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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아이콘 TransCond
작성일 2013-06-06 19:33:19 KST 조회 153
제목
아파트 계단 이야기 -2-


 다음날 아침 우리는 제대로 잠을 못자 정신이 없었습니다. 저는 하루 종일 멍한 상태였구요. 제 아들도 남편도 모두 직장이나 학교에서의 생활에 영향을 많이 받은 듯 한 눈치였습니다. 우리 가족은 그날 저녁 괜찮겠지 이번엔 괜찮을 것이다 라는 말만 한 채 별다른 조치없이 잠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우리의 이런 안일한 생각과 달리 그날 새벽에도 벽에 축구공이 부딪치는 소리가 났습니다. 그날은 저만 눈을 뜬 것이 아니라 소리를 듣자마자 저의 남편 그리고 제아들까지 모두 잠에서 깨어 그 소리에 집중하고 있었습니다. 벽이 흔들리면서 집안 전체에 퍼져나가는 그 소리는 어두운 새벽이라 그런지 더 크고 넓게 집안을 울리고 있었습니다.


 잠시 뒤에 저희 남편은 골프채를 들고 나가봅니다.


 그러나 현관에는 역시 아무도 없었다고 했습니다. 우리는 너무나 무서워서 경찰에 신고를 했지만, 경찰은 우리가 밤에 이상한 소리를 듣는 것에 대해서는 아무런 조치를 해줄 수 없다는 말만 했습니다. 모든 것은 아파트 관리실에연락하여 조치라하고요. 그런 말을 듣고나니 정말 무섭더군요. 아무도 저희를 도와 줄 수 없을 것만 같았습니다. 그날 새벽 저희는 축구공이 벽에 부딪치는 소리만 3번을 넘게 듣고 잠을 설쳤습니다. 그때마다 남편은 하얗게 질린 얼굴을 하고 밖에나가 두리번거렸지만, 역시나 현관에는 아무런 인기척도 없다고 대답 할 뿐이었습니다.


 아침이 되고 나서 저희는 아파트 관리실에 연락을 보냈습니다. 그날 바로 저희 아파트 동 전체에 새벽에운동이나 시끄러운 기구 사용은 금지해달라는 방송이 전해졌습니다. 솔직히 마지막 희망이었습니다. 이제는... 이젠 새벽에 그 소리를 듣지 않겠지 라는 작은 희망을 갇고 있었습니다만, 우리는 그날 새벽에도 그 축구공 소리에 잠을 설칠 수밖에 없었습니다.


[팡, 팡, 팡.]


 귀를 기울리면 나는 소리는 분명 공을 차는 소리였습니다. 현관문 밖에서 사람이 공을 차는 듯한 소리. 저희 아들은 밤마다 들리는 그 공소리에 겁을 잔뜩 집어 먹고 연신 딸꾹질을 하면서 울음을 쏟아댔습니다. 전 조용히 제 아들을 달래고 남편은 초췌해진 얼굴로 안방 문을 열고 현관문만 멍하니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그러더니 저에게 화를 냈습니다. 당연한 것이었지요. 저 또한 왠지 지난번 일 때문에라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습니다. 그리고 왠지 그 아주머니가 저희 집에 복수를 하고 있는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지요.


 저는 순간 눈에 뵈는게 없었습니다. 정말 화가 있는대로 나고 이젠 아무런 생각도 할 수 없어서 있는대로 큰 소리를 내면서 '정말 왜 그러시느냐' '제발 그만하라 '고 있는대로 소리를 질렀습니다. 제 목소리를 듣고 겁에 질렸던 것일까요? 그 축구공 소리는 잠시뒤 거짓말 처럼 멈췄습니다. 그런데 순간.


 [띵동.]


