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이 부족해

 언제였는지 모르겠는데 그런 글을 읽은적이 있다.

 사회의 복지정책에 관련된 이야기였는데 19세기 영국 사회에선 저소득층에 대한 복지정책에 대해 전반적으로 부정적이었단다.

 그 이유가

  "저소득층에 복지정책을 펴면 저소득층들은 그걸 받는데 익숙해 질 것이고, 그러면 복지정책은 저소득층이 나태하게만 만들것이다."

 그래서 가난한 사람들을 위한 복지정책이 오히려 가난한 사람들을 계속 가난하게 만들거라고, 오히려 복지를 하지 않음으로서 가난한 사람들이 자신의 처지를 깨닫고 일할 동기를 부여하도록 해야된다는 논리 때문이엇다..

 물론 현대와서 보면 그것만큼 개소리가 없지.

 요번에 롤 프로게이머 승부조작/자살기도 사건처럼 사람들 사이에서 크게 회자되는 자살사건이 터지면 항상 나오는 말이 있다.

 

 "자살은 안좋은거임. 자살을 시도한 사람에 대해서 옹호하면 안됨."

 좀 도가 지나친 사람들은 자살에 대한 매도는 당연하다고 말하기도 하는데....

 뭐...맞는 말인데 뒤에 왜 옹호하면 안되는지에 대해 이야기해보거나 하는걸 들어보면 항상 똑같다.

 "자살한걸 이해하고 옹호하는 행위는 사람들이 자살하는걸 방조하게 되고, 사회에 자살이 만연해질 것이다."

 뭐 그냥 가끔 조선시대 유교사상 투철하신 분들은 사회어쩌고는 이야기 안하고 그냥 부모가 주신몸 어찌 자식이 함부로 할 수 있느냐 하는 사람도 많긴 한데....그럼 머리는 왜깍고 수염은 왜밀어 ㅁㄴㅇㄹ

 여튼 간에...

 나만 저 자살방조드립이 18세기 영국인들의 복지정책에 대한 생각과 비슷하다고 생각하나...

  

 사람들이 자살을 하는게 다른 사람들이 이해해준다고 생각해서, 또는 다른 사람들로부터 자신의 처지를 이해받고 싶어서 자살한다고 생각하나.

 내가 보기엔 오히려 그 반대인것 같은데...

 그래서 18세기 영국의 저소득층들이 복지 없는 사회에서 개인의 노력을 통해 다들 경제적으로 성공했었나

 사람들이 자살하는 이유는 자살까지 자신의 삶이 내몰리기 때문이다.

 아무도 그들이 자살의 문턱까지 갈동안 손잡아 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오히려 자살하는 사람들이 왜 자살하는지, 왜 거기까지 갔는지 이해해주고 다독여주고 손잡아 주는게 자살할려는 사람들을 거기까지 내몰리지 않도록 막아준다고 생각할순 없는걸까

 

 내가 중딩 시절에는 나도 자살에 대해선 그들과 같은 의견이었다

 그래서 옹호하지 않았고 매도하는데 거리낌 없었다. 

 그 시절 내가 본 뉴스엔 어느 중딩이 당시 나온 저작권법을 위반해서 벌금 80만원 나왔는데 그거 때문에 자살했다는 뉴스를 보았다.

 당연히 나는 그 중딩을 욕했다. 욕하는데 거리낌 없었다.

 그 정도 실수와 책임에도 자살을 선택할정도로 연약하다면 차라리 사회 나가기전에 지금 죽는게 훨씬 좋을꺼라고 당당하게 말했었다. 다른 사람들도 그와 비슷한 말을 했다.

 그때 누군가가 했던 이야기가 아직도 잊혀지지 않는다.

 워낙 오래되서 정확히 뭐라했는지 기억은 안나는데, 대충 기억나는게

 "아직 중딩 밖에 안된애 아니냐, 그 애가 뭔 이유로 간에 자살했던 간에 세상을 떠난 이에게 명복 한번 빌어주는게 그렇게 어려운 일이냐" 였던가...

 사실 별거 아닌 이야기긴 했는데 그 말을 보고 내가 했던 아무 생각없이 꺼냈던 말을 다시 생각해보게 되었다.

 그리고 내가 얼마나 잔인한 말을 하고 있었는지 알게되었지

 지금 그런 말을 하는 사람들은 아마 예전에 내가 그랬던 때와 비슷한 생각을 가지고, 아니면 그만큼 비슷하게 아무 생각 없이 말하고 있는게 아닌가 싶다.

 자살까지 내몰린 이들을 이해하는게 그렇게 큰 죄인가

 그게 자살하는 사람들을 그저 바라만 보고 있는게 되나..

 

 내가 생각하기엔 아직 사회에 사랑이 부족한게 아닌가 싶다...

 

 그것도 아주 좀 많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