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 로코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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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13-07-12 15:57:08 KST | 조회 | 23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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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여장남자에 대한 재미있는 이야기가 떠올랐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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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게 착각이었음을 깨닫는 데 까지는 그리 많은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나는 지금까지 <떠올리다(기억하다)>라는 동사를 너무 쉽게 사용해왔다는 생각이 든다. 어둠으로 가득한 뇌 속에 또렷이 윤곽이 떠오르는 구체적인 영감조차도 우리는 다시 재현해낼 수 없다. 처음 그 생각을 떠올렸을 때 느낀 감동과 흥분감, 동시에 상상력의 담벼락을 슬며시 타고 오르는 만족감과 권태감은 두 번 다시 맛볼 수 없다. 심지어 처음 그 생각을 떠올렸을 때 사용했던 언어 조차도 우리는 완벽하게 모사할 수 없는 것이다. 흐르는 물에는 두 번 다시 발을 담글 수 없다. 그 물에 대한 감촉을 상상하는 것은 결국 온전히 독자들의 몫이다. 그러므로 책은 인간 정신의 확장물이라기 보다는 질낮은 이본에 가깝지 않을까. 이 얼마나 비극적인가. 진정으로 유의미한 모든 것들은 찰나의 수명을 가지고 있다는 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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