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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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대 대통령 선거가 막을 내리고 1개월 후인 2013년 1월 19일. 문재인 의원은 수개표를 요구하는 촛불시위를 피해 서울을 뒤로 하고 있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흔적을 좇아 봉하마을로 향하는 문재인 의원의 심정은 참담하기 그지없었다. 고 노무현 대통령님도 이런 심정이셨을까…. 진짜 씨발…, 저런 새끼들도 지지자라고…. 민주주의 존나 개 씨발….
“담배 있나?”
“!?”
“자살 안 해 미친새끼야. 진짜로 담배 있냐고.”
너도 일베 하냐? 필요 이상으로 소스라치는 수행원에게 그렇게 면박을 준 문재인 의원은 그에게 받은 담배를 입에 물었다. 독한 연기 속에서 자기도 모르게 그 사람이 생각나 눈물이 고였다. 노무현 대통령님, 그립습니다…. 저 좆병신들을 데리고 정치하느라 얼마나 힘드셨을지 씨발…. 저는 대통령 후보도 못해먹겠던데, 어떻게 대통령직을 그리도 훌륭하게 수행하셨는지….
피곤했다. 세상만사가 다 보기 싫었다. 비탄을 헤어나와보려고 부엉이바위 주위를 걸으면서도, 자신이 대선에 패배하면 분명 자신이 모시던 주군처럼 자살할 거라던 새누리당의 조롱이 생각났다. 물론 그럴 수는 없었다. 대한민국 정치는 대선 이후에도 계속되어야 했다. 그러나, 이제 대체 무얼 어찌 해야 하나. 탄식을 토하는 문재인 의원의 앞에 돌연, 논두렁에서 빛이 있었다.
시계였다. 찬란한 보석으로 화려하게 장식된 시계가 논두렁에 버려져 있었다. 순간 무심코 불경하게도 노무현 전 대통령을 연상한 문재인 의원은, 당황 중에도 다급히 시계가 빛나는 곳으로 다가가고 있었다. 논두렁에서 주워든 시계는 여전히 광채를 발하고 있었다.
이거, 설마ー,
“피아제, 시계…?”
당황해 되뇌며 시계를 보던 문재인 의원의 시야가,
일순간, 어두워졌다.
“??????”
주변이 흑암에 휩싸이면서, 귀로 시계의 불길한 초침소리가 들리고 있었다. 째깍째깍째깍째깍째깍! 하고; 뭐야, 이거. 설마 후환을 제거하려는 새누리당의 음모? 양복 입고 등산하다가 팔에 주사자국이 난 채로 실족사라도 하게 하려고? 야 잠깐 박근혜 개년아 잠깐만 타임 아니 이건 아니지 아무리 니 애비 벤치마킹을 해도 이런 것까지 따라할 건 없지 야 씨발 잠깐만ー,
그리고 다음 순간 눈을 뜬 문재인 후보는,
안철수 박사가 자리에 함께 있음을 알았다.
“??????????????????”
분명 지금은 미국에 있어야 할 안철수 박사가, 거짓말처럼 곁에 있었다. 봉하마을이었던 장소도 지금은 민주당 당사로 둔갑해 있었다. 내가 어째서? 어째서 여기에? 다급히 자리를 박차고 일어난 문재인 후보는 자신을 둘러싼 선거캠프의 옛 전우들을 보고 위화감을 느꼈다. 주위의 아연한 눈길을 물리치고 그는 다급히 물었다.
“안철수 후보! 지금이 며칠입니까!?”
“에에, 제게 며칠이라고 단언할, 그런 능력과 자격이 있는지, 그건 국민의 의견을 들어야…,”
“됐으니까요 개 씨발! 며칠입니까!”
“11월 19일이라고 한 적은 없지는 않다고 할 수는 없고요, 자세한 것은 제 책을 보셔야…,”
11월? 11월 19일? 2012년? 그런 무슨, 말도 안 되는ー. 다급히 휴대전화를 꺼낸 문재인 후보는 액정에 선명히 새겨진 날짜를 보고 경악으로 숨을 삼켜야 했다.
