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니는 귀엽지만

인류의 역사를 성의 역사라 한다면

우리는 성을 일종의 과시적 존재, 즉 재물로 생각해 왔습니다.

그 뿌리 깊은 모멸적인 정신은 심지어 포니를 창작하고 사랑하는 사람들에게조차 뿌리 내려졌습니다

우리는 포니를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당연히 포니에게 꼴려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왜냐하면 그들이 포니를 사랑하는 것은 망아지의 몸뚱이를 사랑하는 거니까

그리고 몸뚱이를 사랑하는 행위는 언제나 과시되어야만 하니까

그것이 바로 진정성이라고 믿어왔으니까

 

하지만 그렇지 않지요

우리는 수많은 캐릭터들의 모형을 사랑할 권리가 있습니다

우리는 보바리 부인을 연모할 수 있고, 도리언 그레이에게 가슴이 뛸 수 있고, 테스에게 애틋한 애도를 표할 수 있고 혼블로워에게 경의를 표할 수 있지요. 비록 그들이 살과 피로 이뤄진 진짜 사람이 아닐지라도 말입니다.

왜냐하면 그들은 우리가 이 역사를 통틀어 사랑해왔던 그 무언가의 기의로써 존재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런 논리라면 마찬가지로 우리는 육신이 다를지언정 그 정신의 골자는 똑같은 포니를 사랑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트와일라이트 스파클과 그녀의 학구열을 사랑할 수 있습니다

 

포니의 몸은 확실히 인간의 성욕을 자극하기엔 결여된 측면이 있습니다

미학적이라기 보단 기능적인 면에서 그렇습니다

하지만 비록 우리가 그녀들의 일러스트를 보고 욕망에 젖지 않는다고 한들

그것이 우리가 그녀들을 사랑하지 않는다는 증거가 될 수는 없는 노릇입니다

왜냐하면 여전히 우리는 그 캐릭터들의 근간이 되는 정신을 사랑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강요 당했습니다. 왜 너는 포니를 보고 꼴리지 않지? 왜 너는 포니를 좋아한다고 말하면서 18금 일러스트에 관심을 두지 않지? 그건 네가 실제로는 포니를 좋아하지 않기 때문이야. 넌 포간러가 아냐. 포간러만이 진짜 포니를 좋아하는 사람들이지. 넌 그냥 허깨비일 뿐이야.

아닙니다 우리는 이제 이 모욕적인 장난질에서 벗어날 때가 왔습니다.

R-18을 마음에 두지 않고도 팬질을 할 수 있습니다.

이제 버게는 수위가 높은 글을 올리지 않아도 됩니다.

여러분은 자신의 이상성애가 가상적인 것 만큼이나 실존한다고 증명함으로써 자신의 진실성이 보존된다고 여겨왔지요.

그러나 실제로는 그렇지 않습니다.

여러분은 이제 그냥 평범한 일러스트를 올려도 됩니다.

이 글에는 JINJUNGSUNG이 부족합니다

사변적 말바기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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