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나의 영국 비평가들은 이런 농담을 제대로 보지 못했음이 분명하다. 혹은 제대로 보았지만 별로 웃기다고 생각하지 않았거나. 그들은 <부활절의 스파이> <크리스마스의 스파이> <알렉 리머스 다시 서다>를 원했던 것이다. 그들은 결코 슬픈, 나쁜 소식을 듣고 싶어하지 않았던 것이다. 그리하여 이 책은 처음에는 우리 영국의 위치를 외부에서 보아 알고 있던 사람들, 즉 유럽과 내겐 다행스럽게도 미국에서만 호응을 얻을 수 있었다. 미국에서 존 케네스 갈브레이스는 마찬가지로 자기기만에 기초해있었던, 수포로 돌아갔던 피그스만 침공을 이 소설이 다시금 일깨웠다고 글로 적었으며, 그 때 막 중앙정보국장 자리에서 내려왔던 알렌 덜레스도 이 소설이 실제 스파이들의 모습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여기 영국에서는, 최소한 작품이 처음 나왔을 때는, 많은 독자과 비평가들의 노골적인 악평으로 인해 실망감과 고통을 느껴야만 했다. 예상대로 나는 상처받았지만 예상했던대로 나는 살아남았다. 그리고 놀랍게도 이 책도 조금씩 대중들의 호응을 얻게 되었다.
내가 번역한 글 읽다가 유카리 짤 보고 문득 맹월초 생각이 났다.
유카리가 도게자한게 생각나네. 환상향 내부는 뭔가 대단한거 같지만 외부에서 보기엔 어쩌면 그게 환상향 본연의 모습일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