그는 시간을 달려 2012년 11월 19일로 돌아와 있었다.
이는 즉, 승리의 기회가 다시 한번 그에게 주어졌다는 의미가 아닌가.
“안철수 후보 잠깐 나가보시죠.”
“문재인 후보의 의견을 따라야하겠지만, 나가겠다는 단언은 어렵고요, 먼저 국민의 의견을…,”
“야 이 처먹을 반찬 종류도 국민 의견 물을 새끼ー,”
“문 후보님! 참으십시오! 물론 이해는 갑니다만! 참으셔야합니다!”
만류하는 참모진을 뿌리치며 책상에 놓였던 책 “안철수의 생각”을 집어던져 안 박사를 쫓아낸 문 후보는, 즉시 선거캠프를 집합시켰다. 저마다 참모랍시고 모여든 자들의 얼굴을 보자 아오 이런 밥버러지새끼들 소리가 턱밑까지 치밀었지만 참았다. 그래도 대사를 함께할 자들이었다.
“야 일단 이 좆같은 의자부터 치우고 얘기 시작하자.”
“예? 괜찮으시겠습니까? 그거 족히 천만 원은 돼 보이는데ー,”
그렇게 되묻는 자를 향해 의자를 집어던지자, 좌중이 비로소 심각한 분위기로 변해 정숙했다. 의자를 상대의 머리에 처박아준 문재인 후보는, 이를 악물고 거친 숨을 몰아쉬면서 속삭였다.
“저 새끼 들것에 실어다 문밖에 내다 버려. 지금부터 전략설명 시작한다. 우선 홈페이지에 대선생활백서라고 같잖은 홍보물 올라와있을 거야. 그거 만든 새끼 당장 영구제명시키고, 백서는 일베새끼들한테 들키기 전에 내려. 내 마누라는 내가 트위터 접게 할 테니까 너네는 정동영 그 새끼 트위터 접으라 그러고. 전라도에서는 무슨 짓을 하든 어차피 90% 몰표 나올 테니까 우리 모든 역량은 경기도와 강원도에 집중한다. NLL은 무조건 사수하는 걸로 당론 통일하고, 이정희 그 개년은 우리랑 협력하고 싶으면 김정은 개새끼 삼창한 다음 애국가 4절까지 불러보라고 그래. 그러면 내가 받아준다고. 참고로 평창 동계올림픽 경기장 비무장지대로 옮기겠다는 개병신 헛소리 하는 새끼는 내가 직접 죽인다. 이상, 이의 있는 새끼는 3보 앞으로.”
부러진 의자다리를 집어들면서 그렇게 묻는 문재인 후보에게, 다급히 고개를 저어보인 참모진은 지시를 충실히 이행했다. 실제로 강경해진 안보전략은 안보를 중시하는 중도층 일부를 문재인 후보 지지층으로 흡수했다. 그러나 안보부문에서 새누리당에 상대우위를 점하는 것은 불가능했고, 당내의 친북파가 격렬히 반발하면서 민주통합당은 지리멸렬하기 시작한다.
북한에 대한 무조건적인 양보를 주장하는 전통적 민주당 지지층이 대거 이탈하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유훈인 햇볕정책을 감히 거역한 것으로 이해한 전라도 지지층의 이탈이 특히 가시화된다. 결정적으로 토론회에서 박근혜 후보를 상대로 맹활약하며 크게 인기를 얻은 이정희 후보가 대선을 완주하면서 패색은 짙어진다. 결국 다시 2012년 12월 19일, 표차는 이백만 표차
“종북이라서! 종북이라서 졌다며! 다 종북 때문이라며 조중동 개새끼들아!”
내가 씨발 대통령만 돼봐라! 조중동 너 이 개씹새끼들 죽인다! 반드시 죽인다! 격분해 사자후를 토하면서, 문재인 후보는 다시금 부엉이바위를 달렸다. 째깍째깍째깍째깍째깍째깍째깍째깍! 초침소리와 함께 그는 시간을 넘었다.
