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살면서 다양한 페티쉬를 가진 사람을 만나왔는데

 

 

그 중 나름 재밌었던 취향은 '시간 정지물'을 좋아하는 사람이었다.

일본인 수학과 학생이었는데 한국어를 포함해 4개 국어 정도가 가능하며 머리가 꽤 좋은 사람이었던 걸로 기억한다.

 

 

그는 날 처음으로 일본 성인물 판매점으로 데리고 가서 그런 시리즈가 모인 곳 앞에 선 뒤, 그걸 좋아하는 이유를 논리적으로 설명해주었고, 나는 그의 취향을 '이해 가능한 취향의 범주' 안에 넣는데 성공했다.

나이트호크의 스톱핑 시리즈 같은거 말입니까

제 지인 중에도 그런 분이 한 분 계시는데 보통 꽁꽁 얼어서 빙결당하는 Freeze 물이나 정지 마법에 걸렸다던가 하는 설정으로 그림을 그리는 분이 계십니다. 한창 롤 할 때에는 존야의 모래시계를 테마로도 그리시던데

석화 취향도 있더만

그러니까 공통적으로 '이유가 뭐가 됐든 굳어서 못 움직이는 것'에 대한 페티쉬가 있어요
이게 본디지 쪽으로 가면 미라 수준의 하드코어 플레이로 발전하기도 하고
유명한 공포영화 하우스 오브 왁스도 이쪽 계열이구요
판타지랑 조합되면 뭐 편하게 석화, 빙결, 시간 정지, 금속화 이런게 나오기도 하는 거고

최면물 친척이군

무방비한 상대를 마음대로 다룬다는 점에서는 최면물과 비슷할 수도 있지만
무반응 요소가 강조된다면 오히려 수면물에 좀 더 가깝지 않나 싶은

단순히 무반응, 즉 행동 불가에서 성욕을 느끼는 걸 수도 있고
최면물처럼 자기가 마음껏 농락할 수 있다는 점에서 흥분을 느끼는 걸 수도 있고

그런데 제가 언급한 지인 분은 후자가 아니었을까. 그렇게 생각해 봅니다.