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매우 개인적인 주절거린 일기글

이 게임 또 하다가 1시간 정도 추격전함

기억에 의존해 상황을 재현해보자면

(영어대화도 넣었는데 나는 정말로 그딴 수준으로 채팅했지만 상대는 영어를 잘적었음)

한국인 마을에서 나가 방랑하다가 버려진 마을을 보수해 커다란 사유지를 치고 자급자족을 하던 오늘

뉴-캐릭으로 첫낚시를 나가다가 목책을 나서자마자 머리에 붕대 감은 놈에게 딱 걸림

일반적인 멧돼지투구나 곰망토 쓴 사냥꾼들은 뉴비를 만나도 평화롭게 지나치는 경우가 많기에

얘도 지나가겠지하고 출항하는데 이 놈이 지나가다가 딱 멈추더니 전투모드가 걸리는것이 아니겠음?

헐 하고 생각해보니까 붕대를 감았다 -> 다쳤다 -> 누군가와 싸웠다 -> ?? 강도?

거기에 귀한 상인로브를 장비한 것으로 미루어 상당한 힘을 갖고 있음을 짐작할 수 있었고

목책문을 열고 도로 집안으로 도망가는건 오히려 위험하다고 판단해서 배를 몰아 도망치기 시작했음

일단 한국놈이면 봐줄수도 있으니까

적당새"님아"

적당새"김어준의"

적당새"kfc봤어요?" (도망치는 중이라 말을 끊어서 침)

하고 말을 걸어봤지만

붕대"no korean"

이라는 답변.. 한글이라는 것을 알아본것으로 보아 한국인은 아닐지라도 최소 한국에 관심을 가진 외국인으로 판단,

한류 키워드를 꺼내 문화로 통하는 글로벌 평화를 유도해봤음

적당새"ok then"

적당새"do you know"

적당새"gangnam style?"

그러자 이번엔

붕대"the dance"

오오.. 미디어에서 말하는 한류열풍은 과연 허언이 아닌듯 했음

음악은 국경도 없다더니 그도 말춤을 알고 있었던 것. 그렇다면 싸이도 알고 있을까?

적당새"then do you know the artist of the song"

적당새"the singer?"

이번엔 즉답이 돌아왔음

붕대"are you ready to die?"

안타깝게도 외궈는 싸이를 모르는듯한 반응이었고 난 "ok"를 친 뒤 계속 강을 따라 도망다니는 수밖에 없었음

상대는 강도답게 추격솜씨가 뛰어나서 급회전을 하던 훼이크를 넣던간에 거리는 속수무책으로 좁혀지고

배와 배가 닿을때마다 짤랑거리는 불길한 동전소리가 울렸음. 체력은 줄지 않았지만 동전소리가 울릴때마다 화면 상단 전투게이지의 숫자가 처음엔 0이었는데 하나씩 올라갔기에 뭔가 상대의 공격이 통하고 있다는것만은 짐작할 수 있었고

그럴때마다 붕대감은녀석은 의기양양하게 채팅으로 나를 위협해왔음

붕대"some of my friends are waiting for you"

붕대"I can destroy your palisade"

그럴때마다 난 그저 무력하게 긍정하거나 감탄사를 연발할뿐 희망이 없었음

적당새"oh"

적당새"ok"

근데 이 짓도 레파토리가 떨어지고 강바닥에 클릭질만 한참하다보니까 지루한거임 그래서 잡템도 좀 떨궈보고

붕대"what did you drop"

적당새"intestine"

적당새"fishing bait"

붕대"why"

적당새"for splashing sound"

적당새"I like splash"

출신도 물어봤지

적당새"so where are you from?"

적당새"jeollado?"

붕대"LO"

LO가 뭐야...

적당새"Lour mOther?"

붕대"Lake Olympus"

적당새"cool"

적당새"so where are the lo"

아마도 놈은 올림푸스호수라는 마을에서 나온 정찰꾼이었나봄. 내가 위치를 묻자 놈은 싸늘하게 침묵했고, 나는 생존을 체념한채, 마침 지나치는길에 살던 마을이 황폐화되어 강변에 버려진 새끼돼지들을 향해 쓸쓸하게 작별인사를 던질수밖에 없었음

적당새"hi pig!"