시각은 다시 2012년 11월 19일이었다.
“야 내가 다시 생각해봤는데, 역시 전라도는 민주주의의 성지 같아.”
당사로 참모진을 불러모은 문재인 후보는 신묘한 얼굴로 그렇게 얘기를 시작했다. 사악한 조중동의 주장은 듣지 말고, 햇볕정책을 좀더 힘있게 추진하고 나가자는 것이 주장의 요지였다.
“어차피 보수 지지층 끌어오기는 글렀고, 이렇게 된 이상 기존 지지층 결집에 전력투구한다. 이정희 개년이 또 완주하면 안 되니까 이번에는 적극적으로 단일화 교섭하자. 다음 총선에서도 통진당하고 단일화해주겠다고 그러고, 연방제 통일로 아예 커밍아웃을 해버려. 토론회에서 내가 이정희하고 적극적으로 합세해서 박근혜 처바르면 보수도 흔들린다. 하는 김에 북한 애들도 한반도 평화를 위해서 문재인이 집권해야 한다고 해주면 좋은데; 야, 니들 중에 누구 김정은하고 연락 되는 놈 없냐? 당연히 없기는 개새끼들아, 내가 니들 하는 짓을 빤히 아는데,”
새로운 전략에 힘입어 민주통합당과 통합진보당의 단일화가 비밀리에 합의된다. 조선로동당과 민주통합당 간에 밀월기류가 감돌고, 이제는 북한까지 합세한 총력 선거운동이 시작된다. 아직은 건재한 통합진보당의 지지율을 온전히 흡수하고 한반도 평화를 전면에 내세우며 일시 반등했던 지지율은, 그러나 중도층이 전무후무한 대 이탈을 시작하면서 처참히 붕괴된다.
야권연합이 종북세력이라는 의혹이 현실로 변하며 보수와 중도층 전부는 유래 없이 총집결한다. 후보 간 지지율 격차는 제17대 대선 수준으로 확대되고, 안철수 후보는 사퇴 이후 문재인 후보를 비판하며 거리를 두기 시작한다. 새누리당은 대한민국을 전복시키려 하는 종북세력에게 국정을 맡길 수 없다고 파상공세를 개시하며 야당의 지지기반을 효과적으로 붕괴시켜간다.
결국 삼자토론회, 최후의 승부수를 던진 문재인·이정희 연합의 무차별 공격에 박근혜 후보가 견디지 못하고 눈물을 보이는 돌발 상황이 발생, 상상도 못한 수준의 동정여론이 박근혜 후보 지지로 돌아서버린다. 다시 2012년 12월 19일, 광주광역시와 전라남북도를 제외한 전 국토에서 문재인 야권단일후보가 압도적 표차로 패배하며 대선은 막을 내린다. 표차는 오백만 표차;
“기껏! 기껏 통진당같은 새끼들하고 손까지 잡아가면서!”
그렇게 오십만 표를 얻어놨는데! 이 표! 이 표! 왜 오백만 표가 증발을 하느냐, 으응!? 투표율! 기껏 75.8% 투표율을 만들어놓았는데 왜 먹지를 못하니! 왜 먹지를 못해! 결국 부엉이바위를 달리는 문재인 후보는 그렇게 절규를 토하고 있었다. 째깍째깍째깍째깍째깍째깍째깍째깍! 초침소리와 함께 문 후보는 재차 시간을 넘었다.
시각은 다시 2012년 11월 19일이 되었다.
“야 너네들 중에 누구 독침 가진 새끼 있으면 이정희 개년 암살 좀 해봐라.”
이를 갈며 그렇게 주문하자, 참모 하나가 문득 은빛 침을 꺼내들고 있었다. 침끝을 뽑아 보이며 음산한 표정으로 “정말 할까요?” 하고 묻는 그에게, 문재인 후보는 어이가 없어 되물었다.
“니가 그런 걸 왜 가지고 있니?”
“남측 정부에 침투하면서 요인 암살용으로 장군님께 받은 겁니다만ー,”
그 말이 끝나기도 전에 문 후보는 앉아있던 의자를 그에게 집어던져버렸다.
