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카 : 당연하다면 당연하겠지만, 피안화도 가득한 걸.
유카 : 모처럼이니, 돌아가면서 꽃을 더 즐기고 갈까.
시키 : 자줏빛 벚꽃, 근심의 꽃을 피워, 옛 일을 그리는 꽃잎을 떨어뜨리노라.
시키 : 진 꽃잎은 긴 시간에 걸쳐 흙으로 돌아가, 다시 꽃을 피우게 되겠지.
시키 : 이번 일은 죄의 윤회인 거야. 그래, 60년에 한번 공전하는 운명.
유카 : 아무튼, 계속 만발해 있는 것 같은데. 이번 피안화는.
시키 : 그만큼 죄인이 많이 세상을 떠났다는 이야기야.
시키 : 바깥 쪽이 어떻게 되어 있을려나.
유카 : 아무래도 상관 없어.
유카 : 이 피안 벚꽃들 아래서 옛날 생각이라도 좀 하며 쉬고 싶을 뿐이니.
시키 : 이런 데서 휴식했다가는, 그야말로 이상하게 되어버릴 걸.
시키 : 아니, 너는 이미 조금 이상해져 있는 것일지도 몰라.
시키 : 인간이건 요정이건, 유령이건 요정이건. 보이는 대로 공격하며 여기까지 찾아왔지. 큰 이유도 없이.
유카 : 단순히 괴롭힌 것 뿐이야. 그건 일상이라니깐.
시키 : 살아있다는 것은 그것만으로도 죄스러운 일.
시키 : 그래, 너는 좀 너무 오래 살아왔어.
유카 : ......
시키 : 그대로 계속 살아가 봤자 좋을 일 없을 것 같은데.
유카 : 아까부터 가만히 듣자 하니깐 웃기는 소리만 하잖아.
유카 : 자기가 직접 당해보기 전엔 계속 거만하게 굴 모양이지?
유카 : 환상향에서 누가 가장 강한지 흑백을 확실하게 가려 줘야겠어!
시키 : 흑백을 가리는 것은 내 일이지.
시키 : 하지만, 나는 환상향의 주민이 아니야. 이승의 사람도 아니고.
시키 : 재판이란 위에서 아래로, 저쪽에서 이쪽으로. 항상 일방적으로 행해지지 않아선 안 되는 법!
시키 : 어떻게 되더라도 흑백이 갈리는 것은 오직 네 쪽 뿐이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