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헐벗어도 여동생은 최고급 명품으로 쫙 빼 주고.
나는 못 먹어도 여동생은 매일같이 오성호텔 레스또랑에서 저녁 사주고.
나는 못 배워도 여동생은 하버드 대학에 기부금 입학시켜주고.
나는 딸이나 잡아도 여동생에게는 근사하고 멋진 남근을 소유한 왕자님을 선물해 주고 싶다.
그리곤 행복한 여동생을 바라보며 비극의 주인공처럼 몹쓸 병에 걸려서 죽어가는 거지.
피를 좀 토해 주면 모양새가 괜찮을 거다.
임종의 자리에 뒤늦게 달려온 여동생이 내 얼굴 위로 뜨거운 눈물을 떨어뜨리며 이렇게 말해 준다.
'오빠, 나... 난 사실 어렸을 때 울엄마가 데려온 아이였어.. 오빠와는 피 한방울 안 섞인 사이라구 흑흑흑.'
나는 잠시 동안 말할 수 없는 회한에 잠겨 지난 세월을 가슴 아프게 돌이켜 보지만 이내 희미한 미소를 짓는다.
'잘 된 거야.. 잘 됐어... 우리 사랑... 더럽혀 지지... 않았잖아... 후훗.. 부디... 행복...하...렴... 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