하…, 씨발…, 그래, 이런 새끼들 데리고 대통령을 하려고 들었으니 내가 그렇게 처발렸지…! 의자가 머리에 처박혀 기절한 그 자 앞에서 그렇게 거친 숨을 몰아쉬던 문 후보는, 남아서 눈치를 살피는 참모들을 향해 카악! 충혈된 눈을 치떴다.
“이정희하고 통진당새끼들이 무슨 말을 해도, 속지 마. 개년들이다. 걔네는 발목만 잡지 않으면 돼. 이번 대선의 최대 변수는 결국 안철수; 단일화 과정만 보기 좋게 진행되고 안철수만 제대로 지원해주면 이길 수 있다. 그러니까 그 간잽이새끼한테 사퇴할 거면 빨리 좀 처하라고 압박해. 그래, 원하면 내가 씨발! 바지사장 아니라 바지대통령이라도 얼마든지 해줄 테니까! 단일화 좀 하자고! 그리고 국정원에서 선거 개입하려고 한다는 제보 있었지? 그거 확실한 거냐? 그럼 지금 뭐하고 있어. 가. 가서 덮치고! 무슨 짓을 해서라도 증거만 가져와! 내가 씨발 죽일 놈도 살리는 천하의 인권변호사 문재인인데! 그거 하나 쉴드 못 쳐줄 것 같냐! 시간 없으니까 최대한 신속히 몰아넣어서 이명박하고 같이 박살내 버려! 이걸로 지지율 모조리 반등시킨다!”
문재인 후보의 역설에 민주통합당은 당의 모든 역량을 단일화에 집중한다. 당이 수위를 높이며 안철수 후보 캠프를 전방위로 압박하던 중, 사실상 협박에 시달리던 금태섭 변호사는 결국 가지고 있던 아이폰 대신 작정하고 구입한 갤럭시S3로 민통당 인사의 협박을 녹취하는 데 성공한다. 녹취록이 공개되고, 문재인 후보의 지지율은 경이로운 하락폭을 기록한다.
안철수 후보는 기자회견을 열어 문재인 후보에 대한 배신감을 피력하고 공개비난하며 사퇴를 선언, 미국행 비행기에 오른다. 남겨진 민주통합당내의 각 계파는 단일화 실패의 책임을 서로에게 전가하며 이전투구를 벌이고, 선거캠프는 지리멸렬한 당 내외의 상황을 통제하지도, 책임자를 처벌하지도 못한 채 무력하게 좌초하여 지지율 하락을 자초한다.
회심의 국정원 개입 의혹 제기는 증거를 확보하는 데 실패하면서 기대만큼의 효과를 발휘하지 못하고, 혐의가 발견되지 않았다는 경찰의 중간수사결과가 발표되며 즉시 역풍으로 화한다. 국정원 개입설조차 폐기당하며 아무런 변수도 창출하지 못한 문재인 후보 측은 대단히 무난하게 박근혜 후보에게 제압당해 버린다. 결국 다시 2012년 12월 19일, 표차는 삼백만 표차;
“나…, 진짜…! 대통령후보 못해먹겠네…!”
절망으로 절규하며 문재인 후보는 다시 부엉이바위를 달렸다. 째깍째깍째깍째깍째깍째깍째깍째깍! 초침소리와 함께 그는 다시 시간을 거슬러 올랐다.
시각은, 다시 2012년 11월 19일.
참모진을 불러모으고 자리에 앉은 문재인 후보는, 한참을 말이 없었다.
소집된 기라성같은 참모들을 탈력해 둘러보던 그는, 이 새끼들을 굳이 누가 누군지 기억하고 구분하면서 대접해줄 필요가 과연 있을지를 고민했다. 어차피 이 병신이 저 병신 같은데, 그냥 숫자만 붙여서 구분하면 충분하지 않을까. 예컨대 좆병신1, 좆병신2, 좆병신3, 하는 식으로ー,
“됐다…, 누구를 원망하겠냐…, 다 내 잘못이다….”
