을 거부한다. 전사인 브린과 아샤(TV 드라마에선 Yara로 이름이 바뀌었다.)는 굉장히 남성적인 방식으로 권력으로의 길을 걷게 된다.

마지막으로, 왕좌의 게임은 개인이나 집단선에 대한 요구가 아닌 국가 안보에 대해 근시적으로 초점을 맞추는 것에 대해 비판하고 있다. 이는 고전적인 정치적 리얼리즘보다는 인류 안보 독트린에 더 부합하는 주제이다. 도트락의 여왕이된 노예 신부 다네리스를 생각해보자. 그녀는 시즌2가 시작되면서 비록 용을 얻었지만 남편과 아이가 죽었고 추종자들은 한줌밖에 안되고 땅도 없다. 가진 것이라고는 연성 권력과 야망, 그리고 억압에 대한 두려움 뿐이다. 부족 지도자들은 그녀를 신뢰하지 않지만 노예들과 피난민들은 그녀의 깃발 아래 계속해서 모여들게 된다. 그리고 그녀의 윤리적인 자세가 협해 너머에서 권력을 강화시키는데에 중대한 역할을 하게 된다. 다네리스는 어려운 결정과 본연적인 모순들에 직면하게 되고 결국 박애적인 개입과 자유주의적 제국주의에게 너무나 친숙한 도전과 한계와 마주하게 될 수 밖에 없다. 그럼에도 그녀는 냉소주의나 무관심으로 기울기는 커녕 권력의 요구와 원칙의 균형을 잡기 위해 노력한다.-이는 일반적인 리얼리즘적 반응이라고하긴 힘들다.

한편, 환경 재앙은 가장 무시되고 있지만 사실은 모두를 위협하고 있다. 북방 장벽과 그 수호자들은 이민 개혁에 대한 비유보다는 산업 문명이 자연의 변화하는 힘에 대항할 수 있다는 잘못된 믿음을 의미한다고 볼 수 있다. "겨울이 오고 있다"는 그 말 그대로이면서 굉장히 은유적이기도 하다. 행성은 비록 천천히긴 하지만 부인할 여지 없이 기후 재앙을 맞이하고 있다. 하지만 왕과 여왕들의 내분으로 인해 이런 중대한 이슈가 무시당하고 있다. 이는 집단행동에 대한 이야기로, 나이트 워치들은 점점 더 절망적인 경고들을 보내고 있지만 무관심한 조소만을 받고 있을 뿐이다. 이 초자연적인 위협은 "인류 안보"라는 단어에, 웨스테로스가 공동의 위협을 상대로 뭉칠지도 모른다는 새로운 의미를 부여하고 있지만 그러한 협조는 너무나 어려워 보인다. 아마도 그 답은 환경 변화의 첫번째 희생대상이었던 북방의 야만민족들과의 동맹에서 나오게 될 것이다. 그리고 이런 동맹은 이들이 정치, 사회, 종교에 대한 이질적인 사상을 가져오면서 정치적 문화에 아주 극적인 반동을 불러올 것이다. 이건 아주 명백한 주장이다.: 현존하는 정부 체제가 점점 다가오는 전세계적 위협을 제대로 처리하지 못한다면, 진화하거나 옆으로 굴러떨어질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외교 정책적인 관점에서 마틴의 이야기는 생각보다 별로 보수적이지 않고 오히려 상당히 변형적이기까지 하다. 견제받지 않는 현실정치 논리의 결과에 대한 이 우화는 권력과 권력자들을 칭송하기보다는 이들에게 도전하고 추궁하기까지 한다. 사회는 복잡하고, 구성원들의 역할과 정체성은 다양하며, 다툼과 분열은 재앙의 위협을 가져다줄 뿐이다. 여기에 용이 있을지니.Hic sunt dracones

원문:Foreign Affairs




하하 뿌듯하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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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강건 (2013-05-28 23:29:29 K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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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이제보니까 님 번역실력 좀 장난 아니신듯...저는 짧은 글도 한글로 바꾸면 영 읽기 어색해지고 보기 싫고 ㅁㄴㅇㄹ
김강건 (2013-05-28 23:30:14 K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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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히려 자연스러우니까 당연한 것처럼 보임
공부해라 (2013-05-28 23:32:00 K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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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너머에 엄청난 흑역사 더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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