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보다 늦게 주택 후문에서 사람들은 다시 모일 수 있었습니다. 사회자는 득의양양한 표정으로 한명의 낙오자도 없다고 이야기 했지만 사람들은 약간 불안해하는 듯 했습니다. 사회자는 애써 그런 사람들의 표정을 무시하고 계속해서 이야기를 진행했습니다. 그가 지금까지 걸어오면서 서로 무엇을 특별히 본것이 있냐고 물어보는데 코를 틀어막고 하얗게 질려있던 남자가 번쩍 손을 들었습니다.
그러나 그는 그것에 대해서 말하지 않았습니다. 입밖으로 내기에는 정신이 없었습니다. 코피는 멈추지 않았고 뜻밖이지만 그는 그곳에 더이상 합류 하지 못하고 내려가야만 할 것 같았습니다. 그가 그곳에서 내려가겠다고 하자 예상외로 사회자는 아무말 없이 그가 내려갈 것을 동의했습니다. 여성 참가자들 중 한명도 내려가겠다고 하였고 둘은 같이 그 주택에서 멀어져 내려갑니다. 어쩌면 다같이 그때 내려갔어야 할지도 모르지요. 그러나 아직 남아있는 사람들은 4명, 그들은 다들 그 흉가에 들어갈 것을 약속합니다.
날이 완전히 어두워졌습니다. 밤이 늦은 시간인데다가 하늘에 구름 끼어 가득하여 달조차 보이지 않습니다. 잠시 카메라가 흔들리는 듯 했지만 주택을 향해 화면이 잡힙니다. 후문쪽에서 바라본 주택인 듯 한데 아파트 배란다들이 보입니다. 창문은 모조리 깨져있고 커튼인지 블라인드인지 모를 것들이 찢어져 너풀거립니다. 이런 기분나쁜 곳을 사람들은 아무 말없이 들어갑니다. 복도식 현관 바닥은 초록색 고무로 된 바닥입니다. 냄새는 나지 않지만 오래된 터라 밟을 때마다 찌익찌익... 기분 나쁜 장판 소리가 납니다. 벽에 칠해진 하얀 패인트는 벗겨져 시멘트가 보이고 계단의 난간은 잔뜩 녹슬어 제구실을 못하는 상태입니다. 사회자가 앞 서서 들어가면서 이런 저런 풍경들을 설명하고 있습니다만, 사람들은 그저 그를 따라 걷습니다.
'오래전 건물이지만 전에 사람이 살았다는 흔적이 보입니다. 현관에 낡은 우체통은 이곳에 살았던 사람들 세대수 만큼 있고 이 복도를 가로지르는 계단은 아파트 옥상까지 이어져 있을 것입니다!'
1층의 세대 현관문이 보입니다. 사회자는 그 앞에서 잠시 말을 잊지 못하다가 사람들에게 들어가 볼것을 제안합니다. 남학생 한명이 그말에 현관문을 잡아 돌립니다.
101호
101호 문이 조심스럽게 열립니다. 반대쪽 102호 문을 여자 한명이 열어보려했지만 열리지 않았습니다. 사람들은 이런 곳 까지 들어가야겠냐고 잠깐 소란이 었습니다. 하지만, 들어오자마자 그들은 조용히 입을 다물고 말았습니다. 거실, 닫혀진 방문 둘 짐은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그러나 그 곳에 누군가 살았으리라 생각되는 오싹함은 가시지 않았습니다. 계속 들어가려는데...
쿵!
'히익!'
사회자가 놀라 잔뜩 고개를 수그렸습니다. 그저 현관문이 닫히는 소리였음에도 그는 매우 놀란 듯 합니다. 물론 그 뿐만 아니라 다들 놀라 현관 쪽을 보았지만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집안으로 들어온 그들은 거실을 둘러봅니다. 이때 부터 잔뜩 얼어이는 사회자는 앞으로 나서서 떠벌리기 시작합니다. 방금의 자신의 모습이 창피했는지 하지 않아도 될 실황 중계를 하면서 앞서나가는 것이었습니다.
'이 쪽이 바로 거실입니다! 사실 사람이 살았던 흔적을 보기 힘들 정도로 깔끔하군요!'
거실은 잔뜩 쓸어있는 곰팡이와 퀴퀴한 곰팡이 냄새가 납니다. 사실 이상할 것 없는 빈집이지만, 사회자는 곰팡이나 벽지의 상태까지 세세하게 떠벌리면서 먼저 앞서 나갑니다. 당연히 카메라를 들고 있던 사람도 그를 쫒아갔습니다. 그가 방으로 들어가려고 닫혀있는 방 문고리를 돌리지만
문고리가 헛도는 소리만 날 뿐.
방문이 열리지 않습니다. 별수 없이 그는 다른 문을 열어보자며 카메라를 데리고 다른 쪽 문에 다가가 잡고 문고리를 열어봅니다. 나무가 무너지는 소리를 내면서 천천히 문이 열립니다. 열린 문 앞에 드러나는 안의 모습은 화장실 이었습니다. 그는 그저 화장실이라면서 별것 없다고 말하지만 어두운 화장실에는 앞이 잘 보이지 않습니다. 사회를 보던 그는 자신의 핸드폰을 꺼내 핸드폰 조명으로 화장실을 비췄습니다.
'으아아!'
갑자기 소란스러운 일에 부엌을 둘러보던 다른 사람들도 화장실의 사회자에게 다가왔습니다. 뒤로 고꾸라지 듯이 넘어진 사회자는 하얗게 질려있었습니다. 그가 무엇을 보았는지 다시 한번 다 같이 보기 위해 핸드폰을 가져다 비췄습니다.
거울.
그냥 거울이 었습니다. 거울이 비친 자신을 보고 사회자는 아무래도 놀라 엉덩방아를 찧은듯 싶습니다. 그는 아무런 말을 잇지 못하면서도 정신이 들었는지 일어나서 자신의 떨어트린 핸드폰을 주섬주섬 챙겼습니다. 그러면서 이만 이 집에서 나가자고 말했습니다. 다들 그가 포기하고 주택을 나가자는 줄 알았지만 그는 곧 다른 곳도 둘러보자면서 서둘러서 101호를 빠져나갑니다.
쩌억 쩌억 고무 장판이 발에 붙었다 떨어지는 소리는 내며 그는 서둘러서 다음층으로 올라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