니들을 데리고 뭘 하겠냐. 기껏해야 영원히 고통받는 문재인이지. 니들도 원망하려면 박근혜 말고 니들 머리나 원망하든지. 그래, 운명이다. 대선 승리도 패배도 모두 민주주의의 한 조각 아니겠냐. 어디 한 번 니들 멋대로 해봐라. 작은 전라도라도 남기고. 오래된 생각이다. 그렇게 장탄식을 한 문 후보는, 자리를 일어나 버렸다. 당황해 자신을 부르는 참모진을 뒤로 하고,
안철수 박사와의 단일화는 성공했으나 박근혜 후보의 아성을 넘을 수는 없었다. 무슨 전략을 취해도 그 성채와 같은 지지율은 건재, 건재, 그리고 건재했고, 전략을 달리 할 때마다 문재인 후보의 지지자는 십만 단위로 증발해버렸다. 난공불낙이란 바로 이런 상황을 두고 하는 표현이던가. 저 선거의 여왕을 제압하려면, 대체 몇 번의 제18대 대선을 반복해야하나. 15,498번?
그리고 결국 대선후보 토론회가 시작되었다. 시종일관 소외돼 있던 이정희 후보가, 비로소 미쳐 날뛰고 있었다. 다카키 마사오! 남측 정부! 박근혜 후보에 대한 이정희 후보의 도저히 막을 수 없을 것만 같은 파상공세를 아군 삼고도, 문재인 후보의 심정은 참담하기만 했다. 아 씨발. 처음에 저 지랄 볼 때는 박근혜 지지율 좆망할 줄 알고 속으로 존나 쪼갰는데. 인생 개 씨발.
이제는 이정희 후보의 발언마다 귀로 박 후보의 지지율이 오르는 소리가 들리는 것만 같았다. 하지 마. 하지 말라고 개년아. 차마 소리가 되지 못하는 비명을 참던 그에게, 결국 인내의 한계가 왔다. 뇌리를 스치는 수많은 형법이론 속에서, 저 개년은 패도 정당방위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 순간, 문재인 후보는 이미 자리를 박차; 이정희 후보에 이단옆차기를 날리고 있었다.
콰앙!
“!?”
다름 아닌 지상파 방송. 전 국민의 이목이 집중된 대선 후보 토론회 현장에서 제2야당 후보를 향해 제1야당 후보의 발차기가 작렬한 상황. 건국 이래 미증유의 초노급 비상사태에, 문재인 후보의 특전병출신다운 화려한 이단옆차기로 나가떨어진 이정희 후보조차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있었다. 흡사 악귀처럼 다가드는 문 후보에, 이정희 후보는 소스라쳐 간신히 입을 열었다.
“문재인…, 후보…?”
“박근혜 저게 너한테 27억 주면서 이러라 그러든? 이 지랄 하면서 문재인 표 깎아먹어달라고?”
“그게, 그게 무슨…?”
“존나…, 씨발…, 고작 한 줌도 안 되는 너같은 개년 때문에 진보가 씨발…!”
그렇게 절규하면서, 문재인 후보는 비로소 결심을 굳히고 있었다. 내 이 년은 반 죽이고 가리라. 시간은 다시 돌리면 되니, 내 이 년만은 반드시 반 죽이고 가리라. 그렇게 거친 숨을 몰아쉬면서 소매를 걷어붙이던 문재인 후보의 눈에, 피아제 시계가 들었다.
시계의 시침은, 현재시각을 완전히 무시하고 숫자 0을 가리키고 있었다.
어랍쇼,
“이거 뭐야.”
“타임리프의 남은 횟수 아니겠어요?”
그렇게,
기대도 하지 않은 대답이 들렸다.
그리고 심장이 멈추는 듯한 느낌이 덮친 것이 동시;
경악해 고개를 든 문재인 후보의 눈 앞에서,
박근혜 후보는, 웃고 있었다.
“문재인 후보, 문재인 후보도 타임리프 하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