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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Ten(9)
작성일 2014-11-10 23:37:32 KST 조회 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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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누구래

“..찾고 싶은, 사람이 있었어요.”

히비키를 보지 않고, 아야는 문화첩에 무어라 적어가며 그렇게 중얼거렸다. 손의 떨림은 펜에 전해졌고, 덕분에 문화첩에 적히는 그녀의 글씨는 삐뚤삐뚤하여 무어라 읽을 수 없었다.

“오래 전, 아무런 말도 없이 사라져버린 사람. ..죽었을 지도 몰라, 하지만 그것을 인정하고 싶지 않았어. 그래서.. 환상향을 떠돌며, 작고 별 볼 일 없는 소문들을 긁어모으기 시작했죠. 그것들을 모두 모아, 매일매일 신문을 냈어. 환상향 전역을 돌아다니며, 그 신문을 뿌렸죠. ..혹시, 내가 부담스러워서 모습을 감춘 것이 아닐까. 그런 생각이 들어서, 신문에다가는 아무런 말도 적지 않았어. 돌아와 달라, 그런 말은 하나도 적지 않았단 말야. 그냥, 살아 있는 것을 확인받는 것으로 족했어. 그가 내가 쓴 신문을 읽고, 내가 신문을 쓰는 의미를 알아주고 나를.. 다시 보러 와주는 것으로 족했어.”

그렇게 중얼거리던 아야는, 천천히 머리를 들어 히비키를 보았다.

“..하지만, 바라지 않았다면 거짓말이겠지. 그가.. 돌아와 주기를, 바라지 않았다면, 거짓말이야. 그런데.. 결국, 돌아오지 않았나 봐. ..내 곁에, 돌아올 수가 없나 봐.”

아야의 중얼거림을, 히비키는 더 이상 들을 수가 없었다. 그는 비틀거리며 몸을 일으켰다. 가슴 속에는 후회가 가득 찼다. 그래, 내가 바라던 것이 결국 이것이었나. 스스로의 마음에 결정을 내리지도, 내릴 수도 없으면서 너는 무엇을 위해 이곳에 왔느냐. 도대체 무엇을 확인받고 싶었기에 이곳에 왔냔 말이다. 히비키는 스스로에게 물으며 낄낄 웃었다. 그러면서, 그는 천천히 몸을 돌렸다. 

이기적이기 짝이 없어. 

답을 해 줄 수도 없는 주제에, 도대체 무엇을 바라였는가. 결국.. 상처밖에 새기지 못하면서, 왜 이곳에 왔는가. 

천천히, 천천히. 히비키는 몸을 돌려 멍하니 붉은 도리이로 걸어갔다. 더 이상 이곳에 있을 수가 없었던 것이다. 아야의 목소리를, 그녀의 얼굴을 볼 수가 없었다. 죄스럽고 후회스러웠다. 순간의 흔들림을 이기지 못해 이곳에 찾아 온 자신이 죄스러웠고 이곳으로 옮긴 발걸음이 후회스러웠다.

“그 비녀.”

멍하니 도리이리를 지나치려는 찰나, 아야의 목소리가 들렸다. 히비키는 걸음을 멈추고, 뒤를 돌아보았다. 바로 뒤에 아야가 서있었다.

“..남자가 꽂기에는, 너무 화려하군요.”

이제는 너무 낡아버린 그것. 누에에게 유일하게 해 주었던 선물이고, 그녀가 자신의 머리카락과 함께 끊어버린 것. 이제는 너무 낡아 퇴색되었으나, 검은 바탕에 새겨진 꽃잎은 아직도 붉었다.

“..당신보다는, 내가 하는 것이 더 어울릴 텐데.”

짧게 자른 자신의 머리카락을 어루만지며, 아야는 처연히 웃었다. 그 웃음에 히비키의 입술이 실룩였다. 아야는 울고 있었다. 웃으면서, 울고 있었다. 

히비키는 천천히 웃었다. 눈앞이 흔들리고 있었다. 눈물이 맺힌 것이다. 그래서, 그는 머리를 돌렸다. 

“..당신에게는, 어울리지 않을 거야.”

그렇게 말하며, 히비키는 멈췄던 걸음을 다시 뻗었다. 그의 대답에 아야는 쿡쿡 웃었다. 우는 눈으로, 하늘을 보며 웃었다.

“..아직, 돌아올 수 없나 봐.”

계단을 걸어 내려가는 히비키의 뒤에, 아야의 목소리가 들렸다.

“..그래도, 기다릴 거야.”

히비키는 대답하지 않았다. 유유코나 유카, 이와나가에게 그랬듯 히비키는 아야에게도 인사를 전하지 않았다. 다시 돌아올 수 없을 지도 모르니까, 그래서 인사를 하지 않았다.

하지만, 계단을 내려가는 히비키의 등을 향해 아야는 작게 속삭였다.

“..안녕.”

그녀가 전하는 인사에, 히비키는 손을 들어 얼굴을 감쌌다. 

손가락 사이로 눈물이 흘렀다.




아야는 아닌거 같구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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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콘 파스타 (2014-11-10 23:40:47 K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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