적당새"hi pigs!"

내가 체념한 투를 보이자 녀석도 좀 짠했는지 나에대해 묻기 시작했음

붕대"how long have you been this game"

적당새"2 days"

붕대"I feel so bad"

붕대"'cause you're so new"

적당새"then let me go"

붕대"in a bit"

자비심없는새끼

붕대"do you know roro"

적당새"zerg player"

붕대"I mean in haven(이 게임이름)"

적당새"haven player then"

붕대" "

신노열알면 살려주는줄 알았는데 유저이름인듯 roro는 한국인이었을까 아니었을까

붕대"what are you fishing for"

적당새"for a whale"

적당새"have you gotten whale"

붕대"no"

붕대"they are rare"

...? 고래가 진짜로 있나

적당새"no.."

적당새"I haven't sex yet!"

적당새"I wonna live"

적당새"do you know 섹스?"

붕대"yes"

응? 한글인데

적당새"then have you 섹스 with imoto before"

무응답.

걍 아는척한건가 

붕대"(뭐랬는지 기억이 안나지만 우리가 서로의 엉덩이에 박을 순 있다 뭐 이런말 지껄임)"

그러면서 갑자기 텀벙! 하고 강에 아이템 버리는 소리가 나는데 붕대감은놈이 머리에 장비한 붕대를 풀어서 강에 던진거였음. 

근데 드러나는 주황색 포니테일.. 이제보니 여캐였음. 이거 만화에서 본거같은데 나한테 대시한건가 연출쩐다

적당새"you hair"

적당새"pretty"

붕대녀"k"

그 와중에 강변가에 버려진 맷돌이 보이기에 배에 탄채로 들어올림 딱히 이유는 없음 그냥 있길래

그러다가 아뿔싸! 채팅에 집중하다가 강줄기가 끝나는 막다른 지점에 도달함

게다가 무리하게 상대의 블로킹에서 벗어나려고 강변을 따라 주행하다가 상대의 배와 강변에 살짝 낀 상태

그렇게 배가 멈추니까 놈이 강 한가운데서 배에서 내려 수영을 시도함 배에서 내려야만 할 수 있는 공격이 있는모양

하지만 그 때 막 클릭하다보니 가까스로 배가 움직이고 일단 빠져나가는데 성공함.

하지만 상대는 다시 쫓아오며 거리를 좁혀오는 상태

적당새"wow"

적당새"what a move"

적당새"first time seeing that"

채팅하다가 다 따라잡힘 시발 운전 넘 잘함..

난 슬슬 이런 희망없는 도주에 지쳐가고 있었고 멧돌을 들고 있는 캐릭터가 팔이 아파보여서

멧돌을 강에 내던지려고 했는데 안되잖아? 놓기가 안돼

적당새"why can't I drop this"

적당새"my arm hurt"

붕대녀"it needs landing"

내려놓으려면 상륙해야하는 시스템이었음. 짜증

적당새"im gonna crush you with thi-"

적당새"wait what is this rock thing"

적당새"name of it"

붕대녀"oh yeah?"

붕대녀"then land and let me see what can you do"

그래서 다음코너에서 배에서 내림

그리고 재빨리 땅에 멧돌을 내리려는데 클릭한 땅부분이 문제인지 또 안되잖아?

그때 물건을 배안에 실을수 있다는 사실을 떠올리고 멧돌을 배안에 집어넣음

이 때 붕대녀는 또 뭔가 공격을 시도하기 위해 배에서 내렸고!

나는 멧돌을 배에 쑤셔넣자마자 재빨리 내 배에 탑승해서 붕대녀가 내린 배를 들어올리고 강건너편으로 이동

그리고 그녀가 강가에 우두커니 서있는사이 수평선 너머로 유유히 사라졌다는 무용담

너무 통쾌해서 전투상태가 풀리자마자 집에 가버렸지만

지금 생각하니 그 순간을 스크린샷으로 남겼어야되는데 아쉬움

다시는 한류를 무시하지마라

개스릴넘친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then have you 섹스 with imoto before"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두유노 갱남스타일?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얀얀하네

시밬ㅋㅋㅋ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