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하게 생각해서 우린 그냥 여름을 즐기러 간 것이었다.
그곳에서 이 뜨끈뜨근한 무더위를 한번에 날려버리기 위해서 간 것이었다.
그런데 우리의 뜻과 달리 일이 틀어져 버렸던 것이었다.
화면이 밝아오고 첫 장면이 나타났습니다. 주위는 아직 밝고 사람들은 저마다 자신의 이야기를 주고 받으며 소란스럽게 떠들고 있었습니다. 굉장히 기쁜듯 혹은 떨리는 듯이 저마다 웃고 떠들면서 그 상황을 즐겁게 맞이하고 있었습니다. 서로 자기소개를 주고받고 카메라는 사람들이 이번 모임에 어떻게 참여하게 되었는지 혹은 그들이 무슨 생각을 갖고 있는지 이야기를 주고 받는 모습이었습니다. 어찌보면 인터뷰 같았고 어찌보면 그들 나름대로의 기분좋은 첫 인사 같았습니다. 그렇게 밝고 기분좋은 첫 장면에서 카메라의 화면은 잠시, 꺼지고 검게 변한채로 시간이 그대로 흘러갑니다.
다시 시작 되었습니다. 특이한 것은 한 남성이 무선 마이크를 몸에 차고 나타났습니다. 그는 어떤 집에 대해서 떠들고 있었습니다. 아마도 그는 그 집에 대해서 설명하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낡고 노후된 주택과 주위에 수풀이 자라 엉망이 된 집터를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주택은 3층 건물 이었습니다. 단독 주택이 아니라 여러 세대같이 지내던 소형 아파트 같습니다. 아무래도 이젠 아무도 살지 않는 것 같았습니다. 그는 시끄럽게 계속 떠들어 댑니다. 대충 하는 이야기는 다음과 같습니다.
'이 집은 OO도에서 가장 위험한 흉가라고 네티즌들에게 여러번 소개되었으며 그간 이 주택에서 벌어졌던 미스테리 같은 이야기를 설명하자면...'
그 집을 거쳐간 사람들의 사고만 10번이 넘었고 여러명이 그 집을 사면서 변을 당했다고 합니다. 무시무시한 설명을 아무렇지도 않게 마치 재밌다는 식으로 떠들어대던 사내는 자신이 지금 몇명의 참가자들과 함께 그 흉가로 들어가겠다고 선언합니다. 그러면서 참가자들에게 카메라가 슬쩍 돌아갔습니다. 아무도 카메라를 바로보지 않으려 합니다. 몇몇 여성 참가자들은 마음이 변해서 가고 싶지않다며 떼를 씁니다. 사회자로 보였던 사내는 그녀들의 이야기를 무시하고 다시 자신에게 카메라를 집중시키고 이야기를 계속합니다.
'저희들 모두 곧 저 안에서 만납시다...!'
카메라 화면은 다시금 검어지고, 시간이 흐릅니다.
다시 불이 들어왔을 때는 정말 어둑어둑해진 저녁시간 이었습니다. 아직은 완전히 해가 넘어가지 않았는지 저멀리 저녁 노을이 슬쩍 비치지만 건물에 가려 빛나지 않습니다. 주위는 남색으로 물들고 참가자들은 저마다 편한 복장을 하고 있지만 어쩐지 계속 바닥만 살피고 있습니다. 저벅저벅 발걸음 소리가 계속되고, 참가자들은 슬쩍슬쩍 자신들이 올라온 길을 내려다 봅니다. 아무래도 다시 내려가고 싶은 모양입니다.
그러나 이제와서 돌아가고 싶다고 해도 돌아 갈 수 없겠지요. 이미 몇몇 참가자들은 도저히 올라갈 수 없다면서 아래서 기다리기로 하고 보이지 않았습니다. 꽤 높다란 길입니다. 누가 이 위에 주택단지를 지었을까요... 그런데 그때.
일행들 뒤를 따라걷던 남자가 잠깐 일행이 멈춰보라고 말합니다. 이제 조금만 더 올라가면 되는데 어쩐일인지 영문을 몰라 사람들은 그에게 왜 그러냐고 말합니다. 그는 잠깐 만 조용히 하며 멈춰보라고 말합니다. 사람들은 발걸음을 멈췄습니다.
저벅 저벅...
별 달리 이상할 것 없었습니다. 주위는 아직 완전히 어두워진 것도 아니었고, 무슨 이상한 일이 발생할 것도 아니었습니다. 그런데 그가 이상하다는 듯이 여전히 고개를 갸웃입니다. 그러더니 다시 올라가자고 합니다. 사람들은 화를 내며 놀리지 말라고 합니다. 너털웃음을 짓는 사람들도 있지만 몇몇은 진짜 화가 난 것 같습니다. 그렇게 또 서로서로 서먹해져서 말없이 올라가던 사람들, 그중에 이번에 다른 사람이 갑자기 멈추라고 말합니다.
주위에 사람들 이번엔 짜증을 내며 모두 멈췄습니다. 그 사람은 조용히 해보라면서 오히려 화를 냅니다. 그러면서 이번에는 모두 걷다가 멈추라고 할때 조용히 발만 멈추라고 이야기하며 다시 걸어올라 가라고 말합니다. 대장도 아니면서, 모두 참가자 일 뿐인데 지시하는 그가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사람들은 궁시렁걸릴 뿐 그의 말을 따라 천천히 다시 걸음을 옮겼습니다. 그러던 그때.
'이제 다들 멈춰봐요.'
그말에 모두 다같이 걸음 멈췄습니다. 자꾸 멈추라고 하는 사람에게 눈쌀을 찌푸리며 쳐다보긴했지만 이번엔 정말 다들 조용히 발걸음을 멈췄습니다. 그런데 왜 일까요...
저벅, 저벅...
모두가 서있는데... 그들에게서 한발 늦게 멈추는 걸음 소리가 들려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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