 하면서 저희집 초인종이 울리는 것 이었습니다. 겨우 멈춘 축구공 소리에 진이 빠져 있었던 저는 깜짝 놀라 부르르 떨었지만 남편은 벌떡 일어서 저희집 현관으로 말없이 걸어갔습니다. 그리고는 늦은 밤에 도데체 누구냐고 왜 이런 장난을 치느냐고 화를 내는데. 반대편에서 전혀 뜻밖의 목소리가 들려왔습니다. 약간 나이가 든 걸걸한 목소리로 답변하시는 상대는 옆집에 나이든 할아버님이셨습니다. 할아버님께서는 저희에게 무슨 일 있느냐고 걱정섞인 목소리로 안부를 묻고 있었습니다. 저는 정말 갑작스럽게 서러움이 받쳐올라 눈물을 흘리면서 현관에 달려가 할아버님의 손을 붙잡고 엉엉 울면서 말했습니다. 요즘 새벽에 복도에서 공차는 소리를 못들으셨냐구요.


 그러나 정말, 제가 흘리던 눈물을 멈추고 아득해질 만큼 할아버님은 뜻밖의 말씀을 하셨습니다.


'그런 소리 우리 집은 못들었는데?'


 할아버님은 단순히 저희 집에서 제가 소란스럽게 소리를 지르는 소리에 놀라 저희집에 찾아오신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공차는 소리는 거짓말 처럼 저희 집에서만 들리는 것이었습니다. 그때 저는 눈치 챘습니다. 뭔가 귀신에 홀렸거나 저희 가족 모두가 제 잘못 된 가정 교육때문에 귀신에 씌인 것이다라고요. 저는 벌벌떠면서 하소연하듯이 옆집 할아버님께 정말 지금까지 겪었던 모든 것을 털어 놓았습니다. 제가 애를 잘못 가르쳐 이런 일이 생긴 것 같다고 그러면서 정말 그 할아버님께 잘못 한 것도 없는데 복도에서 주저 앉고 무릎을 꿇은 채 싹싹 빌었습니다. 그날 소란으로 저는 아파트 단지에서 이상한 새댁라는 이야기를 듣게 되었지만, 상관 없었습니다.


 다음날 오후였습니다.


 아직 아이가 학교에서 돌아오지 않을 시간이었습니다.  집에 있기 무서워 자주 밖에서 시간을 보냈었는데. 그날 따라 밖에 비가오고 날씨 좋지않아 아이 학교가 끝날 시간에 맞춰 우산을 가지러 가도록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때 저희 집에 뜻하지 않은 손님이 오셨습니다. 초인종이 울리는 소리와 함께 '계세요' 라고 묻는 여성의 목소리에 잠시 저는 옷매무세를 만지다가 누가 오셨느냐고 물었습니다. 잠시뒤에 전 그녀의 말에 목이 메이고 말았습니다.


'제가 축구공을 주웠는데 이 집 아이 것 같아서요.' 


 헐레벌떡 뛰어나가 현관문을 열자 그곳에는 한 아주머니가 축구공을 들고 서 있었습니다. 저는 그 아주머니의 얼굴을 보고 할말을 잃었는데 잔뜩 구불거리는 곱슬머리에 하얀 얼굴은 전혀 주름이 없었습니다. 그리고 조그마한 입에 쭉 찢어진 눈은 솔직히 사람처럼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녀는 저한테 축구공을 내밀면서 상냥한 웃음을 지어 보였습니다.


'이 집 아이 것 맞죠? 잃어버리지 않게 조심하세요.'


 분명 입은 웃고 있었지만 눈은 깜빡이지 않고 저를 바라보고있었습니다. 나이를 알 수 없는 그 아주머니는 제게 그 공만 건내준 뒤 계단을 따라 내려가셨습니다. 솔직히 저희 단지의 어떤 아주머니이실 수도 있겠지만, 저는 아직도 그녀가 사람이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녀가 그 축구공을 돌려주고 간 뒤 부터 저희 집에선 더 이상 새벽에 공을 차는 소리 따윈 들리지 않았습니다. 잘 된일이라면 잘 된일이지만... 전 그 뒤로 부터 어디서든 아이에게 뛰지 않고 예의바르게 행동 할 것을 주의를 주곤 합니다.


 그래야지만, 다시는 그때 같은 일을 당하지 않을 것 같아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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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도장 찍기
아이콘 Kyrie. (2013-06-06 19:40:33 K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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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가 xxx홀릭의 느낌이야
아이콘 OnADiveMe (2013-06-06 20:54:27 K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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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ㄷ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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